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의 선물 - 커피향보다 더 진한 사람의 향기를 담은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이야기
히말라야 커피로드 제작진 지음 / 김영사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표적인 기호 식품으로 자리잡은 커피. 한 때는 커피가 부의 상징 혹은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표현되는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커피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식품도 없다. 자판기 커피,다방커피라 불리우는 일반적인 커피부터 시작해서 거리를 지나다 보면 가장 눈에 많이 보이는 가게 중의 하나가 커피 전문점이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동네에 다방이 참 많았다. 그에 따라 오토바이로 커리를 배달하는 다방 종업원들도 많이 있었다. 그런 다방들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면서 커피숖이라는 형태의 조금은 세련된 문화가 형성됬었다. 지금은 오로지 커피만 취급하는 커피전문점이 대세다. 그중에서도 스타벅스,커피빈 과 같은 다국적 커피 전문점의 진출은 문화적 대세라고 할 수 있다. 삼,사천원 짜리 점심을 먹고 칠,팔천원짜리 커피를 마시는 경우를 이젠 심심치않게 볼수 있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대형 쇼윈도우 안에서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젠 더이상 뉴욕과 같은 도시의 낯선 풍경은 아니다. 심지어 시골의 할아버지,할머니들 조차도 식사를 하면 반드시 인스턴트 커피 한 잔 정도는 마셔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만큼 커피의 중독성이 크다는 말일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생활 깊숙이 자리잡은 대표적인 외국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커피 중독 수준은 아니지만, 직장에서는 꽤 많은 양의 커피를 마시는 애호가 중의 하나이다. 물론 수많은 커피의 종류를 가려마실만큼 미식가도 아니고, 좋은 커피를 알아볼 심미안도 갖추고 있지 않다. 그냥 자판기 커피를 즐기는 평범한 사람중의 한 명이다.

 

커피값이 비싸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울 중심지에 자리잡은 대형 커피전문점을 가면 그 커피값에 놀랄 경우가 많다. 물론 대형 프렌차이즈라는 점과 상가가 위치한 지역의 비싼 임대료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커피 값은 일반인들이 기호 식품으로 즐기기에 결코 만만한 가격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매일 몇 잔씩 즐기는 커피의 원가는 얼마나 될까? 또한 커피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사람들과 나라는 과연 얼만큼 이득을 올릴수 있을까에 대해 궁금증을 가져보게 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뜻이 커피는 브라지,콜럼비아 같은 나라가 주요 생산국이다. 하지만, 그 곳에서 커피를 생산하는 농부들은 거의 착취 수준에 가까운 저임금.고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촌 생활과 다르지 않게 생산자에게는 별다른 이익이 돌아가지 않는 구조이다. 중간 유통단계와 다국적 프렌차이즈 기업의 마진을 빼고 나면 그들은 정당한 노동의 댓가도 받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런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서서히 공정무역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공정무역이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연결 , 유통구조를 최소화 하여 생산자에게는 보다 많은 이익을 소비자에게는 좀더 저렴하고 품질좋은 제품을 공급하자는 취지이다.

 

