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오락

고전오락 - 고전에서 얻는 5가지 즐거움
허경태 지음 / 큰나무 / 2015년 11월

어렵다고 생각하기 쉬운 고전에 흥미를 갖게 해준다는 것이 이 책 <고전오락>의 장점이 아닐까. 이 책은 동양고전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일단 이야기 그 자체로도 재미있는데 읽고 난 후에는 많은 지혜까지 얻을 수 있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고전에서 얻을 수 있는 5가지 즐거움으로 장을 나누었다. 그 5가지 즐거움이란 첫째, 세상을 통찰하는 즐거움, 둘째, 지혜를 얻는 즐거움, 셋째, 고통을 극복하는 즐거움, 넷째, 학문을 익히는 즐거움, 다섯째, 인간을 이해하는 즐거움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동양고전을 삶의 나침반으로 비유하며, 자신이 좀 더 젊은 시절에 동양고전을 공부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었다. 젊은 사람들이 꼭 공부하길 바란다는 당부와 함께. 이런 이야기들과 함께 고전을 통해서 저렇게 많은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됐다.

이 책은 각 장의 주제에 맞는 사자성어 등을 하나씩 자세히 소개해준다. 뜻과 내용들.. 그리고 그에 대한 저자 자신의 생각들도 풀어놓는다. 읽다 보면 친숙한 사자성어들도 눈에 많이 띈다. 예를 들면, 가정맹어호, 오십보소백보, 작심삼일, 온고지신, 중용 등등. 하지만 나는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냥 단순히 뜻만 암기해서 알고 있었던 게 아닐까. 겉 부분만 살짝. 그래서 그것들을 배우면서도 저자처럼 즐거움까지는 얻지 못했던 게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었다. 알고 있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새롭게 다가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머리말이나 맺음말을 보면 느끼겠지만 저자의 동양고전 사랑이 대단하다. 근데 그 말들이 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고전을 읽는 즐거움이 인간을 원숙하게 하고,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고 진한 감동을 안겨준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삶의 활력도 주는 것 같다. 아는 만큼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고, 나답게 살면서 정신적으로도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그러기 위한 한 방법으로 저자가 제시한 고전 공부가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 않는 연습

하지 않는 연습 - 마음을 지키는 108가지 지혜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고영자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5년 9월

<생각 버리기 연습>, <화내지 않는 연습>, <마음 지키기 연습> 등등 연습 시리즈? 를 계속해서 출간하고 계신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의 책 <하지 않는 연습>을 읽었다. 연습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고 나 또한 읽고 싶은 책을 적어두는 수첩에 <생각 버리기 연습> 등을 적어두긴 했었는데 이런 저런 다른 책을 읽는다고 미뤄두느라 아직 읽어보진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 <하지 않는 연습>으로 처음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을 만났다.

어쩌면 내 삶은, 나의 하루하루는 반드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매번 그렇게 살아왔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지 않을까. 그게 맞는 것을 수도 있고. 뭔가를 해야 발전이 있을 테니까. 근데 무엇이든 ‘적당히’가 좋은데 항상 거기에 미치지 못하거나 그것을 넘어버리니까 문제가 되는 거겠지. 그렇게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을 때, 불안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그런 강박관념이 내 마음속에서 자꾸 조급함을 만들어내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 될 일도 더 어렵게 만드는 것만 같다. 다른 사람들은 그럴 때 어떻게 해결할까? 어떻게 마음속에 숨 좀 불어넣어줄까? 아직 해결책은 잘 모르겠다. 그저 습관적으로 마음에 여유를 줄 수 있는, 조금이라도 나를 붙잡아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 적힌 책을 찾아 읽고, 순간순간 감정에 충실 하는 것밖엔... 그게 내가 아는 유일한 방법이다. 확실히 그런 이야기들을 접하지 않았을 때보다는 마음이 편하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많은 것이 어렵고 부족해 오랜 기간 그 효과가 지속되지 않아서 얼마 못가 다른 이야기로 자꾸 다그치는 내 마음을 다스리게 되더라도 어쨌든 나한테는 그게 유일하게 그리고 쉽게 가슴 속에 숨 불어넣는 방법이다. 이 책도 그런 책이었다. 목차를 보니 더 끌렸다. 너무나 많은 것을 해야 하는 시대에 오히려 하지 않음을 연습하고 그것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고 지키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무교지만 어쩌다 절에 가면 또 스님들의 책을 읽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다. 책을 동시에 여러 권 읽는 편이라 어쩌다보니 집에서 이 책을 읽었다면 밖에서는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인 것들>이라는 책도 같이 읽었는데 그 책도 스님의 책이었다. 며칠 동안 두 권을 같이 읽으면서 마음이 많이 편해져서 좋았다.

정보가 많으면 마음이 어지럽다는 것, 내가 무엇에 짜증이 나고 화가 나는지, 마음을 지키기 전에 몸을 지키는 것, 나에게 실망해도 괜찮다는 용기, 어리석고 쓸데없는 언쟁을 피하는 것, 등등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생각해볼 것이 참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52번째 이야기와 94번째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불행은 쾌락의 부족이 아닌 쾌락의 과다로 머리가 마비되는 것에 온다는 말과 지나친 연결, 인스턴트적 연결은 지나치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말을 기억해두고 싶다. 그리고 의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지대로 하는 형식이 중요하다는 것도. 

