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비오틱 홈베이킹 - 자연을 통째로 구운
이와사키 유카 지음 / 비타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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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리를 잘 못한다. 요리라고 거창하게 말 할 것도 없다. 음식에 관해서는 먹는것을 빼고는 전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결혼하기 전에는 아예 음식을 해 볼 생각도 안했고, 결혼 후에는 요리를 못한다는 아내의 지청구 때문에 몇 번 시도해 보았지만 그 결과는 예상대로 신통치 못했다. 그러다 보니 음식을 만든다는 것에는 솔직히 자신이 없다. 자신이 없다고 해서 관심조차 없는 것은 아니다. 하루에도 수차례 방송되는 요리프로를 보고 있으면 침이 꼴깍 꼴깍 넘어가며 나도 한 번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곤 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하고 있는 걸 보면 무척 쉬울것 같고, 내가 해도 그 정도의 맛은 낼것 같은 착각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그건 정말 착각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요즘은 웰빙이라는 말이 대세로 통하고 있다. 단순히 먹는 것을 떠나 건강까지 챙겨야 하는 것이 필수인 시대다. 패스트푸드.정크푸드로 불리어지는 것들이 실재는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쓰레기와 같은 의미로 통용될 정도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런 음식들의 유혹을 벗어나는 것 또한 무척 힘들다.  요즘은 슬로우푸드가 대세다. 패스트푸드에 반대되는 말로 통용되고 있지만, 단순히 음식을 천천히 만든다는 것의 작은 의미보다는 인공적인 맛을 최소화 하고, 개개의 재료가 가진 특성을 잘 살린 자연에 가까운 음식을 만드는 것을 총칭한다고 보는것이 정확할 것 같다. 마크로비오틱 홈베이킹은 무척 생소한 말이다. 그 말뜻을 따지기 전에 앞에 붙은 말을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바로 '자연을 통째로 구운'이라는 말이다. 마크로비오틱이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자연을 통째로 사용한다는 의미에서는 이 음식또한 슬로우푸드에 해당하는 듯 하다. 물론 무슨 빵이 슬로우푸드 혹은 웰빙 음식이냐고 반문 할수 있겠지만 '마크로비오틱'이라는 말 뜻을 되새겨 보면 그 의문은 쉽게 사라질 것이다.

 

마크로비오틱은  macro(위대한,크다)  + bio(생명,생물0 + tic(방법,기술)의 합성어로 '위대한 생명의 기술'이라 해석되는 자연건강법이다.일본에서 시작됬으며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큰 평가를 얻고 있다고 한다. 저자 이와사키 유카는 일본 국가공인 영양사 출신으로 마크로비오틱 전문교육을 받은 정통파 요리 강사이며 , 지금은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다. 마크로비오틱의 기본 개념은 동양사상인 음양의 조화 즉 중용에 있다. 신토불이,자연생활(친환경,무농약),음양조화(균형),일몰전체(통째로 먹자)는 마크로비오틱의 4대원칙이라 불린다. 내용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우리 선조들이 중요시 해왔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푸드마일리지(재료의 이동거리)가 중요시되는 요즘 신토불이야 말로 요리의 기본일것이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재료라 하더라도 지구 반대편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은 어쩔수가 없을 것이다.  음식에도 음양이 존재한다. 어떤 음식은 양기가 세고, 어떤 음식은 음기가 세다. 둘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도 우리 몸은 나쁜 기억을 가지게 된다. 친환경,무농약,유기농 재료를 사용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껍질부터 뿌리까지 통째로 먹어야 그 에너지를 그대로 흡수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의학적으로 시시콜콜 따지다 보면 개개인에 따라 피해야 할 음식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 책은 전문의학 서적이 아니라는 것만 기억하면 문제 될 것이 없다.

