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된 기억의 세계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민경욱 옮김 / 하빌리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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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죽이기','클라라 죽이기','도로시 죽이기'등 '죽이기'시리즈로 유명한 '고바야시 야스미'의 신작입니다.

'죽이기'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었는지라, 작가 이름만 믿고 구매를 했는데..

역시 이번 작품도 참 독특한 작품이면서 재미있었습니다..


보통 '컴퓨터'의 '메모리'는 '롬'과 '램'이 있습니다.

'롬'은 '비휘발성 메모리'로 '컴퓨터'에 꼭 필요한 '정보'를 저장하며, '전원'을 꺼도 가지고 있지만.

'램'은 '휘발성 메모리'로 '전원'를 끄면 '정보'가 바로 사라져버립니다.

그래서 우리는 작업한 내용을 '저장'하려고 '하드'나 'USB'같은 '저장장치'를 사용하는데요


그러고보면 인간의 '뇌'도 보면 비슷한듯 싶습니다.

이름이나 주소, 전화번호, 생일등 꼭 필요한 '정보'는 확실히 '기억'하지만..

필요없는 '정보'들은 '뇌'에서 과감하게 삭제해버립니다.

(오늘 출근길에 걸어오면서 봤었던 풍경같은...)


소설을 읽다보면...마치 '램'이 고장난것처럼 보였습니다.

주인공들이 '기억'은 이어지지 못해도..

'설거지'를 할줄은 알고 '글씨'도 쓸줄 알고, '티비'를 볼줄 알고..

'앵커'도 기억한다는 것은...

모든 '기억'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인데요..


그래서 '컴퓨터'에서 '하드'같은 '저장장치'를 사용하듯이

'인간'들도 '기억'을 저장하기 위해 '저장장치'를 사용하게 되는데요

'외부기억장치'에 의존하고 살게 되는 '인류'


그런데 여기서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저장장치'라는 것은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A컴퓨터에 쓰던 '하드'를 B컴퓨터에 옮기면 ..그 '하드'는 B컴퓨터의 '하드'가 되어버립니다.


즉 '인간'이 '기억'을 '저장'하기 시작하게 되면..

과연 그 '기억'이 정말 내 '기억'인지 확실히 알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따지다보면 과연 '내'가 누군지조차?? 말이지요.


사실 '인간'과 '컴퓨터'가 비슷하지만..

제일 다른 점은 바로 '영혼'이 있고 없고 입니다.

특히 '기억'은 '영혼'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는지라..

이번 작품도 여러가지 생각을 던져주는데요..


'죽이기'시리즈도 그랬지만.

'분리된 기억의 세계'도 상당히 '철학적'인 내용입니다..

'기억'을 잃어가는 '세상'에서 나름 '극복'하려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기억'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합니다.

그게 '정답'을 찾기가 쉽진 않을테지만 말이지요..


역시 '죽이기'시리즈도 재미있게 읽었던 만큼., '분리된 기억의 세계'도 좋았습니다...

SF와 철학의 조합이라고 할까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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