피처럼 붉다

피처럼 붉다 ㅣ 스노우화이트 트릴로지 1
살라 시무카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5년 11월

아, 좀 차갑고 춥다. 추운 핀란드의 묘사가 정말 잘 표현된 것 같다. 매력적인 표지만큼이나 매력적인 캐릭터가 돋보인 소설이었다. 주인공은 투명인간처럼 살기로 결심한 한 십 대 소녀, 그녀의 이름은 핀란드어로 백설공주를 뜻하는 루미키이다. 루미키 안데르손. 루미키는 과거의 상처로 마음을 닫고 누구와도 소통하려 하지 않는다. 눈에 띄지 않고 그저 조용히 살고 싶었던 루미키는 어느 날, 학교 암실에서 피 묻은 고액권 지폐 3만 유로를 발견하면서 원치 않게 사건에 말려들게 된다.

이야기 자체는 복잡하진 않고 속도감 있는 소설이었다. 누군가의 돈이 어쩌다보니 10대들의 손에 들어가게 돼서 실제 주인은 그 돈을 되찾기 위해, 10대들은 그 돈의 정체가 무엇인지 밝히기 위해 쫒고 쫒기는 내용이다. 처음 루미키가 돈을 발견한 순간부터 이야기는 빠르게 진행된다. 차라리 참견하지 않았으면, 엘리사의 도움을 외면했다면 좋았을 것을... 그러면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았으려나 ㅋㅋ 루미키는 그러지 못했고 돈을 찾으려는 자들에 의해 위험에 빠진다. 마지막엔 피 묻은 돈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백설공주로 분장해 범죄조직의 파티에 참석하기도 한다.

매력적인 표지에 끌렸고, 게다가 살라 시무카 작가를 포스트 요 네스뵈라고 소개하며 요 네스뵈의 팬이라면 절대 실망하지 않을 거라고 말해서 호기심이 생겨 읽게 된 <피처럼 붉다>... 재밌게 읽었다. 내용은 깔끔하고 느낌은 차가움? 나는 따뜻한 전기장판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읽었는데 순간순간 왠지 차가움이 느껴졌다. 주인공이 참 고생이 많았다. 터프하고 강인한 소녀 루미키 ! 무심하고 건조한 캐릭터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루미키라는 캐릭터를 빼놓고는 이 작품을 이야기하긴 쉽지 않을 것 같다. 루미키라는 인물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 건지 이 책에서는 분명하게 나오지 않고 약간 추측만 해볼 수 있을 뿐이라 약간 아쉽다. 다음 시리즈를 읽게 만들려는 것이겠지. 후속작에서 왜 루미키가 마음을 닫게 됐는지 등등 이야기가 계속 이어질 것 같은데 일단 시리즈를 3권까지 다 읽어봐야 더 정확하게 루미키라는 인물에 대해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나올 시리즈도 기대된다.

라온 습관경영

라온 습관경영: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 31일 습관 - 31일 습관 정착 트레이닝 카드 수록
니시다 후미오 지음, 이동희 옮김, 강은미 감수 / 전나무숲 / 2015년 11월

어떤 일이 습관이 되려면 66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던가. 30일이 필요하다, 60일이 필요하다 여러 이야기들을 들었던 것 같은데. 음. 30일이든, 60일이든 그 시간동안 어떤 일을 꾸준히 계속 하기란 참 쉽지 않은 일 같다. 아무래도 좋은 습관이라는 것들이 꼭 재밌고 그런 건 아니니까. 아침에 아주 일찍 일어나기라든가, 운동이라든가 그런 것들...? ㅋㅋ 꽤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인 것 같다. 좋은 습관이 좋은 인생을 만든다는 것에 공감하기에 나도 나의 나쁜 습관들을 하나씩 없애고 대신 그 자리에 좋은 습관을 하나씩 채워 넣는 것에 관심이 많다. 나는 몇 달 전부터 물 마시기 습관을 들이고 싶어서 노력하고는 있는데 시간이 엄청 흐른 것 같은데도 여전히 잘 안 된다. 그래도 하루에 기껏해야 물을 한 컵 정도 마시던 때보다는 좋아졌다고 편하게 생각하고 계속 조금씩 더 나아져 보자고 으쌰으쌰 하고 있는 중이다.