 

베이킹에 문외한 인 나도 설탕,달걀,버터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로 알고 있다. 하지만, 마크로비오틱 홈베이킹 에서는 기본적인 세가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뿐만 아니라 우유,초콜릿,꿀,설탕등도 사용하지 않는다. 동물성 식품을 사용하지 않고 천연재료의 독특한 성분을 이용하여 단맛,짠맛 등을 만들어낸다. 정제음식은 가급적 피하고 밀가루또한 통밀가루를 주로 사용한다. 간장,된장등으로 음양의 조화를 추구한다. 이정도 되면 보약이라는 말이 어울릴듯 하다. 각각의 음식을 살펴보면 그 생각은 더욱 강해진다. 두부,콩,과일,채소,견과류,쌀가루 를 이용한 요리들을 소개하고 있다. 두부와 콩으로 만든 케이크 와 아이스크림 등은 무척 생소하지만 레시피를 보면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또한 보기에도 무척이나 좋으니 그 맛 또한 꽤나 괜찮을 것 같다. 솔직히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음식들 중 내가 직접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어느덧 달콤한 맛에 길들여져 가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최소한 몇가지 정도의 음식은 시도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반성을 해본다. 사랑스런 딸 아이와 함께 건강과 함께 사랑또한 키워갈수 있는 마크로비오틱 홈베이킹에 도전해 보기로 한다.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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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나아줌마가 들려주는 아프리카 옛이야기
씨나 믈로페 지음, 조선정 옮김, 레이첼 그리핀 그림 / 북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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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 동화는 어느 나라나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의 입을 통해 내려온 이야기들은 시간이 흐르며 혹은 많은 사람들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현대에 걸맞게 윤색될수 있다고 본다. 그런 윤색 과정이 있어야 오랜 시간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옛 이야기는 그 나라의 독특한 문화 오랜시간 걸쳐 내려온 풍습또한 어느정도는 알고 있어야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각기 다른 여덞나라의  옛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그 나라의 역사적,문화적 특징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 그 설명으로 인해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조금은 생소한 상황들을 쉽게 이해하게 해주는 친절함을 보여주고 있다.

 

씨나 아줌마는 아프리카 최고의 스토리텔러 라고 한다. 아프리카 최고의 이야기 꾼. 수많은 부족,언어,문화가 복잡하게 어울려 있는 아프리카의 특성상 그 이야기 또한 무척이나 방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부분 아프리카의 역사가 식민지에 의한 수탈의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기에  그 속에는 아픔과 분노등도 많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보다많은 이들에게 읽히기 위함이 목적인지는 모르겠지만, 각 부족,각 나라의 깊은 한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어쩌면, 언급되고 있지만 내가 잘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표지 와 중간 중간에 삽입된 삽화는 그냥 보기에도 아프리카를 연상케 한다. 강렬한 색채감 과 천을 이용한 퀼트형식의 분위기는  어떠한 설명도 필요없는 아프리카의 대표적 트렌드가 된 듯 하다. 가나,세네갈,수단,에디오피아 와 같이 비교적 우리에게 익숙한 나라의 이야기들과 나미비아,말라위,레소트,스위질란드와 같은 이름조차 생소한 나라의 이야기 총 8편이 실려있다.  권선징악,효행,우정,의리 등과 같이 내용은 우리 나라의 전래동화와 거의 비슷하다. 단지 신화적인 요소가 좀더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과 약간의 문화적인 차이만 제외하면 어느 나라의 어린이들이 읽기에도 전혀 이질감을 느낄지 않아도 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전래동화의 장점은 재미있는 이야기로 인한 풍부한 상상력을 길러준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전혀 다른 나라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새로운 상상력의 날개를 달아주는 것도 꽤나 괜찮은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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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로드 - 걷고 만나고 사랑하라
KBS 희망로드대장정 제작팀 지음 / 예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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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로드]는 지구촌 곳곳에 희망을 전하기 위해, 한국을 대표하는 연기자 여덞 명이 'kbs사랑의 리퀘스트 희망로드 대장정'제작팀과 함께 8개국을 찾아가 전쟁과 빈곤,질병과 무관심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한 사랑의 기록이다. / 책에서

 

여간 해서는 텔레비젼을  잘 보지 않는 나에게 이 책의 제목도 낯설기만 했다. 물론 오래전부터 KBS에서 방영되고 있는 사랑의 리퀘스트라는 프로그램을 몇 번 본적은 있지만, 희망로드라는 프로그램은 한번도 본적도 들어본적도 없는 생소한 프로였다. 하지만, 이번 책을 통해 정말 오랜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함께한 대단한 프로였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요즘 잘 나간다는 연예인들이 출연했다는 것도 큰 화제거리중의 하나이겠지만, 일년이라는 시간동안 이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함께했을 수많은 스텝들의 노고를 생각하니 정말 존경스럽다는 말로밖에는 표현할수가 없다. 여덞명의 스타 연예인이 찾아간 고통의 땅 8개국은 화려함으로 대표되는 그들이 찾기에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다. 그러기에 , 그들의 아름다움은 더욱 빛을 발할수 있었다.

