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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집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0월
평점 :
<세 갈래 길>로 우리를 벅차오르게 했던 감동의 주인공 래티샤 콜롱바니가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집 없는 여자들을 위한 공간 여자들의 집
책에 제목만으로도 흥미로운 시작을 가져오네요.
솔렌이 아르튀르 생클레르와 함께 법정에서 나오게 되고,
나름 완벽한 변호를 했다고 생각하는 변호사 솔렌,
그의 변호로 판결 후 피고인 생클레르가 난간 아래도 뛰어내려 자살을 하게 되는데,
놀라운 시작으로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다는 생각에
다음 이야기도 몹시 기대감을 높이게 되었다.
솔렌이 받았던 충격은 어마어마할 것이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잘 나가던 변호사 솔렌에게 갑자기 번 아웃, 무기력에 빠지게 된 이유가 설명된다.
자신의 실수를 받아들일지 못하고 일상에 힘들어 한다면,
요즘처럼 코로나로 일상에 무기력감이 자주 올라오는 나에게,
나이가 들어가면서 솔렌에게 찾아온 번 아웃 증후군이 남 이야기처럼 들리지는 않을 것 같다.
솔렌의 감정과 생각들에 자주 몰입하게 되는 나를 발견하게 되면서,
마음에 위안까지도 받게 되는 시간이 된다.
솔렌에게 정신과 주치의가 봉사활동을 권하면서
솔렌은 펜 연대라는 사이트에 올라온 편지 대필 봉사활동을 발견하고는 마음이 뜨거워지게 되는데,
솔렌에게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여성들을 보호하고 있는 시설인 여성 궁전에서에 특별한 시간이 기다리게 된다.
일주일에 한 번, 편지를 대필해 주게 되는 솔렌,
하지만 처음에는 도움을 주러 온 솔렌을 따돌리며 솔렌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로
자신들의 일상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었다.
자신들에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여유로운 삶을 살았던 솔렌은 가까워지기 힘든 대상이었던 것이다.
솔렌의 존재는 없는 것처럼, 솔렌의 도움을 받고도 감사하다는 말도 없이
어찌 그렇게 그들만을 생각할 수 있는지 처음에는 무척 황당하고 화가 나기도 했는데,
솔렌은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닫게 된 사실
이들 모두가 억압받고 학대당한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졌음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자신도 모르게 편지를 써 내려가는 동안에 이곳에 빈타가 되기도 하고,
칼리두 되기도 하면서 엄마가 되기도 했던 것이다.
솔렌은 편지를 쓰는 동안은 자신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 솔렌은 내주고 돌려받는 어떤 과정을
주고 받으면서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우리들에 삶에서도 힘들게 살아가는 여성들이 머물고 있는 곳이 있는데,
이곳에 머무는 여성들은 다른 사람들이 아니고, 자신들에 환경이 그저 힘들고 어려웠기에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공간에 머물게 된 것이다.
마음을 추스릴 수 있도록,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여자들의 집, 따뜻한 손길만이 필요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