참여자 전원 재능기부로 이루어진 EBS다큐 제작팀이 공정무역의 정착을 위해 아름다운커피,착한 커피를 찾아 히말라야 대원정에 나섰다. 커피 생산국으로는 꽤 낯설은 히말라야의 나라 네팔을 찾은 것이다. 네팔 중에서도 아주 작은 도시 아스레와 말레. '좋은 사람들이 여기 정착하다'라는 뜻처럼 말레는 11가구 밖에 살지 않는 아주 작은 마을이지만 그 곳에서는 사람들만큼이나 착하고, 아름다운 커피들이 자라고 있었다.  그늘이 많고 오염이 안돼 하늘이 내려준 최고의 커피 재배지라고 불리어지는 말레 마을에 커피가 자리잡은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열악한 자연조건으로 인해 식용을 위한 농작물은 거의 재배가 되지 않았지만, 커피 만큼은 그 나뿐 환경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커피 묘목을 살 돈이 없어 어렵게 어렵게 살아가는 그 들에게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가계와 연결이 되어 커피 묘목 3000그루를 지원받게 된다 .그 조건은 무농약,유기농의 깨끗한 커피를 만든다는 조건하에서 였다. 하지만, 말레 사람들에게 커피는 생명과도 같은 존재였다. 조금 느리기는 하지만 자연을 절대 거스르지 않는다는 그들의 생각은 자연스럽게 유기농 커피를 재배하게 된다. 세계에서 목화,담배와 함께 가장 많은 농약을 사용하는 것이 커피라고 한다. 그래야 생산량도 많아지고 품질도 고르게 얻을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말레 사람들은 조금은 느리고 생산량은 많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먹는 것이기에 깨끗하고 아름다운 커피를 만들어야 겠다는 아름다운 신념을 가지고 있다. 요즘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이탈리아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들었다는 최고급 트레이닝 복처럼, 말레 사람들은 자신의 커피를 한 알 한 알 정성스럽게 손질하고 있다. 어떠한 기계의 혜택도 없는 그들에게 커피는 자연,사람,사랑이 하나가된 축복의 산물이다.커피는 곧 그들의 생계수단이자 존재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떤 수입원도 없이 지내는 그들. 해외 이주 노동자의 길을 걸어야 하는 극빈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그들에게 커피는 온 가족이 떠 받들어야 할 절대적인 존재인 것이다. 하지만, 매일 커피와 함께 생활한 그들에게 실재로 커피가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도 몰랐다는 것이 나에게는 꽤나 충격적이었다. 외부인에 의해서야 커피가 먹는 것이라는 것. 자신들의 전통차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되고, 처음 느낀 커피의 맛에 당황하기도 하지만, 이내 그들은 자신들만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커피를 마시게 된다. 맷돌에 갈고 팬에 볶아 먹는 커피는 어떠한 첨단 기계를 동원한 커피 보다 훨씬 뛰어남은 당연할 것이다. 아름다운 사람들에 의해 전해진 커피 묘목 3000 그루. 지금도 말레 마을에서는 3000그루의 커피 묘목과 함께 그들만의 아름 다운 꿈,희망,사랑이 영글어 갈 것이다. 아름다운 사람이 만든 아름다운 커피. 이 겨울 나도 한 잔 마셔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모 레지스탕스 - 저항하는 인간, 법체계를 전복하다 레지스탕스 총서 1
박경신 외 지음 / 해피스토리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 '계란으로 바위치기' 우리는 무모한 도전을 이렇게 표현한다. 텔레비젼 프로는 무모한 도전을 무한도전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큰 흥행을 일으키고 있다. 텔레비젼 프로그램이 어떤 내용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아니지만,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은 자신에게 결코 쉽지 않은 과제들을 이루어 내는 과정에서 많은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작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합창 프로그램 또한 같은 맥락이다. 무모한도전 과 무한도전 이라는 말은 글자 한 자 차이지만, 그 뜻을 살펴보면 엄청난 차이를 느낄수 있다.무모한 도전이라는 말에는 체념의 색이 짙지만, 무한도전이라는 말에는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투지가 보인다. 우리가 무모해 보일지는 모르나 결코 포기하지 않는 무한도전 정신에 감동을 받고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여기에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사람들의 무한도전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과도 같은 이야기. 약한 자들의 무모해 보일지는 모르나 결코 포기하진 않는 무한도전과 같은 감동의 이야기가 있다. 박경신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을 비롯한 7명의 진보적 법조인이 공동으로 펴낸 '호모 레지스탕스'가 바로 그들의 이야기 이다. 역사는 항상 발전하지 않는다. 역사는 그 당시 헤게모니의 성향에 따라 항상 새로운 색깔을 나타내곤 했다. 하지만, 어느 시대이건 역사는 살아 남은자, 강한 자 만의 전유물이었다. 승자 만이 기억되는 것은 비단 어제,오늘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고도의 경제성장,G7 정상회의의 개최만으로 세계적 강대국이 된 것처럼 선전하는 우리 시대의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IMF와 세계금융위기의 시대를 거치며, 다시 한번 경제 개발 논리가 모든 것의 최우선 순위에 놓이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그로인해 우리는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한다. 하지만, 고통분담이라는 말은 관념적인 이상논리에 지나지 않는다. 고통을 짊어져야 하는 사람은 언제나 소수의 약자들 뿐이었다. 