 

많은 이들의 따뜻한 사랑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은 아프리카,남미,아시아등 전 세계적으로 펼쳐 있었다. 그들은 전쟁과 자연재해라는 커다란 재앙으로 인해 세습되는 가난과 질병속에 시달려야 했다. 오랜 내전에 시달려야 했던 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볼리비아 등에서 만난 소년,소녀 병사들. 한끼의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하루종일 중노동에 시달려야 하는 많은 난민들. 그중에서 가장 고통을 받는 사람들은 당연히 여성들과 아이들 이었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 행복이란 지극히 상대적인 개념일수도 있겠지만, 최소한의 의식주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로만 좁게 해석한다면 그 정도의 행복은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이 받아야 할 지극히 상식적인 범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상식적인 일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아이들의 빈곤과 기아, 노동력 갈취, 인권훼손등은 도저히 상식으로는 이해 할 수 없는 참담한 현실이다. 우리는 그들의 참담함을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접할 수 있었다.

 

전광렬,한고은,박신양,유승호,이성재,엄지원,고두심,한은정 이상 여덞명의 연예인들은  저 마다의 이미지가 있다. 나를 비롯한 일반인들에게 고착된 이미지는 기존에 그 들이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보여준 배역의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모두다 전쟁과 빈곤으로 폐허가 된 땅에 어울리는 이미지들은 아니다. 때로는 세련된 도시의 남,녀로 비운의 여주인공으로 어울릴듯한 그 들이 짙은 화장과 화려한 의상을 벗어던지고 가장 낮은 곳으로 향했다. 그들의 본심이 어땠든, 책 과 카메라 뒤에 서있는 그들의 모습이 설령 보여지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하더라도, 온갖 고통으로 허덕이는 수많은 난민들과 함께한 그 시간만큼은 정말 고귀한 순간이었고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기꺼이 고통스러운 순간을 함께한 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또한 오랜시간 힘든 프로젝트를 위해 다같이 함께한 무수한 스텝들에게도 고개를 숙여 감사하고 싶다. 정말 대단한 시간들이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고통은 정말 많았다. 행동하는 것이 가장 큰 목소리라고 말하는 그들의 말이 가슴 깊이 와닿는 시간이다. 행동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작은 행동하나에도 머뭇거리는 내 자신을 다시 한번 깊이 반성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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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마게 푸딩 - 과거에서 온 사무라이 파티시에의 특별한 이야기
아라키 켄 지음, 오유리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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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일본소설을 읽었다. 촌마게 푸딩. 제목이 상당히 낯설다. 푸딩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디저트용 빵의 일종이다. 그렇다면 촌마게는 무엇일까? 책을 읽기 전에는 전혀 무슨 의미인지 몰랐으나 이 책의 주인공인 사무라이 야스메의 헤어스타일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에도시대 남자의 머리 모양으로 정수리까지 밀고 남은 머리를 뒤통수에서 틀어올린것을 촌마게라고 한다.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상투정도 될 듯 하다. 그렇다면 전통적인 머리모양인 촌마게와 푸딩은 과연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이 책의 전반적인 줄거리를 이야기해 보자

 

이 책의 내용은 상당히 간단하다. 지금으로부터 180년전 에도시대의 사무라이인 야스메가 갑작스럽게 21세기 도쿄 한 복판에 나타나게 된다.어느 날 길을 걷다 우연히 발견한 물 웅덩이에 빠진 야스메는 무려 180년이라는 시간을 통과해 온 것이다. 백투더퓨처와 비슷한 구성을 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현대에 나타난 사무라이. 그는 자신이 어떤 상황에 쳐해 있는지 전혀 모른다. 사람들의 모습은 전부 낯설었으며, 자동차,고층 빌딩과 같은 현대 문물들은 오직 칼 한자루만을 차고 있는 그에게는 생전 처음 보는 신기한 것 들이다. 아니 신기하다기보다 무서운 것들이다. 낯선 시간과 공간에 떨어진 야스메에게 구원의 손길이 있었으니, 아파트 주차장에서 우연히 만난 히로코 모자 였다. 싱글맘이자 시스템 엔지리어로 일하고 있는 히로코에게 사무라이 복장을 하고 있는 낯선 사내는 정신병자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교과서나 사극 프로에서만 보던 이상한 복장의 사내는 자신이 정말 에도시대의 사무라이라고 말한다. 반면에 자신이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모르고 있는 야스메는 히로코와 그의 아들 도모야를 만나며 서서히 지금은 에도시대가 아닌 도쿄라는 낯선 곳에 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자신이 살던 180년전의 에도로 돌아가고자 방황하게 된다.

