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뿌리를 읽다 - 서울대학교 서양고전 열풍을 이끈 김헌 교수의 인문학 강의
김헌 지음 / 이와우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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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텍스트가 있으면 매우 설득력있는 글을 쓸 수가 있을 것입니다.
김용옥 교수가 동양철학을, 최재천 교수가 동물행태를, 승효상 건축가가 현대건축을, 그리고 서민 교수가 기생충을 자신들만의 탄탄한 텍스트로 삼았기에 매우 독특한 은유적 글이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요???
김현 교수의 텍스트는 그리스로마의 고전문헌 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저자는 희랍어와 라틴어를 자유자재로 읽고 해석하는 능력이 있으리라 짐작됩니다.

「인문학의 뿌리를 읽다」는 고대 그리스로마시대가 남겨놓은 고전들에 대한 글들입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로 부터 고대그리스 철학과 중세 신학에 이르기 까지 읽기 쉬운 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김교수의 독특한 견해를 바탕으로 현대적 의미를 넌지시 던져주는 글맛이 참 좋습니다.
가끔씩 통상적으로 알고있는 사실들을 살짝 비꼬는 맛도 일품입니다.
많은 서울대생들을 서양고전에 빠져들게 했다는 김교수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근자에 이런 책들을 자주 접하다보니 이젠 진짜 원전을 읽어봐야겠다는 욕구가 생깁니다.
이 책의 첫머리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고전이란 누구나가 읽어야만 하는 책이라고 하면서도 거의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다˝
이 말을 읽자말자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마치 나를 두고 하는 말같아서~

올해 독서 방향을 수정해야겠습니다.
다독보다 몇권의 고전을 천천히 깊이 읽으려고 합니다.
특히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오디세이아와 고대그리스 비극들은 많이 알려진 스토리이니까 어렵지 않게 읽으면서 그 깊은 맛을 볼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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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 지금 가까워질 수 있다면 인생을 얻을 수 있다
러셀 로버츠 지음, 이현주 옮김, 애덤 스미스 원작 / 세계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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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은 손` 한마디(?)로 경제학의 아버지가 된 아담스미스는 불후의 명저 두권을 썼습니다.
하나가 그 유명한 「국부론」이고, 또하나가 「도덕감정론」 입니다.
앞의 것이 누구나 알고 있듯이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찬양(?)이라면, 뒤의 것은 정반대로 인간의 선한 심성에 대한 성찰이라고 합니다.

고전이란 현재까지도 유효한 인류의 오랜 지혜이기에 누구나 한번쯤 읽어보고 싶을겁니다. 하지만 너무 심오하고 난해한 내용이 많아 쉽게 손이 가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내안에 나를 만드는 것들」은 「도덕감정론」에서 아담스미스가 말하고자한 핵심만을 간추려 쉽게 해설한 주해서 같은 책입니다.

˝인간은 이기적이지만 한편을 선한 본성이 있어 다른 사람의 행복을 바란다. ˝

이쯤되면 우리가 아는 경제학자가 아니라 철학자가 한 말 같습니다. 실제 그는 도덕철학자였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가 던지는 화두는 전반적으로 인간의 본성과 삶의 가치와 같은 철학적 성찰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인간은 타인으로 부터 사랑을 받을 때 행복감을 느끼는데, 그 사랑을 얻기 위해 돈과 명예를 추구한다는 그의 통찰력에 이르면 무릎을 치게 합니다.

하지만 돈과 명예의 추구는 마약과 같아서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자신을 파멸시킬수도 있다는 경고도 함께 합니다.

이와 더불어 우리 일상생활속 부끄러운 부분을 건드리는 아포리즘들이 많이 보입니다.

아담스미스의 원전을 읽을 엄두가 생기지 않던 차에 알맹이는 건질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뻔한 처세술을 늘어놓은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이 나기도 하지만, 아마 주해서라는 한계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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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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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전 읽었던 「담론」을 다시 읽고 있던중 신영복 교수님의 부고를 접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책을 다시 읽고 싶었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하게도 부고를 접한 이후에 글들이 눈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읽은 것 같지 않은데 딱 한구절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습니다.

˝돕는다는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

˝처음처럼˝ 소주의 그 글씨가 신영복 교수님이 쓰신거랍니다.
막걸리를 좋아하지만 가끔은 그 소주도 마셔볼랍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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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가 2016-01-18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글귀가 기억에 남습니다. 담론 읽고 좋아서 `강의` 읽으려고 샀는데 님한테 선생 작고 소식 듣고 놀랐습니다. 이승에서 못 이룬 꿈들 저승에서라도 이루시길 빕니다
 
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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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문명사나 인류사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걸어온 ˝빅히스토리˝ 입니다.

이 분야의 책을 읽다보면 우선 다방면에 걸친 저자의 박식함에 놀랍니다.
역사, 철학, 종교 같은 인문학 분야 뿐만 아니라, 경제학, 정치학 같은 사회과학은 물론 물리학, 생물학 등 자연과학과 심지어는 최근의 첨단과학에 이르기 까지 모든 분야의 지식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언급됩니다.
저자는 마치 고대 그리스 철학자나 르네상스 지식인들 처럼 모르는 게 없는 것 같아 웬만큼 책을 읽는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라도 일단 기가 팍 죽을 것 같습니다.
또하나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기본적 사실에 모두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논지에 독자 자신도 모르게 흠뻑 빠져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호모사피엔스가 이룩한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의 세가지 중요한 업적이 과연 인류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었는지에 대한 저자의
의심에 많은 공감이 갑니다.
더구나 지금의 정보혁명과 생명과학 혁명의 진행방향에 대한 인류사적 ˝빅 퀘스쳔˝에도 동조하고 싶습니다.

현재 인간의 지식수준은 이미 ˝신의 능력˝에 가까워졌기에, 자연선택이 아닌 우리 사피엔스 스스로에 의해 새로운 신인류로의 진화나 탄생을 예고하는 대목에서는 왠지모를 두려움이 엄습해 오기도 합니다 .

이렇게 보면 인류의 진보를 위한 노력들이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자의 마지막 질문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 처럼...

부연하고 싶은 것은 원래 우리말로 쓰여진 책처럼 착착 감기는 글맛 때문에 전혀 번역서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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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 낙천적 허무주의자의 독백 글항아리 동양고전 시리즈 11
장주 지음, 김갑수 옮김 / 글항아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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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로 쉽게 풀어 쓴 「장자」
군더기 해설이 없는 담백한 한글 「장자」
하지만 장자의 깊은 뜻을 읽어 내긴 아직 내공이 약해 해설없이 읽어 내기엔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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