소수의 약자들은 비단 최하층 몇몇 부류의 사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 시대의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기득권층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 바로 나 자신이 포함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책은 소외된 계층의 약자들. 그들의 저항기록이 담겨져 있다. 그들의 저항은  결코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서도 기득권층에 포함되기 위해서도 아니다. 오로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자신의 기본권을 찾기 위해 투쟁할 뿐이다. 그러기에 그들의 저항은 아름답다. 이시대 최고의 레지스탕스 그들의 아름다운 기록들이 펼쳐진다.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 하지만 그건 법을 잘 알고 법을 이용할줄 아는 사람들만의 이야기이다. 법이라는 울타리 안에 놓여진 사람들, 그들만이 만들어 놓은 테두리 속에서만 법은 평등하다. 그 울타리 밖에 놓여진 사람들에게 법은 무서운 존재일 뿐이다. 강한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편하지만, 약한자에게는 무서운 것이 법이다. 엄연한 현실이다. 그 현실을 타파한 사람들이 있다. 미네르바로 잘 알려진 사람. 그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표현의 자유를 박탈 당했다.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그건 아마도 언론을 비롯한 권력층에서 만들어낸 이미지 일수도 있다. 개인의 의사 표현까지 간섭하는 법 앞에 우리는 좌절 했었다. 하지만 그는 당당히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무수한 레지스탕스 들의 노력이 있었다. 삼성이라는 거대한 조직에 맞서 떡값 검사 명단을 폭로 했던 노회찬 전 국회의원. 종교의 자유를 위해 분연히 1인 시위를 펼친 고등학생. 딸들의 반란이라 일컫는 종중 상속권에 이의를 제기한 여성들. 그들로 인해 불가침과 같이 인식됐던 종중제도에 커다란 개혁의 물결이 일었고, 호주제 폐지와 같은 양성평등의 길이 열렸다. 제사는 과연 누가 지내는가라는 원론적인 문제의식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과제임에 틀림없다.타워 팰리스 바로 길건너에는 주민등록 전입신고도 하지 못하는 무허가 주택이 즐비해 있다. 다른것도 아닌 자신이 실재 거주하는 주소를 찾고자 하는 사람의 몸부림은 불가능할 것 같았던 거주와 이전의 자융에 대해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90%이상 진행된 공사는 과연 중단할 수 없는 것일까? 새만금 사업으로 되돌아 본 국책사업의 폐해는 현재의 상황과 너무도 유사하다. 촛불이 무서운건지 민중들의 목소리가 무서운지 분간이 안되는 야간집회 금지 법률등. 현실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어처구니 없는 법률들이 너무도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아주 작은 권리를 찾기 위해 몸부림 치는 수많은 레지스탕스들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법의 진정한 존재 이유에 대해 일말의 희망을 걸수 있는 것 같다. 힘없는 소외자들과 함께하는 양심있는 법조인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혁명적 변화일지도 모른다. 하지만,그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건 혁명이 그들에게 가져다준 결과이다. 그들은 혁명의 결과로 어떠한 권력도 원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혁명은 그릇된 것을 옳은 것으로 바꾸는 것이지, 다른이에게 있는 권력을 나에게로 뺏어 오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혁명과 권력을 원하는 수많은 레지스탕스. 더이상은 우리도 그 안에 참여하는 것을 주저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딱딱하기만 한 법조문을 읽는 것이 조금은 지루하기도 했지만, 그들의 용기와 양심을 느끼기에는 전혀 지루하지 않는 짧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가의 식탁을 탐하다
박은주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연말에 꽤 독특하고 재밌는 책을 읽었다. [대가의 식탁을 탐하다] 는  단순히 요리에 관련된 책이라고 규정짓기가 꽤나 모호하다. 제목에서 보여주는대로 대가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이 평상시에 선호했던 음식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음식에 관한 이야기만 하고 있는 것도 아니며, 음식에 관한 레시피가 주를 이루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분명한 건  요리책은 아니라는 것이다.단, 한 꼭지가 끝날때마다 대가들이 즐겼던 음식에 대한  아주 간단한 레시피가 곁들여 있다.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참고할 만하다. 이 책은 일년여동안 조선일보에 연재 되었던 글이다.  조선일보를 안봐서 모르겠지만 연재당시 꽤나 인기가 있었던 글이라고 한다. 글의 내용이나 주제를 보면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독특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  일단 이야기의 형식이 꽤나 재미있다. 레오나르드다빈치,헤밍웨이,마릴린몬로와 같은 유명인사들과의 가상 인터뷰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미 고인이 된 과거의 인물들이지만 저자는 그 들을 인터뷰이(interviewee)로 만들었다.당연히  인터뷰어(interviewer)는 저자 본인이다. 대담형식이다보니 책을 읽다 보면 마치 죽은 인물들이 실재로 살아돌아온듯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마치 텔레비젼을 보고 있는 듯한 생동감을 느낀다. 이 것이 아마도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일 것이며, 독자들은 이런 낯선 패턴에 호감을 가지게 된 듯 하다. 또 한가지는 나폴레옹,

