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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힘이 세다
이철환 지음 / 해냄 / 2009년 8월
평점 :
태권도나 유도나 격투기 같은걸 오래하면 아무리 약골일지라도
점점 싸우는 능력이 좋아진다.
만약 이 책의 제목처럼 눈물이 힘이 세다면
울면 울수록 고난을 이기는 힘이 강해진다는 뜻이겠다.
그러나 내 경험으로는...운다고 해서 고난이 이겨지는 건 아니었다.
전에도 많이 울어보았다고 이번엔 고난을 좀더 쉽게 넘기는게 아니었다.
눈물로 해서 강해지는 것은 '이기는' 힘이 아니라 '견디는' 힘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지독히도 가난했고 부모님은 악한 사람들이 아니었지만 가난때문에 하루가 멀다하고 싸웠다. 미술시간에 바다를 그리면 파란색 크레파스를 오랫동안 빌리기가 미안해서 어쩔수 없이 물고기를 잔뜩 그려넣는다.
국민의 대다수가 최소한 '상대적' 가난의 아픔 한가지 이상쯤은 가지고 있고
아무리 화목해 보여도 문제없는 집안, 안 싸우고 사는 집안은 없다.
그러나 누구나 흔히 가질 수 있는 고난이라고 해서 흔하고 쉽게 이겨나갈 수는 없다.
더 많이 가질 수록 더 큰소리치고 사는 세상에서 가진 것 없이 홀로서기를 하고 세상을 살아나간다는건 어린 아이에게나 다 큰 어른에게나 힘든 일이다.
지금까지 많이 다뤄왔던 주제를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시선으로 그려내긴 했지만
그래도 글의 문장은 짧고 종종 리듬감이 있어서 그다지 지루하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다.
한때 베스트셀러였던 저자의 '연탄길'과 크게 다른 점이나 더 나아진 점도 찾을 수 없었다.
저자는 그냥 항상 이런 이야기를, 이 정도의 시각과 필치로 그려나가는 사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