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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 쇼 (대본 + CD 2장)
이형식 해설 / 스크린영어사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짐 캐리. 줄리아 로버츠와 같이 캐나다 출신의 미국 배우다.
우리가 로스트에 김윤진이 나오는 걸 자랑스러워 하듯이
캐나다 출신 미국인들은 짐 캐리가 나오면 '저 사람 캐나다 사람이야'
하고 한마디씩 보탠다.
처음엔 에이스벤츄라, 덤앤더머, 마스크 같은 슬랩스틱 코미디류의 영화에 등장해
왠지 가벼워보이는 인상이었는데(참 이상하다. 영화랑 실제성격은 아무 상관없는데..)
언젠가부턴 이터널 선샤인, 브루스 올마이티 등의 멜로물에 나오기 시작했다.
트루먼쇼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슬랩스틱 코미디를 할땐 좀 부담스러웠는데 멜로물에 나올때의 짐 캐리는 정말 좋다.
세븐파운즈나 행복을 찾아서 같은 전형적인 미국식 성공담을 다룬 영화에 출연한
(그리고 원작의 팬이라고 했던) 윌 스미스에 비해
짐 캐리는 좀더 깊이있는 인간성와 인생의 의미를 추구하는 영화,
가볍게 볼 수 있으면서도 어느새 인생의 철학적 의미를 되새기게 만드는 영화를
고르는 재주가 있다. 그의 연기에서는 그저 분위기에 딱 맞는 그를 볼수 있을 뿐이지만
필모그라피를 보다보면 그의 인간적인 성숙과 배우로서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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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영어공부에 사용하는 것은 정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나는 미국에 2년간 거주하면서 남편이 학교에 가버리면 집에는 한국말로조차 대화할 사람이 없고
영어를 쓴다고 해봤자 가게에서 쓰는게 다였다. 거기서 쓰는말은 몇가지 정도로 정해져 있고
때로는 한마디도 안하고 나올때도 있다.
이게 바로 미국 가서 산다고 영어가 저절로 배워지는게 아닌 이유다.
심지어 학교를 다닌다고 해도 문과가 아닌 이과계통 학생들은 레포트도 거의 표로 다 써서 내고
한국친구들과 어울리고 하다보면 5년이상씩 공부하고 와도 영어 잘 못한다.
나는 미국에 있을때 티비도 잘 안보는 스타일이어서 스피킹에 비해 리스닝 실력이 엄청
떨어졌다. 그때 connect with english라는 영어공부 많이 해본 사람은 한번쯤 들었을만한
영어공부용 드라마를 매일 시청했었는데 놀랍게도 효과가 아주 좋았다.
나는 그때부터 드라마로 하는 영어공부의 예찬론자가 됐다.
영어회화를 하나하나 외우는 건 case by case이기 때문에 능률이 굉장히 떨어진다.
일상생활에서 쓰는 그 많은 표현들을 외우든지 회화사전에서 그때그때 무기처럼 빼서 쓰든지
해야된다. 그런데 드라마는 처음엔 잘 이해가 안가도 두세번째부터 대본을 보면서
듣고, 또 꾸준히 듣다보면 영어식으로 생각하고 말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영어공부 한참 안하고 놀아서 피자 시켜먹을때도 영어가 잘 안나오는 상황까지
되다가도 미국 손님이 우리집에 놀러온다고 하면 한 삼사일 전부터 드라마를
한두편씩 꾸준히 봤다. 그렇게 벼락치기?로 봐도 손님오는 날에는 크게 불편함 없이
서너시간씩 수다를 떨 수 있다. 물론 생판 처음보는 드라마로 하는게 아니라 많이 보던
드라마를 삼사일 바짝 봐야 효과를 볼 수 있다.
connect with english는 인터넷으로 공짜로 봤고, 대본을 구해놨다가 잊어버려서
어느정도 한계가 있었다. 뷰티풀 마인드도 가지고 있었는데 내수준엔 너무 어려워서
오히려 별 도움이 안됐다. 나한테는 별 세개에서 세개 반 정도가 딱 맞는것 같다.
이 정도면 영어로 토론을 할 수준까진 못되지만 일상 회화는 문제없이 할 수 있다.
트루먼쇼는 아주 일상적이고 전형적인 미국영어를 쓰고 있는데
미국 간다고 미국 영어만 공부하는건 매우 위험?하다.
일단 토플 리스닝에서부터 인도출신, 남미출신 영어사용자가 나오고
미국에서 생활할때도 가게에선 남미 출신 종업원의 서빙을 받아야 하고,
대학교에선 인도에서 온 교수의 강의를 들어야 한다.
옷가게 같은데서 흑인 캐셔를 만나면 또 얼마나 당황스러운지.
발음이 하도 굴러가서 무슨 소린지 정말 한마디도 안들려서 막막할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미국식 영어가 영어발음의 기본인양 고집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게 하면
세계시민이 되기는 힘들다. 미국사람들 조차도 트루먼쇼에 나오는 미국발음만 듣고 살기는
힘들다. 하물며 유학생이나 이민 온 우리는 어떠겠는가. 다양한 영어를 접할일이 더 많다.
그러니 트루먼쇼를 거의 외울정도로 마스터했다고 해서 영어 다 끝난게 아니다.
그러나 훨씬 편할수는 있을 것이다. 우리가 경상도 사투리 따로 배우지 않아도
다 이해하면서 듣듯이 호주나 영국, 인도, 남미 등의 영어를 듣는 귀도 더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