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쇼팽의 슬픔과 아름다움만 보였는데 이 책을 통해 리스트의 철학과 열정, 고통이 보였다. 리스트의 음악, 리스트의 세계...리스트는 자기 몫의 삶을 열심히 살았고 자신의 능력에 주어진 의무를 피하지 않고 끝까지 완수했다. 타지에서 쓸쓸하게 죽어간 리스트를 생각하며 영성이 느껴지는 그의 후기 음악들을 듣는다.
노년의 삶을 기술하는 책을 싫어하는데도 이 책은 아주 좋았다. 누구에게나 마구 권해주고 싶지만 또한 혼자만 알고 싶기도 하다. 필립 로스와 레이먼드 카바를 뒤섞은 듯하면서도 여성 특유의 섬세함까지 갖췄다.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 올리브까지..당당하게 추천할 수 있다.
이 묵직한 한 권의 책은 슈만을 사랑하게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다. 슈만의 음악과 함께 아주 천천히 흘러간 한 달여의 시간은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고, 그 이후 슈만은 내게 아주 특별한 음악가가 되었다. 슈만을 알게 해 준 이 책을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