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집에 별을 4개나 준 건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를 몇번이나 웃겨 주웠기 때문이다. 금정연의 글은 위트 있고 가끔 번뜩이며 서글프거나 눈물겹다가 다시 웃긴다. 그의 글을 계속 찾아볼 것 같다.
이 친구가 스무살에 이룬 이 눈부신 업적의 비결은 언스쿨링이 아니다. 임하영이라는 이 청년은 대한민국 공교육 체제 안에서 자랐어도 지금과 비슷한 길을 걸어가고 있지 않았을까..그러니 홈스쿨링이니 언스쿨링이니 왈가왈부한다는 건 무의미하다. 원래부터 동시대를 휘적거리며 앞서가는 잘난 사람들이 있다. 임하영이라는 이름을 기억해두자. 분명 머지않아 자주 접하게 될 이름이다. 나는 이 책을 빌려 읽었는데 소장해둬야겠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필독서다. 나도 아이가 어떻게 공부를 해야하는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고민을 시작할 무렵 이 책을 건넬 것이다. 일등이 되는 법이 아닌 부끄러움을 아는 법을 가르쳐야 된다는 이 친구의 말에 전적으로 신뢰를 보내며 내 아이도 이와 같은 길을 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아름다운 청년이 쓴 글들을 권해주고 싶다.
이 책은 세월호 생존학생과 희생자 형제자매의 이야기다. 슬픔에 강도가 있겠냐만 상대적으로 부모들에 비해 유가족에 비해 그 슬픔이나 고통이 가볍게 치부되었을 학생들의 이야기를 구술을 통해 생생히 듣는다. 관점의 차이는 이토록 많은 오해를 낳는구나. 그들도 똑같이 아팠구나. 단원고 출신이란 또는 유가족이란 낙인에 찍혀 그토록 힘들게 웅크렸구나..10대들은 슬픔에 반응할 줄도 대처할 줄도 모른다. 아픈데도 없는데 몸에서 나는 피를 보고 내가 아픈가? 하는 격이다. 안에서 곪고 있어 더 위험하다.그러면서도 나만 살아왔다는 데에 따른 미안함, 아무 어른도 안하는 생각, 내가 더 구할 수 있었는데...하는 죄책감, 친구몫까지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책임감...이렇게 큰 굴레를 씌워놓고 이 나라는 썩어 문드러지고 있었구나..별이 된 아이들과 이제는 부모님을 대신해 자신들이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는 아이들이 있어 우리는 지난 탄핵정국을 헤쳐나올 수 있었다. 이제는 이 사회가 타인의 고통에 좀 더 세심하게 대처할 줄 아는 성숙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슬픔은 더이상 조롱받아선 안된다. 우리에겐 쓰러진 자에게 돌을 던질 권한이 없다. 세월호의 고통은 봄이라는 계절의 느낌을 다시 쓰는 계기가 되었다. 그날 이후 봄꽃이 더이상 설레지 않으니까...부활절이 되어도 아이들이 돌아오지 않는 봄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계절이 되었으니까...
이제야 찰스 디킨스의 위대함을 알게 되었다. 혁명정신은 위대했으나 그 찬란한 이름 뒤엔 이해할수도 없고 받아들여지지도 않는 온갖 무자비와 억측도 있었으니 이를 감내하며 역사는 흘러왔다. 혁명의 깃발 아래 스러져간 죄없는 피들의 희생, 그 모든 모순과 불의가 섞여 역사의 수레바퀴는 힘겨운 한 발을 오늘도 내딛는 것이다...지난 겨울 광장에서 지도자를 몰아냈던 우리에게도 프랑스 혁명의 구호인 자유 펑등 박애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 어서 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