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3천원짜리 폭죽을 파는 세스 고딘!

이제는 작은 것이 큰 것이다
세스 고딘 지음, 안진환 옮김 / 재인 / 2009년 8월

"당신은 상사나 친구들, 회사가 생각하는 것보다 똑똑한 사람이다. 그리고 매일같이 당신에게  

무언가를 팔려고 애쓰는 마케터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똑똑한 사람이다. 정말이라니까." 

이게 이 책의 가장 첫 문장이다. 이러한 종류의 자기계발서, 창의성 계발서에서 이런 말을 듣는 것은 당신은 이 제품을 써야 합니다, 라고 주구장창 떠드는 광고를 10시간 동안 듣는 것 처럼 지루하다. 창의성 계발서이긴 하지만 이 문구에는 전혀 창의성이나 새로움이 없다.  

그러나 본론으로 들어가면 다행히 상황은 달라진다. 세스 고딘이 정말로 나를 똑똑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려는 의지가 보인다. 이 사람은 정말로 사람 하나하나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 새장 문만 열어주면 언제 갇혀있었냐는 듯 훨훨 날아가는 새들 처럼 자신이 갇힌 새장의 문을 여는 임무를 맡았다고 생각한다.  

아니, 이걸 세스 고딘 식으로 말해보자. 그는 자신이 폭죽 장수라고 생각한다. 그는 나에게 폭죽을 주고, 나는 그걸 떠뜨리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자신의 창의성을 활용하여 큰 돈을 번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이 등장하지만 나는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내가 폭탄 수준의 폭죽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물론 세스 고딘의 의도 역시 그렇다. 서점에 나와 있는 자기계발서 대부분이 자기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고 독자들도 그런 책들을 원하지만 세스 고딘의 이 책은 그런 종류는 아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그때그때 적용하는 아이디어가 아닌 것이다.  

일단 한번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읽어서 전반적인 마인드를 개선시키고 나의 상황을 돌아보면서 적용할 만한 곳이 있는지 점검해본다. 그리고 실천한다.  

여기까지라면 다른 자기계발서들과 크게 다를 점이 없다. 그러나 이 책은 다 읽은 후 책장에서 천덕꾸러기가 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가장 가까운 책장에 꽂아놓고 뭔가 상황이 막힐 때 마다 한번씩 펼쳐봐야 할 책이다. 그러면 이 책은 내가 비타민 하나를 먹는 것 처럼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주는 것이다.  

"'전화번호부의 첫머리에 오르지 못해도, 시장에서 최초가 되지 못해도 걱정하지 말라. 아이디어만 뛰어나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 당신을 찾아낼 것이다." -p.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