프르스트,레오나르드 다빈치,호치미,카사노바,엘비스프레슬리,마릴린몬도 등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역사적인물들의 내밀한 이야기들을 언급함으로 평상시에 대중이 느꼈던 궁금증을 본인들의 입을 통해 듣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제목은 대가의 식탁을 탐하는 것이지만, 실상은 대가의 숨겨진 이야기에 더욱 촛점을 맞추고 있는 듯한 인상을 느꼈다.

 

커피 중독자로 유명한 발자크의 커피, 프푸스트의 마들렌, 반고흐의 감자,500권의 책과 맞바꾼 뒤마의 멜론,소동파의 동파육,카사노바가 사랑한 치즈 등과 같이 역사적 인물이 사랑한 혹은 집착을 보인 음식들에 대한 짧은 이야기는 에피타이저에 불과하다. 저자는 각 인물들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하여 , 후세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궁금증들을 거침없는 말투로 질문을 하고있다. 때로는 그들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낯간지러운 질문부터 많은 사람들이 혹독하게 비판하고 있는 아픈 기억들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은채 혹독하게 질문을 한다. 역사적 인물들은 때로는 유쾌하게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기도 하고, 난처한 질문에 대해서는 은근설쩍 넘어가기도 하며, 때론 크게 화를 내기도 한다. 물론 이런 대화들은 모두다 객관적인 자료들을 토대로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미스테리 남아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한결같은 대답을 하고 있다.'노,코멘트' 존에프케네디 가문과의 인연 , 그리고 자신의 죽음에 대해 질문을 받은 몬로의 대답처럼 말이다.   유쾌한 발상과 재밌는 말투에도 불구하고, 호치민과의 인터뷰 내용은 꽤나 저자 자신의 주관이 개입된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후세의 사람들이 호치민의 전쟁관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가 이루어낸 결과보다는 월남전쟁으로 인해 피해입은 베트남인들의 고통에만 촞점을 맞춘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월남전쟁의 본질적인 이유인 독립. 그리고, 과연 그 들이 왜 싸웠는가에 대한 진정한 이유는 너무 쉽게 간과되어 버린것 같다. 그러기에 호치민 또한 인터뷰 도중 버럭 화를 내고 만다. 아마도 호치민에게 '버럭 호치민'이라는 별명이 붙을지도 모를 일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음식에도 상당히 조회가 깊었으며, 요리에 관련된 많은 것들을 직접 발명했다는 것 (포크,샴페인 따개 등)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아무튼 재미는 있는 책이었다.

