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버지입니다
딕 호이트.던 예거 지음, 정회성 옮김 / 황금물고기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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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고마워요,

아버지가 없었다면 저는 할 수 없었어요.

아들아, 네가 없었다면 나는 하지 않았다.

 

선천성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와 그 가족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릭 호이트는 태어나면서부터 뇌성마비라는 선천성 장애가 있었습니다. 말도 하지 못하고 걸을수도 없는 , 혼자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이었습니다. 1962년 임을 감안 한다면 의학적으로도 그렇고 장애아에 대한 주변인들의 편견은 지금하고는 상상도 할수 없을 만큼 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의사를 비롯한 모든 이들이 아이에 대해서 부정적이었습니다. 아이를 포기하라고 했습니다. 다른 가족들의 정상적인 삶을 위해서 아이를 시설에 맡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장애아 시설은 무늬만 장애아를 위한 곳이었습니다. 가둔다는 어쩌면 버려진다는 의미가 더 정확할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딕 호이트와  주디는 아이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대부분 부모들의 선택은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낳은 자식을 장애가 있다고 해서 포기할 수 있는 부모는 많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이에 대한 사랑과 현실은 결코 같지 않습니다. 말도 하지 못하고 사지를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엄청난 고통을 수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주위의 냉대와 편견. 그에따른 경제적인 부담은 평범한 가정을 꾸며가는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딕 호이트와 어머니 루디는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습니다. 자신의 어려운 처지에 비관하지 않은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거기에 맞서서 대항하는 열의를 보였습니다. 릭 호이트는 말은 하지 못하고 사지를 움직이지는 못했지만, 정상인과 다르지 않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은 있었습니다. 어느 누구보다도 유머러스하고 비관적이지 않았던 릭의 마음가짐은 신체적인 장애를 극복하는데 가장 큰 버팀목이었습니다. 나이를 점점 먹으면서 학교에 갈 시기가 되자 부모는 릭을 공립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습니다. 장애아들을 위한 특수 학교가 아닌, 일반인들이 다니는 공립학교에 입학을 하고자 했던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학교측에서는 입학이 안된다는 말만 반복됬습니다. 정상인들과 같이 수업을 받을 수 없고, 일반 학생들이 거부감을 일으킬수 있다는 이유에서 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릭 호이트가 정상적인 아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 똑같이 사고할 수 있다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대학 연구팀으로부터 릭을 위한 쌍방향 의사 소통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원초적인 컴퓨터였지만, 그 기계의 발명으로 릭은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는  소통의 계기가 된 것입니다. 또한 장애아를 위한 특별법을 만들기 위해 엄마 주디는 불굴의 의지를 보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을 설득합니다. 결국은 장애인을 위한 특별법을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자연히 릭 은 공립학교에 입학을 하게되고 정상적인 아이들과 같은 반에서 수업을 받게됩니다. 여기서부터 릭의 가족에게는 커다란 변화가생깁니다. 학교생활을 하던 릭은 모든 수업에서 정상인들과 같이 할 수 있었지만, 오로지 체육 수업만은 결석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훌륭한 체육선생님을 만난 릭은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수업을 빠질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자신을 위주로 한 체육수업을 받게 됩니다. 그러면서 릭은 처음으로 농구 경기를 관람하게 됩니다. 부모님의 보살핌속에서만 살던 릭이 처음으로 외출을 하게 된 겁니다. 거기에서 릭은 놀라운 것을 발견하게 되고,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됩니다. 바로 달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겁니다.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수 없는 릭. 그는 자신의 아버지 딕 호이트와 함께 달리기를 원한겁니다. 아들의 소원을 알게 된 딕 호이트는 처음에는 당황하게 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아들과 함께 달리기를 시작합니다. 항상 그들을 괴롭혔던 것은 주위의 냉담한 시선이었습니다. 단축 마라톤에 참가하고자 한 그들에게 주최측에서는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안된다는 통보만을 했습니다. 하지만, 딕 호이트 부자는 자신있게 말하곤 합니다. 눈에 보이는 어려움은 자신들에게 하나도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며 자신감을 보입니다. 