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의 선물 - 커피향보다 더 진한 사람의 향기를 담은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이야기
히말라야 커피로드 제작진 지음 / 김영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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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기호 식품으로 자리잡은 커피. 한 때는 커피가 부의 상징 혹은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표현되는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커피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식품도 없다. 자판기 커피,다방커피라 불리우는 일반적인 커피부터 시작해서 거리를 지나다 보면 가장 눈에 많이 보이는 가게 중의 하나가 커피 전문점이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동네에 다방이 참 많았다. 그에 따라 오토바이로 커리를 배달하는 다방 종업원들도 많이 있었다. 그런 다방들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면서 커피숖이라는 형태의 조금은 세련된 문화가 형성됬었다. 지금은 오로지 커피만 취급하는 커피전문점이 대세다. 그중에서도 스타벅스,커피빈 과 같은 다국적 커피 전문점의 진출은 문화적 대세라고 할 수 있다. 삼,사천원 짜리 점심을 먹고 칠,팔천원짜리 커피를 마시는 경우를 이젠 심심치않게 볼수 있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대형 쇼윈도우 안에서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젠 더이상 뉴욕과 같은 도시의 낯선 풍경은 아니다. 심지어 시골의 할아버지,할머니들 조차도 식사를 하면 반드시 인스턴트 커피 한 잔 정도는 마셔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만큼 커피의 중독성이 크다는 말일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생활 깊숙이 자리잡은 대표적인 외국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커피 중독 수준은 아니지만, 직장에서는 꽤 많은 양의 커피를 마시는 애호가 중의 하나이다. 물론 수많은 커피의 종류를 가려마실만큼 미식가도 아니고, 좋은 커피를 알아볼 심미안도 갖추고 있지 않다. 그냥 자판기 커피를 즐기는 평범한 사람중의 한 명이다.

 

커피값이 비싸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울 중심지에 자리잡은 대형 커피전문점을 가면 그 커피값에 놀랄 경우가 많다. 물론 대형 프렌차이즈라는 점과 상가가 위치한 지역의 비싼 임대료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커피 값은 일반인들이 기호 식품으로 즐기기에 결코 만만한 가격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매일 몇 잔씩 즐기는 커피의 원가는 얼마나 될까? 또한 커피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사람들과 나라는 과연 얼만큼 이득을 올릴수 있을까에 대해 궁금증을 가져보게 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뜻이 커피는 브라지,콜럼비아 같은 나라가 주요 생산국이다. 하지만, 그 곳에서 커피를 생산하는 농부들은 거의 착취 수준에 가까운 저임금.고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촌 생활과 다르지 않게 생산자에게는 별다른 이익이 돌아가지 않는 구조이다. 중간 유통단계와 다국적 프렌차이즈 기업의 마진을 빼고 나면 그들은 정당한 노동의 댓가도 받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런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서서히 공정무역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공정무역이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연결 , 유통구조를 최소화 하여 생산자에게는 보다 많은 이익을 소비자에게는 좀더 저렴하고 품질좋은 제품을 공급하자는 취지이다.

 

참여자 전원 재능기부로 이루어진 EBS다큐 제작팀이 공정무역의 정착을 위해 아름다운커피,착한 커피를 찾아 히말라야 대원정에 나섰다. 커피 생산국으로는 꽤 낯설은 히말라야의 나라 네팔을 찾은 것이다. 네팔 중에서도 아주 작은 도시 아스레와 말레. '좋은 사람들이 여기 정착하다'라는 뜻처럼 말레는 11가구 밖에 살지 않는 아주 작은 마을이지만 그 곳에서는 사람들만큼이나 착하고, 아름다운 커피들이 자라고 있었다.  그늘이 많고 오염이 안돼 하늘이 내려준 최고의 커피 재배지라고 불리어지는 말레 마을에 커피가 자리잡은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열악한 자연조건으로 인해 식용을 위한 농작물은 거의 재배가 되지 않았지만, 커피 만큼은 그 나뿐 환경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커피 묘목을 살 돈이 없어 어렵게 어렵게 살아가는 그 들에게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가계와 연결이 되어 커피 묘목 3000그루를 지원받게 된다 .그 조건은 무농약,유기농의 깨끗한 커피를 만든다는 조건하에서 였다. 하지만, 말레 사람들에게 커피는 생명과도 같은 존재였다. 조금 느리기는 하지만 자연을 절대 거스르지 않는다는 그들의 생각은 자연스럽게 유기농 커피를 재배하게 된다. 세계에서 목화,담배와 함께 가장 많은 농약을 사용하는 것이 커피라고 한다. 그래야 생산량도 많아지고 품질도 고르게 얻을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말레 사람들은 조금은 느리고 생산량은 많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먹는 것이기에 깨끗하고 아름다운 커피를 만들어야 겠다는 아름다운 신념을 가지고 있다. 요즘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이탈리아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들었다는 최고급 트레이닝 복처럼, 말레 사람들은 자신의 커피를 한 알 한 알 정성스럽게 손질하고 있다. 어떠한 기계의 혜택도 없는 그들에게 커피는 자연,사람,사랑이 하나가된 축복의 산물이다.커피는 곧 그들의 생계수단이자 존재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떤 수입원도 없이 지내는 그들. 해외 이주 노동자의 길을 걸어야 하는 극빈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그들에게 커피는 온 가족이 떠 받들어야 할 절대적인 존재인 것이다. 하지만, 매일 커피와 함께 생활한 그들에게 실재로 커피가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도 몰랐다는 것이 나에게는 꽤나 충격적이었다. 외부인에 의해서야 커피가 먹는 것이라는 것. 자신들의 전통차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되고, 처음 느낀 커피의 맛에 당황하기도 하지만, 이내 그들은 자신들만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커피를 마시게 된다. 맷돌에 갈고 팬에 볶아 먹는 커피는 어떠한 첨단 기계를 동원한 커피 보다 훨씬 뛰어남은 당연할 것이다. 아름다운 사람들에 의해 전해진 커피 묘목 3000 그루. 지금도 말레 마을에서는 3000그루의 커피 묘목과 함께 그들만의 아름 다운 꿈,희망,사랑이 영글어 갈 것이다. 아름다운 사람이 만든 아름다운 커피. 이 겨울 나도 한 잔 마셔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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