 

레오나르드 다 빈치의 음식 철칙

1. 배고플 때만 먹고 가벼운 음식으로 만족할 것.

2. 음식은 잘 씹어 먹고 잘 요리된 단순한 것만 먹을 것.

3. 약을 먹는 건 좋지 않다.

4. 먹은 후에는 쉴 것.

5. 분노와 더러운 공기를 피할 것.

6. 식탁을 떠날 때는 좋은 태도를 유지 할 것.

7. 점심식사 후에 낮잠을 자지 말 것.

8. 와인엔 물을 섞어 조금씩 마실 것.

9.그러나 식간이나 저녁식사를 기다리고 있을 때에는 마시지 말 것.

10. 변소가는 일을 미루지 말 것.

11. 잠을 잘 자고, 자는 동안 머리와 마음에 행복을 느낄 것.

12. 항상 이 규칙을 잘 지킬 것.    [ 다빈치의 노트 ' 코덱스 아틀란티쿠스 에서 ] 10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셜록 홈즈 전집 4 (양장) - 공포의 계곡 셜록 홈즈 시리즈 4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번에는 3편[바스커빌 가문의 개]에서 보여주었던 방식에서 벗어나 전형적인 홈즈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주홍색 연구와 비슷한 구성을 가지고 있는 이번 작품은 크게 두개의 구성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번 째는 미스테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며, 두번 째는 그 사건의 이면에 감추어졌던 과거에 관한 이갸기 이다. 이런 스타일의 구성은 한 편의 작품을 통해 두개의 이야기를 읽는 것 같은 혜택을 누린다는 것이다. 두가지의 이야기 모두 매우 흥미로우며 더욱 중요한 것은 별개이면서도 연관되어 있는 이야기가 저마다의 놀라운 반전을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첫번 째의 이야기는 미스테리한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추리소설의 참 맛을 느낄 수 있으며, 두번 째 이야기는 살인사건에 대한 전편에 해당하는 데 , 사건에 얽힌 더욱 거대한 음모에 대해 알수 있다. 사실 이번 작품은 두번 째 이야기가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의문의 살인 사건. 그걸 파헤치는 홈즈와 그의 친구 왓슨. 공포의 계곡은 범인이 누구인가를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코난도일의 작품이 항상 그렇듯이 범인은 항상 의외의 사람이다. 어떤 경우에는 살인사건 자체가 하나의 트릭일수도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아내는 것 못지 않게 , 왜 살인이 일어났는가에 대해 촛점을 맞추는 것이 더욱 흥미롭다. 살인 사건이 있기 아주 오래전 이야기. 미국에 있는 어떤 단체에 관한 이야기. 그 단체에 얽힌 미스테리한 사건은 남,녀의 불같은 사랑을 느낄수도 있고, 마치 헐리우드 식 서부 활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1편에서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홈즈의 역할이었다면, 2부의 이야기 전개는 오로지 코난도일의 몫이다. 물론 두 사람을 떼어 놓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일수도 있겠지만, 공포의 계곡은 그렇게 밖에는 설명을 할 수가 없다. 셜록홈즈 전집의 반도 읽지 못했다. 아직까지 다섯 권이 더 남아있다. 하지만 장편은 이번 이 마지막. 나머지는 단편집 들이다. 내가 어린시절 셜록홈즈를 수없이 읽었다고 기억하는 것도 아마 이 단편집 때문일 것이다. 이번 작품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한 명의 인물. 바로 모리어스 박사에대해 처음으로 언급되기 시작했다. 홈즈 스스로도 최고의 천재라고 인정하는 모리어스 박사. 공포의 계곡에서는 단순히 이름만 언급됬지만 앞으로 나올 시리즈에서는 그와의 본격적인 한 판 승부가 펼쳐질 듯 하다. 아직까지 변변한 적수를 만나지 못한 홈즈. 그의 코를 납작하게 해줄. 아니, 적어도 진땀 정도는 빼게 해줄 맞수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벌써 부터 기대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
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대양 사건을 기억한다. 80년대 종말론을 거론하며 무수히 많은 신도들을 착취했던 사이비 종교집단. 그들은 오랜시간 감금과도 같은 생활을 했으며 오대양이라는 공장을 통해 불합리한 이득을 취하기도 했다. 그들이 믿던 종말론은 결국 자신들의 종말로 종결되고 말았다. 삼십명이 넘는 사람들의 집단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종말은 어떠한 종말론보다 섬득하다. 아련하게 떠오르는 별로 되새기고 싶지 않은 기억이 하성란의 장편 에이를 통해 부활했다. 작가 자신도 오대양 사건을 모티브로 작품을 썼다고 했지만, 그렇게 말하지 않더라도 책을 읽은 사람은 누구나 오대양 사건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물론 오대양 사건을 아는 사람에 한해서 이다.

