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각 신문사들이 꼽은 2017년도 최고의 책에 이 낯선 작가의 책이 올랐을 때 의아함과 궁금증이 일었다. 도대체 그는 누구이고 이 약간 애매한 제목의 책은 무슨 내용을 담고 있을까. 그리고 오늘 다행히도 이 책을 읽게 되면서 읽지 않았으면 몰랐을 사실과 감동 사이에서 이런 책을 써 준 김승섭 교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차별, 폭력, 혐오 등으로 인해 발생했지만 결코 말할 수 없었던 상처가 개인을 병들게 할 때 병의 사회적 원인을 밝혀 그 안에서 해결책을 찾는 그의 활동들은 우리에게 삶의 방향성과 공동체의 역할을 묻게 한다. 건강한 공동체가 건강한 개인을 생산하고 쏟아지는 비를 피할 수 없을 때는 그 비를 함께 맞아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는 더이상 모른 척 할 수가 없게 만든다.
이 착한 글을 쓰는 작가의 문장들이 읽는 내내 나를 울렸다. 작품집 맨 앞에 놓인 (쇼코의 미소)에서부터 마지막 작가의 말까지.. 누구는 순하고 맑은 서사의 힘이라고 했고 누구는 진실함이 마음을 움직인다고 했다. 내 마음이 이렇게 출렁거려 작가에게도, 소유와 쇼코에게도, 한지와 영주에게도, 그 많은 미카엘라들에게도 가닿는다. 그렇게 가서 오래도록 그들의 손도 잡아주고 서로의 눈물도 닦아주고 싶다. 흘릴 필요 없는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되는 세상, 작가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고 나는 앞으로도 그녀의 소설을 오래도록 읽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소설과 함께 울고 출렁이는 동안 행복했다.
리스트가 쓴 쇼팽 전기. 이 하나의 사실 만으로도 놀랍다. 과연 리스트답게 화려한 수사와 넘치는 비유는 초절정 기교를 듣는 듯해 살짝 미소가 지어진다. 라이벌이라서 견제하지않았을까 싶었는데 시종일관 쇼팽에 대한 최고의 찬사로 일관한다. 두 천재의 아름다운 만남과 그로 인해 인류의 축복이 시작된 음악이라는 선물에 감사하며 읽다 보면 쇼팽의 죽음 앞에서 멈추게 된다. 장송행진곡을 틀고 젊은 천재 음악가의이른 죽음을 애도하며 식상한 문구를 떠올린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100년 후에도 어딘가에서 울려 퍼질 쇼팽의 녹턴, 마주르카, 폴로네이즈, 프렐류드, 발라드...이토록 아름다운 음악을 남기고 간 음악가, 쇼팽. 그가 있어 인류가 좀 더 행복했다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