그 자신감이 두 사람을 계속해서 달리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8km마라톤을 시작으로 끝내는 보스톤 마라톤이라는 세계적 권위의  대회에도 참가하게 됩니다. 그것도 꽤나 훌륭한 기록을 달성하게 됩니다. 혼자서 뛰기도 힘든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움직이지 못하는 아들을 휠체어에 실은채 달린것입니다.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서서히 주변의 시선은 달라졌고, 그들에게 열광하기 시작했습니다. 혼자서 뛰면 더욱 훌륭한 기록을 달서할 수도 있을것 같다는 주위의 권유에 아버지는 단호히 말합니다. 나 혼자서는 절대로 뛸수 없다고. 나 혼자 뛰는 것이 아닌 릭이 있기에 같이 뛸수 있는 것이라고. 그들의 도전은 거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일반일들도 하기 힘들다는 철인3종경기에 도전장을 내민 것입니다. 말 그대로 철인입니다. 보통 인간의 능력을 뛰어 넘는 자에게만 붙여주는 철인이 되기위해 그들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수영,사이클,마라톤까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철인 경기를 그들은 마침내 달성합니다. 특수 보트를 만들어 몸에 묶은채 수영을 하는 아버지. 자전거에 아들의 휠체어를 매단채 달리는 아버지. 그리고 마라톤 까지. 세계는 그 들의 멈추지 않는 도전에 경의를 표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들이 선택한 건 미국 횡단이었습니다. 한 달이 넘는 기간동안 미국을 횡단하는 아버지와 아들. 그들은 자신의 도전이 수많은 장애인들에게 결코 포기하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가 되기를 원했다고 합니다. 그것은 아마도 자신들에게 거는 강력한 주문과도 같은 것일 겁니다. yes you can.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 사실 우리는 모두 장애를 지니고 있습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신체적 장애만이 부각될 뿐. 수많은 정신적 장애를 우리는 잊고 살아갑니다. 그런 우리들에게 두 사람의 모습은 그저 기적이라는 말로 밖에는 표현 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아버지의 나이는 70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심장 수술을 받고나서도 그들의 달리기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제 아무도 그들을 장애인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일반일들보다 더욱 위대한 업적을 남긴 그들에게 우리는 철인이라는 이름. 그 이상의 위대한 칭호를 붙여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아버지와 아들. 헌신적인 사랑이 만들어내 기적. 나는 아버지이기 때문에 달린 다는 사람.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자신들의 자식을 위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평범한 헌신과 희생을 뛰어 넘습니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 인간의 능력은 정말 위대한 것 같습니다. 거기에 아들에 대한 사랑이 더해지는 순간 그들은 정말 놀라운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까지 그들이 흘렸을 눈물과 땀은 이 책 한권으로 다 이해하기가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와있는 그들의 업적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감동을 받습니다. 얼마나 눈시울이 붉어졌는지 모릅니다. 지하철에 앉아 책을 읽으면서 수없이 책장을 덮었습니다. 그리고, 호흡을 가다 듬었습니다. 그 들의 레이스를 도저히 따라 잡을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레이스를 따라가자면 내 심장이 터져 버릴 것 같았습니다. 주체 할 수 없는 감동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을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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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음식 내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음식 1
이숲 편집부 엮음 / 이숲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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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지인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를 알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음식은 우리 몸만이 아니라 생각과 마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지만, 먹는 음식에 따라 그 사람이 어떻게 세계를 바라보고, 사람,사회,자연,그리고 우주와 어떤 관계를 맺는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전 세계인의 공통적인 생각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는 '네가 무엇을 먹는지 말해주면, 네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마'라는 관용적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또 '나는 내가 먹는 음식이다'라는 표현 역시 여러 나라 사람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 결국, 음식의 형태로 내 몸 안에 들어온 것을 선택하는 주체는 나 자신이고,그 선택에는 식욕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가치와 원칙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 본문 231쪽 ]

