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나츠메 소세키가 필요한 순간들이 있다.그런 때를 위해 나는봄부터 가을까지 일부러 천천히 천천히 읽어도 언젠가는 마지막 장에 도달하고 80까지 살아서 계속 대작을 내고 싶다던 그가 49세에 쓰러져 끝내 일어나지 못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는 앞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견고한 문이 언제까지고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는 문을 지나는 사람이 아니었다. 또한 문을 지나지 않아도 되는 사람도 아니었다. 요컨대 그는 문 아래에 옴짝달싹 못하고 서서 해가 지는 것을 기다려야 하는 불행한 사람이었다. -------------문, p253문 아래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해가 지길 기다리는 불행한 사람 소스케...마지막 장을 덮고 소스케가 안쓰러워, 아니 문 아래 서 있는 나의 모습이 보여 가슴이 아팠다. 소세키의 문필 생활 10년이 100년 후 문 아래 서 있는 인류를 위로한다.
다이스케...참으로 딱하구나...20년 전 이 책을 읽었을 땐 <마음>의 아류 정도로만 생각했었는지 기억에 남는 게 거의 없었다. 20대는 이런 류의 연애 소설에 대해 무감한 편일까...이제야 다이스케의 답답한 일상이 들어온다. 매일매일 그 날 치 삶의 고통이 기다리는 일상이, 통증이 멈추지 않는 하루가...내일도, 그 후로도 계속 반복되는...사랑 보다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소설...다이스케...전차에서 뛰어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