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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500
오생근.조연정 엮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7월
평점 :
문지 시선 40년간 500권 시집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책이지만 시집 한권을 오롯이 다 읽어야 이해되는 감수성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한 시인당 2편의 시만으로는 그 시인의 역량을 가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냥 500권 기념시집이라는데 의의를 두고 읽으면 한때 사랑했던 시들과 그 시기의 내 모습이 보인다. 그립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싫은 20대. 문지 시선과 함께 한 시기를 건너왔다. 다시 읽어도 여전히 좋은 황동규, 마종기, 조정권, 김명인, 이성복, 황지우, 기형도, 장석남, 유하, 함성호, 문태준. 더 읽어보고 싶은 김선우, 진은영. 내가 시를 불렀기 때문에, 혹은 시가 나를 불렀기 때문에...그냥 그렇게 시를 읽는 족속이 아직도 이 세상에는 남아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 눈에는 에일리언처럼 이상하게 보이는 사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