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8시간의 노동으로 쓴 살아있는 글. 그러나 절대 거칠거나 구호적이지 않다. 당신이 책에 바라는 모든것이 들어 있다. 재미, 감동, 유머, 따스함. 눈 앞이 환해지는 해학과 깨달음, 고개가 절로 숙여지는 삶의 철학까지...나는 그냥 독자이지만 이 책은 그냥 버스기사의 글이 아니다.
일상에 이토록 많은 폭력이 도사리고 있었던 70년대, 80년대. 심지어 90년대까지..그 끔찍한 시간을 어찌 건너왔을까. 읽는 내내 불편하고 아프고 분노했다.그러나 90년대에 바치는 오마주일까, 그 당시의 묘사는 반갑지도 신선하지도 않았고 첫번째 보다 다소 느슨해진 느낌은 아쉬웠다. 결이 촘촘하고 착한 서사가 진부하지 않았던 최은영 서사의 힘은 벌써 빠져버렸나. 그래도 당분간은 좀 더 그녀의 소설을 읽고 싶다.
목수정의 오랜 팬이지만 그녀의 글이 모든 주제에서 항상 빛나지만은 않다는 걸 일깨운 책. 그래도 궁금했던 프랑스 교육제도와 특히 바칼로레아 부분에 대해선 어느 정도 궁금증이 해소됐다. 또한 프랑스 10대들에게는 경쟁하지 않을 자유가 있고 경쟁 대신 협력하고 연대하는 법을 배우고 경쟁으로 마모되지 않은 에너지로 세상을 개혁해낼 조직된 힘을 만들어낸다(p369)는 부분에선 뭔가 안타까우면서도 숙연한 느낌이 들었다. 한국의 10대가 너무 슬프게 다가왔기 때문? 아니 그건 10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슬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