 

음식에는 정말 묘한 매력이 있다. 단순히 허기를 채우기 위한 것에 끝나지 않고 그 순간 느꼈던 추억등이 묘하게 오버랩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나 또한 어린시절 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셨던 여러가지 음식들을 떠 올리면 꼭 그당시의 추억 몇가지 정도는 꼬리표 처럼 따라다리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동치미를 보면  추운 겨울 연탄가스에 중독되었을 때 허둥지둥 퍼 주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결혼 전 아내와 부산에서 처음 접한 돼지국밥은 얼마되지 않은 연애기간의  커다란 추억 중의 하나이다. 이렇듯 음식은 오감만으로만 느끼는 것이 아닌 추억이라는 또 하나의 커다란 감정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것이 음식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내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음식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에게 있어 가장 매력적인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은 1,2부로 나누어 져 있으며 , 동서양 각각 12가지씩 총 24가지의 음식을 소개하고 있다. 솔직히 1부에 소개된 서양 음식들은 내가 접해보지 못한 것이 대부분 이어서 인지 커다란 공감을 받을수 가 없었다. 이 책에 소개된 24가지의 음식은 결코 소수의 사람만이 먹을 수 있는 고급스러운 요리는 아니다. 대부분이 그 나라의 가장 대중적인 음식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서양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음식에 대한 소개가 크게 와닿지 않았다. 겨우 알수 있는 것이 햄버거 스테이크,피자,파스타 정도였다고 할까? 나머지 대부분의 음식들은 솔직히 들어보지도 못한 생소한 음식이 대부분 이었다. 필자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유학과 같은 현지 생활을 통해 접한 그 나라의 문화와 음식이 교묘하게 접합되었기에 잊지 못할 새로운 맛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추억을 잊지 못하기에 우리 나라에 돌아와 살면서도 그 시절과 비슷한 음식 맛을 찾기 위해 여러 음식점을 배회하는 일이 벌어졌으리라 생각한다. 각 음식의 마지막 부분에 소개되는 전문 음식점들은 솔직히 일반인 들이 가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대의 음식점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맛을 찾아 떠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혹시 오래전 타국에서 느꼈던 추억의 맛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꽤나 유익한 정보라는 생각이 든다.   반대로 2부에 소개된 동양음식편은 그런대로 나에게 익숙한 음식들이 많이 있었기에 읽는 것이 그다지 부담되지 않았다. 짜장면,만두와 같은 정말 친숙한 음식에서부터 우리나라의 순대국밥에 이르기 까지 지금까지 많이 먹어왔던 음식에 대한 이야기들이 소개되어 있다. 짜장면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는 꽤 알져진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우리 나라 최초의 짜장면 집에 대한 탐방을 아직까지 미루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조만간 공화춘이라는 집을 반드시 찾아볼 것을 종용하는 역활을 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며칠전 텔레비젼에서 인천 지역의 짜장면 가격이 가장 비싸다는 뉴스를 보고는 원조집은 뭔가 달라도 다르구나 라는 씁쓸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음식에 대해서는 한국 사람보다 더욱 한국 사람같은 일본인의 순대국밥 이야기도 인상깊었지만, 가장 가슴에 와 닿는 글은 역시 나라를 잃고 방황하는 티벳인들의 음식이야기 였다. 참파팍과 붸차 라는 정말 생소한 음식이었지만, 나라를 잃고 순례의 길을 떠나는 그들에게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를 떠나 절대로 잃지 말아야 할 자신들의 정통 문화이자 영혼의 하나였다. 자신들의 글과 말을 지키는 것 못지 않게 음식문화를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들의 정서는 얼마전 나라를 잃었던 경험이 있는 우리들과도 커다란 교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먼 길을 떠나는 이들에게 반드시 버터차 세잔을 따라준다는 티벳인. 두잔은 지금 마시고 나머지 한 잔은 나중에 돌아와서 마시라는 의미라고 한다. 떠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돌아올 것을 믿는 그들인 만큼, 머지않은 시기에 그들은 반드시 자신의 나라로 돌아걸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각 종 레시피로 도배된 요리책은 아니었지만, 머나먼 나라의 생소한 음식들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도 충분히 배부른 시간이었다. 어떤 나라의 음식이든 그 사람들이 즐겨찾는 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그들의 정서와 잘 어울리기 때문일 것이다. 오랜시간에 걸쳐 완성된 고유의 음식.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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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단배 떠가네 - 오늘 하루, 더 늦기 전에 깨달아야 할 111가지 인생의 지혜
손명찬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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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이상하게 좋은생각에서 출판된 책들을 많이 읽게 되었다. 월간 좋은생각을 정기 구독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오래 전 부터 꾸준히 읽어 온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잡지의 성격을 어느 정도 알기에 좋은생각이라는 이름이 주는 느낌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그런 좋은느낌이 좋은생각의 책을 선택하는데 결정적인 역활을 했던 것 같다. 물론 지금까지 읽어 온 좋은생각에서 펴낸 책들또한 나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을 만큼 좋은 책들이 많았다는 것도 가장 큰 이유이다. 아주 유명한 작가는 아니지만,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일에 충실한 사람들의 이야기.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살아있는 이야기들이기에 더욱 더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하다. 요즘들어 그런 이야기에 마음이 많이 쏠리는 것을 보니, 어쩌면 나도 나이가 많이 먹은 것은 아닐까라는 쓸데없는 감회에 젖게 된다.

