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거장 안도 다다오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 일본 근대화를 이룬 세대들의 무서운 집념이 느껴지는 책. 과거의 일본은 이렇게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섰지만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일본이 동일본대지진으로 쇠락의 길로 들어섬에 나라의 어른으로서 노 건축가의 안타까움과 재개의 염원을 담았다. 이런 어른이 우리에게도 많은가?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마음)으로 가기 위한 나츠메 소세키의 진통이 느껴진다. 그러나 결코 (마음)에 뒤지지 않는다.가슴 속을 훑고 지나가는 처연함 속에서도 언뜩 비치는 섬뜩함은 소세키만의 전매특허.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는 다리는 없다는 백 년 전의 이 절망적인 선언에 왜 위안을 받는 걸까. 작가로서의 삶이 고작 10년, 고통스러웠을 그의 10년간이 우리에겐 축복과 위안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