 

오대양은 신신양회라는 수도권의 작은 시멘트 공장으로 분한다. 시멘트 공장에는 어머니라 불리우는 사장이 존재하고 있다. 어머니는 신신양회의 사장이기도 하고 말 그대로 어머니이기도 하며, 하느님 아버지와 상응하는 존재로서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어머니를 필두로 일곱명의 젊은 엄마들이 등장한다. 그들에게는 또 다른 자식들이 생긴다. 어머니와 일곱명의 엄마. 그들이 신신양회를 이끌어가는 핵심 인물들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출신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과, 모두 여자라는 점. 그리고, 자식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공통적으로 아버지라 불릴수 있는 남편. 즉, 남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신신양회에서의 유일한 남자는 삼촌이라 불리우는 사람 한 명 뿐이다. 물론 공장 근로자들은 제외하기로 한다. 어머니만이 존재하고 아버지라는 존재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어머니는 훨씬 더 강력한 신격화를 이룰 수 있다. 신신양회에서 아버지를 언급하는 것은 금기에 가깝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남자를 멀리하는 금욕적인 단체는 아니다. 그들에게는 어느 누구에게도 억압받지 않는 신연애사상으로 가득차 있다. 남자를 만나고 정을 통하고 헤어지는 것은 그들의 자유이다. 하지만,그들은 결코 아버지를 만들지 않는다.  어머니를 비롯한 일곱 명의 젊은 엄마들의 노력으로 신신양회는 고도의 성장을 거듭한다. 거기에는 건설경기 활황이라는 호재와 어머니의 공격적인 경영법 이라는 눈에 보이는 그럴듯한 이유가 있었지만, 이면에는 어느 누구도 짐작하지 못할 거대한 배경이 숨어 있었다. 하지만, 쓰레기 시멘트 파동과 사일로 증축등의 무리한 경영 거기에 동반된 건설경기의 침체로 인해 신신양회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항상 그렇듯이 고도의 성장은 급격한 추락을 불러일으키게 마련이다. 다락방에 모인  어머니와 젊은 엄마들. 그들에게 신신양회의 파산은 인생의 종말과도 같았다. 어머니를 포함한 25명의 사람들은 집단자살이라는 거룩한 의식을 치룬다. 좁은 다락방에서 한사람 한사람의 목숨이 끊어지는 절명의 시간들. 24명의 목숨이 사라져간 시간. 마지막 생존자는 일곱명의 젊은 엄마중 한명의 딸이었던 한 소녀였다.앞을 보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유일한 생존자가 되었던 그녀는 자연스럽게 이 글의 화자가 된다. 보지못했지만 누구보다 이야기를 좋아했던 그녀. 보지못했기에 누구보다 많은 느낄수 있었고, 생각할 수 있었던 그녀. 그녀가 살아남은 이유는 앞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주기를 원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생각한다. 그 날 다락방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는 자신만이 아니라는 것을. 그러기 위해 그녀는 많은 상상을 하고 끊임없이 기록한다. 이 책은 앞이 보이지 않았던 그녀의 눈 먼 기억들이다. 그 곳에는 어느 누구도 경험할 수 없는 느낌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 느낌을 에이(A)라고 부르기로 하자.