 

 

더부살이 생활을 시작한 사무라이 야스메는 식충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닛폰도를 놓고 식도를 잡기 시작한다. 에도시대의 남자로써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가부장적인 생각의 소유자였지만, 현실에 적응하기 위해 가사도우미로 나선 것이다. 싱글맘 히로코가 출근 한 후에 야스메는 온갖 집안일을 시작한다. 청소,설겆이,요리까지. 모든 면에서 여자인 히로코보다 훨씬 뛰어난 솜씨를 보인다. 그 중에서도 가장 탁월한 것은 요리 솜씨다. 인스턴트 냉동식품으로만 연명하던 히로코에게 야스메는 진정한 요리를 선보인다. 생전 처음 해보는 요리였지만, 책과 텔레비젼등의 레시피를 통한  독학으로 뛰어난 요리를 선보인다. 그 중에서도 케잌 요리는 모든 사람들의 눈과 혀를 사로잡기에 손색이 없다. 야스메의 뛰어난 케잌 요리는 주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급기야 지방 방송국에서 주최한 케잌 경연대회에 참가하기에 이르고, 그 대회에서 야스메는 히로코의 아들 도모야와 함께 팀을 이뤄 우승하게 된다. 그 순간부터 야스메는 전국적인 인기스타가 된다. 뛰어난 음식솜씨와 함께 시대착오적인 외모와 말투, 행동은 특이한 것을 바라는 시대적인 요구에 잘 부합되어 최고의 인기상품이 되어 버린것이다. 어느덧, 야스메에게서 가족의 따뜻함을 느낀 히로코와 도모야는 야스메의 갑작스런 주가급등으로 인해 소원한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히로코와의 더부살이 생활을 떠나 독립을 선언하게 된 야스메. 유명 케익 브랜드를 가지고, 전속 메니져까지 딸린 최고의 스타가 된 야스메. 그 사이에서 방황하는 히로코와 도모야. 도모야는 야스메에게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아버지의 정을 느끼고 있었다. 싱글맘 혼자서 해줄수 있는 사랑의 모자란 부분을 야스메에게서 느꼈던 것이다. 갑자기 찾아온 인기는 세사람에게 원치 않았던 이별과 낯설음을 가지게 한다. 히로코 또한  갑자기 변해버린 야스메의 모습에 당황하게 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에게 이상한 감정을 가지게 된 것이다. 어색한 관계는 도모야의 돌충 행동으로 인해 극적으로 화해를 하게 된다. 또한 야스메또한 처음과 마찬가지로 알수없는 상황에서 예전에 자신이 살던 시대로 돌아가게 된다. 다시 원래대로의 모습을 찾게 된 것이다. 책의 맨 마지막 부분에는 아주 작은 반전이 숨어있다. 히로코 모자가 들린 푸딩 전문점. 에도 시대부터 영업을 해왔다는 푸딩 전문점에서 의외의 사람을 만나게 된 것이다. 과연 그는 누구일까?  책장을 덮는 순간 이야기는 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예상대로 속편이 존재한다고 한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성공을 했다는 촌마게 푸딩. 우리 나라에서 개봉은 안 했지만, 영화로도 꽤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유치하고 진부한 설정이기는 하지만, 가볍게 읽어갈수 있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소설 특유의 가볍지만 잔잔한 즐거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어수선한 연말에 지난 밤 과음을 했다면, 해장으로 읽기에 적합한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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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
공선옥 지음 / 뿔(웅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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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은 공선옥의 작품은 슬픔 그 자체였다. 작품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하나같이 슬픔이라는 옷을 입고 있었다. 마치 비에 흠뻑 젖은 모습을 한 사람마냥 그 들에게서는 슬픔이 뚝뚝 떠러지고 있었다. 책 표지에 있는 작가의 사진은 평범한 농촌 여성을 연상케 한다. 실재로 시골 폐교에서 교실을 수선해서 살고 있다는 그의 생활처럼 모습 또한 수수하기 그지 없다. 한송이 꽃을 들고 서있는 단아한 모습과는 다르게 그녀의 글은 슬픔이 묻어있으면서도 강인한 인상을 준다. 예전에 읽었던 그녀의 작품에 대한 기억은 강인함 이었다. 강인한 엄마의 모습. 강인한 여성의 모습. 비록 홀대받는 연약한 군상들의 모습이었지만 그들에게는 강인함이 느껴졌었다. 이 작품에 등장한 인물들도 하나같이 슬픔에 빠져있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는다. 그게 공선옥의 힘인것 같다.

