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조그만 책은 너무나 감동적이다. 개에게 바치는 최고의 찬사이지만 가장 소박한 사랑의 표현이다. 인간이 개에게 감사를 표한다. 함께 있어줌에, 가장 순수한 기쁨으로 언제나 달려와 안겨주는 그 존재에게, 그리고 우리의 시간이 어긋남에 저 혼자 훌쩍훌쩍 속도를 건너뛰어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그곳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을 개에게 미리 건네는 지독한 그리움의 시편들이다. 나 개는 없지만 그 자리에 고양이를 넣어서 읽는다. 나 냥이 있음에 감사하오.
20년 전에는 이 책을 그토록 좋아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다. 넘어갈 듯 지루하게 넘겨지지 않는 페이지처럼 반복되는 삶의 지리함이 뫼비우스처럼 엉켜있는 이런 책들에 그때는 왜 그렇게 집착했을까. 카프카의 <성>처럼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이런 책을...아마도 그땐 내 젊음이 지겨웠고 제 꼬리를 물고 도는 개처럼 반복되는 삶을 허덕이는 젊음의 하루하루가 지리멸렬해서 견딜 수가 없었나 보다. 그 공감의 그림자가 보여 어쩐지 지난 내 청춘의 시간들이 안쓰럽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