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와 줄리언 반스라는 조합은 참 매력적이다.그럼에도 초반부에 거의 집중하지 못한 것은 번역의 탓일까 나의 부족함일까...스탈린 공산치하에서 예술적 신념을 포기할 수 없었던 한 예술가가 생존을 위한 타협과 양심 사이에서 고민하는 과정이 지난하여 읽는 내내 답답했다. 그 답답함을 간직한 채 꾸역꾸역 책을 읽어냈다. 후련했다. 다시는 이런 시대도 이런 책도 보고 싶지 않다.
시인 부부가 주거니 받거니 쓴 독서일기. 20년 넘게 알아 온 장석주 보다 새로 알게 된 박연준의 글에 푹 빠져서 여러번 검색창에서 찾아 보았다. 이토록 귀엽고 예쁜 글을 쓰는 시인 부인이라니..그 옆에서 밭을 갈 듯 우직하게 읽고 쓰는 시인 남편. 이들 삶의 한결같음을 오래도록 기원한다.
이 작가는 인생이 이토록 기괴하고 슬프다는 걸 아는구나. 사랑은 일그러지고 가족은 깨지고 상처를 주고 또 받고..나도 그런 가정을 알고 있지..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더니...여기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있다. 나도 알고 당신도 아는 우리 인생의 일그러진 슬픈 이야기.
예전에는 쇼팽의 슬픔과 아름다움만 보였는데 이 책을 통해 리스트의 철학과 열정, 고통이 보였다. 리스트의 음악, 리스트의 세계...리스트는 자기 몫의 삶을 열심히 살았고 자신의 능력에 주어진 의무를 피하지 않고 끝까지 완수했다. 타지에서 쓸쓸하게 죽어간 리스트를 생각하며 영성이 느껴지는 그의 후기 음악들을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