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3년 세기의 여름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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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1년 전 신경쇠악과 세기말적 우울에 괴로워하면서도 새로운 예술이 꽃피울 준비를 하는 유럽, 특히 빈, 베를린, 파리를 중심으로 대략 300명의 각 분야에서 자취를 남긴 주요 인물들이 등장한다. 로버트 알트만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씨줄과 날줄이 얽히듯 정치 문학 예술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서로 얽혀 현란한 지적 유희를 선사한다.
그 많은 사람들의 에피소드 중 유독 카프카의 이야기가 가슴 시리다. 선천적인 병적 우울함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음에도 결혼이라는 사회 제도 속에서 일반인의 삶을 꿈꾸며 두려워하며 결국 사랑을 놓치는. 흡사 저 자신의 소설 변신의 그레고리 잠자를 보는 듯하다. 이리저리 몸부림치지만 결국 이 세계에 속할 수 없는 벌레 같은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던 카프카. 다음 생에서는 다른 별에서 평안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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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 문학과지성 시인선 500
오생근.조연정 엮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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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 시선 40년간 500권 시집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책이지만 시집 한권을 오롯이 다 읽어야 이해되는 감수성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한 시인당 2편의 시만으로는 그 시인의 역량을 가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냥 500권 기념시집이라는데 의의를 두고 읽으면 한때 사랑했던 시들과 그 시기의 내 모습이 보인다. 그립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싫은 20대. 문지 시선과 함께 한 시기를 건너왔다. 다시 읽어도 여전히 좋은 황동규, 마종기, 조정권, 김명인, 이성복, 황지우, 기형도, 장석남, 유하, 함성호, 문태준. 더 읽어보고 싶은 김선우, 진은영. 내가 시를 불렀기 때문에, 혹은 시가 나를 불렀기 때문에...그냥 그렇게 시를 읽는 족속이 아직도 이 세상에는 남아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 눈에는 에일리언처럼 이상하게 보이는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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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 피아노 소나타 20번 D.959 & 21번 D.960 [디지팩]
슈베르트 (Franz Schubert) 작곡, 짐머만 (Krystian Zimerman) / 유니버설(Universal)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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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알수록 깊이 빠지게 되는 슈베르트. 크리스티안 짐머만이 예순 즈음이 되어서야 녹음할 용기를 내었다고 해서 세상에 나온 슈베르트 후기 소나타. D 959, D 960.
눈 덥힌 일본의 니가타현 가시와자키 콘서트홀에서 5일간 음악과 눈에 파묻힌 채 완성시킨 앨범. 어떤 표현도 식상하게 만드는 순수 아름다움의 결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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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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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 vales bene, Valero
시 발레스 베네, 발레오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

Oboedire Veritati
오보에디레 베리타티
진리에 복종하라

Hoc quoque transibit!
혹 쿠오퀘 트란시비트!
이 또한 지나가리라!

Dum vita est, spes est.
둠 비타 에스트, 스페스 에스트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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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라틴어 경구와 삶의 철학과 위로가 잘 버무려진 책.
동아시아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 변호사 출신인 한동일 교수가 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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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천둥
온다 리쿠 지음,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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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숲이나 노다메 칸타빌레를 보는 듯한 일본 특유의 과장된 수사가 거슬린다. 그럼에도 하마마쓰 콩쿨을 4번이나 취재하고 장작 7년에 걸쳐 이 책을 완성한 작가의 숙명과도 같았을 지난한 소설 작업에 경의를 표한다. 이 책에 나오는 아름다운 음악을 찾아들으면서 눈과 귀가 호강하는 독서체험도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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