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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코브 마을의 모두 괜찮은 결말 ㅣ 디 아더스 The Others 1
크리스토퍼 무어 지음, 공보경 옮김 / 푸른숲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인간이 가장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세상은 3차원의 세계라고들 하지만,
가끔 3차원, 그 너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가슴이 두근 두근 한다.
아, 나는 이미 책날개에서부터 이 책에 반했던 것이다. 크리스토퍼 무어(Christopher Moore)!
바다에서 카약타기, 스쿠버다이빙 학, 사진 찍기, 치즈 크래커와 애시드 재즈, 수달 목욕시키기를 사랑하는 남자, 살모넬라균, 교통정체, 무례한 인간들을 혐오하는 이 남자,
이 남자의 은밀한 세계는 '우울한 코브'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이 마을 구성원, 그 어느 누구 하나 '정상'의 범주에 들어가는 이가 없었더랬다.
대마초에 쩔어 사는, 순경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순경스럽지 않은' 남자 시오 -
왕년의 B급 판타지+에로+액션 여배우, 하지만 다른 화자와 몸을 공유하는 몰리 -
어류 & 파충류에 성적으로 탐닉하는 약사 윈스턴 -
민달팽이"라는 다소 혐오스런?! 별명을 가지고 있는, 메이비스 -
그 밖에도, 에스텔, 캣피시, 밸, 게이브, 우리의 스키너까지
이 마을에 존재하는 그 모든 '존재'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바로 지독한 우울. '정신병'이라는 이름으로 분류되는 그 범주의 인간들. 미친 마을 코브는 그래서 우울'했다'.
하나의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은 코브 마을의 큰 파란을 일으킨다. 항정신성 약물을 중단하게 됨에 따라 금단현상이 발생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 커지게 된다. 다소 '판타스틱한' 바다괴물 스티브의 등장까지.
이 소설은 지독히 우울하면서 지독히도 유쾌하다. 그리고 도대체 이건 뭐, 정신나간 소리들 같은데 가만히 귀기울여 듣고 있으면 아주 정상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너 신경 과민이구나, 시오. 신경 과민인 사람은 자신을 비정상이라고 생각하지만 남들은 모두 그가 정상이라고 말하지. 반면에 정신병자는 스스로를 정상이라고 보지만 남들은 모두 그를 비정상이라고 생각해." p.285
푸코의 <광기의 역사>를 가져오지 않더라도, 사실상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는 다분히 주관적이면서 동시에 관습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누구도 비정상이지 않고, 누구도 정상이지 않다. 주기가 길든 짧든, 우울"이라는 멜랑콜리 -를 느끼는 현대인들은 모두 어느 정도 비정상이고, 어느 정도 정상이다. 모든 극대화된 상황의 정점인 '코브'는 그래서 깊은 우울, 그 동전의 양면인 쾌락 - 섹슈얼리티를 자극하는 - 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울한 인간을 섭취하면서 생존한 포식자, 다소 그로테스크하면서 엉뚱한 이 발상으로부터 '코브'는 탄생했다.
이 책은 '똑똑한' 괴짜들의 해피엔딩스토리이다.
그리고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포인트중 하나는,
우울을 몰아내는 가장 강력한 약은 바로, '사랑'이라는 것이다. 내가 그에게 있어, 그가 나에게 있어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를 이야기해 주는 것,
그리하여 우울한 코브 마을의 모두 괜찮은 결말은 '사랑'에 감염된 사람들의 즐거운 'ever after'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