 

저자 손명찬은 조금은 생소한 이름이다. 약력을 살펴보니 다름아닌 좋은생각의 편집인이자 부사장 이었다. 드디어, 좋은생각에서 사내 인물의 책을 출판하기 시작한 모양이다. 하지만, 내용을 알고 보니 저자는 이미 오래전 부터 고도원의 아침편지와 비슷하게 매일매일 좋은 글들을 써서 웹진으로 발행하고 있는 중견의 글쟁이이기도 했다. 책의 첫 느낌은 '이쁘다'였다. 꽃단배라는 제목과 어울리는 파스텔톤의 표지는 책 이상의 악세사리로도 충분할 만큼의 뛰어난 외관을 자랑하고 있었다. 물론 책은 내용이 가장 중요하다.  꽃단배 떠가네는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마치 시를 연상시키는 짧은 글들로 표현하고 있으며, 운율에 곁들어진 아기자기한 삽화들은 책의 아름다움을 배가 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배에 돛을 달지 않고 꽃을 달았다. 그래서 꽃단배라고 한다. 꽃을 단 배에는 바로 우리가 타고 있다. 우리가 탄 꽃단배는 우리의 일상과 같다. 삭막하고 무의미할 것 만 같은 우리의 일상에 꽃이라는 아름다운 돛을 다는 순간 그 일상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아름다운 마음이 가득한 사람의 눈길은 아름 다울 수 밖에 없다.꽃을 단 배의 주인공은 바로 나.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하지만, 꽃단배에는 웬지 넉넉하게 사공을 태워도 될 듯 하다.  올 한 해도 저물어 가고 있다. 우리의 꽃단배는 과연 얼만큼의 항해를 하고 있을까? 그건, 사공인 나만이 알수 있다. 과연 나는 올 해도, 아니 오늘 하루도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걸까? 꽃향기에 취해 방향을 잃고 있는 건 아닐지. 혹은 삶의 무게에 지쳐 더이상 노젓는 일을 하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닐지? 천천히 돌이켜 생각해 볼 일이다. 결코 늦은 것은 없다. 잠시 쉬어 갈 뿐이다. 꽃단배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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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서는 기쁨 - 우리 인생의 작디작은 희망 발견기
권영상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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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모든 아버지의 바람 ]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은 꼭지 제목이다. 아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에는 그저 건강하게 태어나기 만을 바랬다. 처음으로 아이와 만난 순간 눈,코,입,발가락,손가락 작지만 있어야 할 것이 다 있는 우리 아이를 보면서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감사의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이제 세 돌이 다되어가는 우리 딸. 처음의 바람과는 달리 이제는 슬슬 욕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다른 아이보다 말도 빨리 했으면 좋겠고, 엄마,아빠 말도 더 잘들었으면 좋겠고, 아프지 않고 건강했으면 좋겠고, 키도 크고 얼굴도 이뻤으면 좋겠다. 분명히 아빠의 욕심이다. 어쩔때는 내가 너무 행복에 겨운 나머지 분에 넘치는 투정을 하고 있는 것을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가, 아프기라도 하면 다 필요없으니 그저 건강하기만을 바란다. 그런 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심정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세상의 모든 아빠들은 똑같은 모양이다. 우리 딸아이가 자라면서 키도 크고 얼굴도 이쁘고 책도 많이 읽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로 자라 주었으면 좋겠다. 이 책의 아빠와 딸 처럼 해지는 풍경을 바라보면 짧은 문자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낭만이 있었으면 좋겠다. 휴일이면 가까운 산길을 오르며 자연과의 한적한 만남을 가졌으면 좋겠고, 다 자란 딸아이에게 이런저런 이유로 잔소리도 들었으면 좋겠다. 물론 벌써부터 딸 아이의 잔소리는 시작하고 있다. '아빠 이거 하지마~~~' 뒤에 서는 기쁨은 세상 모든 아버지의 바람이라는 짧은 한 꼭지 만을 읽고서도 충분히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책이다. 딸아이의 뒤에서 자신이 선택하는 길을 조용히 따라가는 아버지의 모습. 그 마음은 이젠 충분히 자신의 길을 걸을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 할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생각만을 아이에게 주입하려 하지 않고, 아이의 뜻을 최대한 존중하는 한 발 떨어져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로서는 참으로 정겨운 모습이었고 부러운 모습일 수 밖에 없다.  이십년이 지난 후 나 또한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고 싶다.

