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않는 연습

하지 않는 연습 - 마음을 지키는 108가지 지혜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고영자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5년 9월

<생각 버리기 연습>, <화내지 않는 연습>, <마음 지키기 연습> 등등 연습 시리즈? 를 계속해서 출간하고 계신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의 책 <하지 않는 연습>을 읽었다. 연습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고 나 또한 읽고 싶은 책을 적어두는 수첩에 <생각 버리기 연습> 등을 적어두긴 했었는데 이런 저런 다른 책을 읽는다고 미뤄두느라 아직 읽어보진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 <하지 않는 연습>으로 처음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을 만났다.

어쩌면 내 삶은, 나의 하루하루는 반드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매번 그렇게 살아왔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지 않을까. 그게 맞는 것을 수도 있고. 뭔가를 해야 발전이 있을 테니까. 근데 무엇이든 ‘적당히’가 좋은데 항상 거기에 미치지 못하거나 그것을 넘어버리니까 문제가 되는 거겠지. 그렇게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을 때, 불안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그런 강박관념이 내 마음속에서 자꾸 조급함을 만들어내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 될 일도 더 어렵게 만드는 것만 같다. 다른 사람들은 그럴 때 어떻게 해결할까? 어떻게 마음속에 숨 좀 불어넣어줄까? 아직 해결책은 잘 모르겠다. 그저 습관적으로 마음에 여유를 줄 수 있는, 조금이라도 나를 붙잡아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 적힌 책을 찾아 읽고, 순간순간 감정에 충실 하는 것밖엔... 그게 내가 아는 유일한 방법이다. 확실히 그런 이야기들을 접하지 않았을 때보다는 마음이 편하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많은 것이 어렵고 부족해 오랜 기간 그 효과가 지속되지 않아서 얼마 못가 다른 이야기로 자꾸 다그치는 내 마음을 다스리게 되더라도 어쨌든 나한테는 그게 유일하게 그리고 쉽게 가슴 속에 숨 불어넣는 방법이다. 이 책도 그런 책이었다. 목차를 보니 더 끌렸다. 너무나 많은 것을 해야 하는 시대에 오히려 하지 않음을 연습하고 그것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고 지키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무교지만 어쩌다 절에 가면 또 스님들의 책을 읽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다. 책을 동시에 여러 권 읽는 편이라 어쩌다보니 집에서 이 책을 읽었다면 밖에서는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인 것들>이라는 책도 같이 읽었는데 그 책도 스님의 책이었다. 며칠 동안 두 권을 같이 읽으면서 마음이 많이 편해져서 좋았다.

정보가 많으면 마음이 어지럽다는 것, 내가 무엇에 짜증이 나고 화가 나는지, 마음을 지키기 전에 몸을 지키는 것, 나에게 실망해도 괜찮다는 용기, 어리석고 쓸데없는 언쟁을 피하는 것, 등등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생각해볼 것이 참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52번째 이야기와 94번째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불행은 쾌락의 부족이 아닌 쾌락의 과다로 머리가 마비되는 것에 온다는 말과 지나친 연결, 인스턴트적 연결은 지나치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말을 기억해두고 싶다. 그리고 의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지대로 하는 형식이 중요하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