 

사건이 있은 후 3년이 지났다. 어머니와 젊은 엄마들의 집단 자살이 남기고 간 것은 사이비 종교 집단이라는 세간의 손가락질과 고아가 된 그 들의 자식들이었다. 신신양회와 함께 자라온 아이들은  자신들의 고향인 신신양회를 다시 살리기 위해 공장으로 모이게 된다. 기태영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여성이었던 그 들은 어머니와 엄마들이 했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며, 신신양회의 부활에 앞장선다.   예상했던 대로 그 들의 방법은 정상적인 것이 아니었다. 물론 외부에서 보여주는 그들의 경영방식은 부활이라는 말을 떠나 완벽한 재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어머니가 간과했던 민심을 사로잡았고, 친환경 이라는 트렌드와 보여주기라는 방식의 홍보 방식은 사이비 집단이라는 손가락질을 무색케 할 정도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엄마와 같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것은 유전이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서운 힘이었다. 화자에게 조차도 의문의 인물로 묘사되고 있는 기태영이라는 존재로 인해 제2의 신신양회는 성공의 길을 걷기도 하지만, 또한번의 몰락을 불러올 수 있는 위태로운 길을 걷게 된다. 우리는 그 길을 에이(A)라고 부르기로 하자.

 

그렇다면 과연 A는 무엇일까? 연예부 기자 최영주는 어느 순간부터 유명 연예인들 앞으로 배달되는 이상한 편지의 정체를 알게된다. 연예계의 생리를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듯한 그들의 편지 내용은 너무도 자신들을 잘 알기에 오히려 많은 거부감을 일으키게 된다. 그 편지의 발신인이 바로 A이다. 또한 A의 색깔이 주홍색이었기에 사람들은 주홍글씨의 의미를 되새기며 A라는 존재에 의문을 갖게 된다.정말 A는 간통을 의미하고 있을까? 물론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작가는 이야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A의 정확한 의미를 말해주지 않는다. 내밀함과 모호함이다. 하지만, 내밀함과 모호함에는 A라는 철자는 들어가지 않는다. 나 또한 A의 의미를 파악할수 없었다. 어쩌면 아무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책의 후기를 읽어보면 A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더 많은 혼란을 일으키게 된다. 작가는 결코 친절하지 않았다. 

 

이야기는 시간의 흐름을 무시로 넘나든다. 시점 또한 한 가지로 일관되지 않는다.이야기는 또 한가지의 이야기를 유발시키고, 인물은 또 다른 인물을 등장시키다. 계속해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결코 만나지 않지만, 긴밀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으며,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인물들은 결국에는 자신과 가장 가까운 관계라는 것이 알려지기 시작한다. 복잡한 연결고리로 이루어진 작품. 작가는 책의 제목으로 Z가 아닌 A를 선택했다. 아무런 의미가 없을수도 있지만, 알파벳에서 가장 먼저 시작하는 철자가 A라는 점은 그냥 간과하기에는 분명히 뭔가가 있는 듯 하다. 한 해가 마무리되는 지금에서 꽤나 재미있는 책을 읽을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