개와 늑대의 시간
김경욱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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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보통 밤 12시에 귀신이 많이 나타난다고 하는데..

다른 나라들은 낮과 밤의 경계인 저녁무렵을 더 귀신이 나온다고 하는데 말입니다..

'개'를 낮으로, '늑대'를 밤으로...

즉 낮과 밤의 사이, '어스름'의 순간을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합니다.. 


저는 제목만 듣고 몇년전에 봤던 드라마를 생각했었는데..

그런 달콤한 이야기가 전혀 아니더라구요 ㅠㅠ


'검은집'으로 유명한 작가, '기시 유스케'의 소설 '악의 교전'이란 책이 있습니다..

주인공인 교사는 자신과 불륜 관계이던 여학생을 우발적으로 살해하고, 그 사실을 숨기려고..

당시 교내에 머물고 있던 학생들을 모조리 총기로 난사를 하는데요....정말 잔인햇지요..ㅠㅠ


그런데, 이보다 더 끔찍하고 기가 막힌 사건이 실제로 한국에 있었다니...정말 놀라운데...

더 놀라운것은...이 사건을 기억하는 이가 그다지 없다는 것이지요..

1982년 '우범곤'사건은 세계 10대 흉악범죄에도 들어간다고 하는데요..

왜...우리나라에는 그다지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을까요??


자신의 동거녀와 사소한 일로 싸운후, 분풀이로 무기고에서 '카빈' 두정을 들고 나와..

몇개의 마을을 돌며, 56명의 인명을 사살하고, 34명의 부상자를 입힌 잔인한 사건입니다.

그런데, 더 기가막힌 것은 ...당시 동네주민들의 생명을 책임져야 할 인간들의 태도인데요..

스스로 몸보신은 얼마나 잘하는지....나참....


거기다가 학살 소식을 듣고 그를 체포할 경찰들은 제대로 제압도 못하고

결국 범인의 자살로 끝난 사건이였고..

'우범곤'이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사실까지 드러나자..

정부는....자신들의 실책을 덮기 위해서 언론 통제를 하는데요


이 대단한 사건이...일주일만에 신문과 텔레비젼에서 사라져버렸습니다..ㅠㅠ

현대에 이런일이 있었으면 정말 ....일년 내내로 시끄러웠을텐데..당시 언론 통제가 무섭더라구요...


보통 이런 스타일의 소설은 '범인'의 '범행'에 촛점을 맞추거나...

당시' 범인'의 '심리'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와 늑대의 시간'은 '범인'의 이야기가 아닌 철저한 '희생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봄밤이유도 모른 채 무참히 스러져간 쉰 여섯명의 우주들..

'개와 늑대의 시간'은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희생자'들의 삶, 꿈, 희망....그러나 그 모든것이...미친 살인마에게 의해 무너지는데 말입니다.


읽으면서 참 슬프더라구요..ㅠㅠ

각자, 자신들의 삶이 그려지는데...그 모습은 정말 보기좋는데..

그러나 그 끝은...정말...왜 죽어야 하는지도 모르는 죽음들..의 모습을 보며.....ㅠㅠ


특히 희생자가 아이들인 이야기는...넘 가슴 아팠는데요..

아직 제대로 꿈도 못펴본 아이들에게..무슨 짓을...

아무리 미친넘이라고 하지만, 여자들과 아이들에게 총질해대는 넘은 어떤넘일까? 싶기도 합니다..

정말 '악마를 보았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리고 소설속에 등장하는 면장과 서장등...마을의 지도층들..그들은 죽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몸보신은 ....얼마나 잘하는지 지켜야할사람들은 내버려두고 말이지요..

똥통에 숨고, 참호를 파서 숨고...그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열받던지, 말입니다....

남은 평생 잘 살았으려나? 말이에요..(서장은 구속된것으로 아는데 말입니다..)


범인의 이름은 '황순경'으로 바꾸었지만....(원래 범인넘...본명 우범곤으로 하지 말입니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 실명이구요..

작가는 마지막 장에...희생자들....56명의 이름을....보여주며 그들의 명복을 빕니다..


정말 읽으면서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다시는 이런일이 벌여지지 않았으면 한다는..생각도...

그리고 저도 무참히 스러져간 그들의 영혼에 명복을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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