 

한 여인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영란. 아니다. 사실 영란은 그녀가 삶의 마지막을 장식하고자 했던 목표에 있던 여관의 이름이다. 정신장애를 앓고 있던 어린 아들이 가족끼리 같이한 나들이에서 물어 빠져 죽는 사고는 당한다. 그 후 충격을 받은 남편또한 폐인과 같은 삶을 살다 교통사고로 죽음을 당한다. 졸지에 혼자 남겨진 것이다. 그 후 그녀는 빵과 막걸리만으로 삶을 영위하게 된다. 삶에 대한 마지막 끈마저 놓아버린 그녀에게 남은 것은 비루한 육신밖에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유일하게 남긴 유산인 미지급 인세 때문에 남편의 선배였던 정섭과 만나게 된다.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정섭. 작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변변한 작품 한 편 쓰지 못한 삼류 작가에 불과하다. 모범적인 가정을 꾸리고 있었지만, 또 다른 여인과의 불륜으로 인해 가족을 잃어 버린다. 딸과 부인은 독일로 떠나버리고 그는 평생 그 들의 생활비를 대야만 하는 기러기 아빠라는 종신형을 선도 받는다. 그 또한 슬픔으로 가득 찬 인생을 살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장례식이 있던 어느 날 그는 낯선 여인에게 전화를 받는다. 오래전 후배 출판사에서 발간한 자신의 책에 대한 인세를 못 주겠다는 내용 이었다. 그 녀와의 우연한 만남은 슬픔과 슬픔의 만남이었다. 슬픔을 간직한 사람끼리는 서로 통하는 것이 있는 모양이다. 두 사람은 기이한 인연으로 인해 또다른 후배의 장례식에 참석하고자 목포로 떠나게 된다. 목포는 항구다. 하지만, 목포는 커다란 슬픔을 간직한 도시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여자 와 남자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면서 진행된다. 화자가 두명이다. 두 사람의 화자를 내 세운건 그 들의 아픔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교대로 진행되는 이야기에 따라 두 사람의 운명또한 번번히 빗겨 갈 뿐이다. 한 곳에 있지만 결코 만날 수 없는 두 사람의 운명처럼 책 한권에 등장하지만  두 사람은 동시에 등장하지 않는다. 장례식 이후 헤어진 두 사람은 결코 만나지 않는다. 책을 쓰기 위해 다시 목포를 찾은 정섭과 삶을 마감하기 위해 목포를 찾은 영란은 목포라는 도시에서 같이 숨쉬며 살아가지만 결코 재회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서로를 갈구 하는 것. 목포는 두 사람을 연결하는 유일한 끈이기도 하지만, 두 사람을 엇갈리게 하는 회전문과도 같다. 새로운 사랑을 찾는것이 지나간 사랑에 대한 배신이라고 생각하는 그들. 그러기에 자신의 슬픔과 상처를 치유하기 보다는 그대로 방치하고자 하는 사람들. 자신을 더욱 고통스럽게 함으로써 지나간 사랑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 하지만 그들은 서로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이 사랑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목포를 찾은 정섭은 드디어 영란과의 재회를 하게된다. 하지만 책은 여기에서 끝을 맺는다. 두 사람이 진짜 재회를 했는지, 그 이후 새로운 삶을 시작했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 사실 이 책이 사랑타령을 주제로 하는 작품도 아니기에 그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아마도,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기만 할 뿐 새로운 사랑을 다시 시작하지 못할수도 있다.

 

자신의 슬픔을 방치하지 말고, 돌보기를 바란다는 작가의 말처럼, 저마다의 상처를 지니고 살아가는 우리들은 자신에게 좀더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새삼스럽게 목포의 눈물이라는 노래가 듣고 싶어진다. 또한 목포의 걸죽한 사투리또한 그리워 진다. 책에서 처럼 목포의 사투리는 더이상 조폭의 전유물이 아니다. 희화화 되버린 그 들의 말이 참으로 정겹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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