 

힘든 청소년기를 거쳐 방황의 시절을 보낸 저자는 어렵게  선생님의 길을 걷는다. 같이 학생을 가르치는 아내를 만나 평생을 아이들과 함께 보내며 아이들을 위한 시와 동화를 쓰는 저자. 나이는 벌서 50대에 접어 들었지만 항상 아이들과 함께 한 생활 탓인지 그의 글들은 맑고 깨끗하다. 책의 중간중간에 실려있는 그의 시들을 보고 있으면, 잠시 책장을 접고 시의 내용을 음미하게 만든다. 빠른 것이 좋고 앞서가는 것이 가장 최선으로 생각되는 요즘에 저자처럼 누군가의 뒤에서 진정한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여유로움이 부러울 뿐이다. 지금은 분명히 한발 정도 살짝 뒤 쳐진채 천천히 가는 방법이 필요한 시기인 듯 하다. 참으로 깨끗한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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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왈 曰曰 - 하성란 산문집
하성란 지음 / 아우라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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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하성란의 글들을 많이 읽어보지는 못했다. 최민식 작가와 같이한 사진책에 실린 짧은 글들에서 받은 강렬함이 상당히 인상 깊게 느껴졌기에 그 후로 그의 작품들을 읽어오고 있다. 그래봤자 단편 소설 몇 편을 읽었을 뿐이고, 얼마전 발표한 장편 A는 구입만 해 놓은채 아직까지 펼쳐보지도 못하고 있다. 그러던중, 그녀의 첫 번째 산문집이라는 왈왈을 접하게 됬다. 曰曰이라는 제목에서 작가의 소소한 생각들을 접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물론 그런 의미도 있었지만 책을 읽다보니 개가 짓는 소리를 뜻하는 왈왈 이기도 했다. 피식 웃음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2009년 1월 19일부터 1년 가까이 한국일보에 '길 위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었던 글을 묶은 책이다. 1년 이라는 시간동안 매일매일 신문에 써온 글이기 때문에 중간 중간 중복되는 표현과 시리즈 형식의 글들에서는 비슷한 내용들이 반복되어지기는 하지만 연재물이라는 특성을 빌리자면 어쩔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담하고 가벼운 책의 느낌이 좋았고 책의 절반쯤을 읽어서야 비로서 알게된 글자 색의 배합이었다. 두가지 색으로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글자의 색깔이 변하고 있었다. 이런 식의 편집도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참으로 독특하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요즘은 정말 내용도 중요하지만 포장도 그에 뒤지지 않게 중요한 시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평범하다는 것이다. 작가의 이야기 이기에 꽤나 특별하고 독특할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자칫 실망하기도 쉽다. 그저 나와 비슷한 사람의 평범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그 평범함이 편안함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한번 정도는 내가 겪었을 일들과, 내가 고민하는 부분들에 대해 공통적인 것들을 만나게 되면 반가워지는 것이 그런 이유에서 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도 가장 좋았던 부분은 크게 포장하지 않으려는 작가의 평범함 때문이다. 요즘 민낯 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화장발에 반대되는 표현으로 민낯이 고운 연예인들이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작가 또한 크게 포장하지 않은 채 자신의 민낯을  과감히 공개하는 모습이 때로는 아름답게 보일 때가 있다. 일간지에 매일 실린 글의 특성상 650자 안팎이라는 지면의 제약을 받는다.  하고자 하는 말들을 충분히 할수는 없었겠지만 정해진 틀 내에서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것은 작가의 권한이자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650자의 압박이라는 말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지하철에서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아 멀쑥해졌던 일들. 츄리닝에 모자를 눌러쓴채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아이엑 본의 아니게 유괴범으로 몰렸던 일들. 작가 김별아 와의 조금은 특별한 관계. 흡연으로 인한 가족과 주변인으로부터의 압박등.. 신변잡기에 가까운 글들에서 작품속에 투영된 하성란이 아닌, 현실에 기반한 하성란의 모습을 글로 느낄수 있었다.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의 죽음에대한 애도.  하루가 다르게 솓아오르는 초고층 건축물로 인한 환경파괴의 우려등 사회적 관심사에 대한 부분들에 대해서도 작지만 뚜렷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년전 연재되었던 글들이기에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2009년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가 무엇 이었는지 알게 되는 재미도 있다. 마치 지나간 신문들의 헤드라인을 쭉 읽어보는 듯한 느낌과도 같으며, 지난 일기장을 펼쳐보는 듯한 감회도 느낀다. 그저 빠르게 읽는 것이 능사가 아닌, 조금씩 조금씩 음미하며 읽는다면 그 담백한 맛이 더욱 뛰어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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