<라온 습관경영>, 이 책은 1일부터 31일까지 하루에 한 가지씩 실천할 수 있는 행동법칙 31가지의 습관을 제시하는 책이다.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습관화해야 더 긍정적인 삶을 살 수 있을지 소개한다. 하루에 하나씩 실천할 수 있는 습관을 소개한다는 점과 습관 정착 트레이닝 카드가 함께 제시된다는 점이 특히 좋았다. 아침에 하나씩 읽기 좋은 것 같다. 그날의 목표 같이? 하나씩 제시해주니까 일어나자마자 잠깐 읽고, 밥 먹으면서 양치하면서 계단 내려가면서 등등 잠깐씩 그 과제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더 행동해보게 되는 것 같아 좋았다. 이런 책은 단숨에 읽는 것보다 하루에 한 부분씩 읽는 게 더 효과적일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4일(자신만의 넘버원 포즈를 만든다), 11일(아침의 말과 저녁의 말을 정한다), 21일(누군가를 몰래 칭찬한다) 부분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어떤 사람의 습관이 모여 결국 그 사람이 된다는 것, 그 정도로 습관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습관화하지 못해 계속 실패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도움이 된 책이었다. 방법론적으로 나에게 큰 도움이 됐다. 매일 하나씩 사소하게 실천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이 부담 없으면서도 아, 내년에 이런 식으로 해보면 습관들이기에 효과적이겠네,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해준 책이었다. 이젠 새해에 말도 안 되는 무리한 계획을 잔뜩 세우지는 않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나는 매년 1월이면 호기롭게 고치고 싶은 습관들과 이루고 싶은 목표를 종이에 잔뜩 늘어놓고 한 번에 고쳐보겠다고 다짐하던 재밌는 인간이었다. 그게 성공했겠는가? ㅋㅋ 이젠 무리하지 않겠다. 조급해하지 않겠다. 오히려 계획을 세우겠다고 괜히 시간 낭비하지 말고 2016년엔 목표 3개 정도만 큰 틀로 잡아 놓고 세부 실천 사항을 생각날 때마다 적어놓고 이 책을 읽을 때처럼 하루에 하나씩 조금씩 시작해보자 생각했다.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한 노력이 인생의 전환점을 만든다는 감수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도 계속 기억하고 싶은 멋진 말인 것 같다. 계속 노력하다보면 좋아지겠지 생각하고 물도 잘 챙겨먹고 좋은 습관들을 갖기 위해 하나씩 실천하며 노력해야겠다. 이제 슬슬 2016년을 맞이해야지. 

생각의 차이

생각의 차이 - 참 좋은 인생을 만드는
김옥림 지음 / 서래Books / 2015년 11월

시인이자 아동 문학가인 김옥림님의 책, <참 좋은 인생을 만드는 생각의 차이>를 읽었다.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작은 생각의 차이가 인생을 좀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은 책일 것 같아 기대됐다. 읽어보니 인생을 지혜롭게 살기 위해서 마음에 새겨야 할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었다. 표지에 이런 문장이 적혀 있다. ‘같은 숲길을 걸어도 보고 느끼는 것이 저마다 다르고, 같은 책을 읽어도 긋는 밑줄은 다 다르다.’라고. 맞다. 똑같은 영화를 봐도, 똑같은 상황을 겪어도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것을 느끼고 다른 것에 주목한다.

2~3장에 한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하나씩 읽기 좋다. 나는 이렇게 짧으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글들을 일부러 찾아 읽는다. 이렇게 책으로 모아져 있으면 더 좋다. 장소 구애 없이 짧게 집중해서 읽을 수 있다는 게 좋은 점 같다. 사실 책 한 권 읽는다고 해서 삶이 획기적으로 변하고 그런 건 아니다. 그럼 책을 왜 읽느냐? 나의 경우는 독서를 하면 생각의 변화가 생기고 마음에 여유가 좀 생기는 걸 느끼게 되고 그게 좋아서 읽는 것 같다. 언제나 조급했고 마음의 여유가 없었는데 책을 읽을 때는 마음이 편했다. 하지만 또 현실로 돌아오면 내 마음 같지 않은 일들과 사람에 치이고 상처받고 책에서 읽은 내용을 잊어버리고 감정적인 사람이 되곤 했다. 그래도 또 다시 좋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을 찾아 읽었다. 어쨌든 책을 읽는 동안은 마음이 편해지고 어떤 일을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각을 갖게 해줘서 좀 더 나은 해결책을 알게 될 것 같아서. 계속 반복하다보니 그래도 철없고 많은 것이 불안했던 예전보다는 내 스스로 느끼기에 마음이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예전보다 내 마음이 하는 소리에 더 귀 기울이게 됐다. 책 읽으면 뭐하냐, 실천 안하면 말짱 꽝인데. 맞다. 실천이 더 중요한 건 맞다. 그런데 읽고 까먹고 읽고 까먹고 해도 그 과정에서 조금은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내 앞에 있는 상황에서 예전보다는 좀 더 내 자신에게 도움 되는 선택을 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책이 주고 있더라. 그럴 때 나에겐 이런 책들이 도움이 됐다.

그리고 부모님께서도 소설책은 읽을 시간 없다고 잘 안 읽으시는데 이런 책은 눈에 띄면 조금씩 읽으시곤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짧고 좋은 메시지를 담은 책에 손이 가고 눈이 간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글씨 크기가 커서 부모님들이 읽기에도 좋을 것 같다. 어디선가 읽은 책에서 본 것 같기도 하고, 많이 들어봤던 명언 같기도 한 이야기들. 따뜻한 이야기들을 읽으며 또 한 번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할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