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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평점 :
유별나지 않게 조용하고 매끄럽게 찌르는 문장이 참으로 아름답다. 심지어 절묘하게 띄운 단락과 문장부호마저도 아름답다.
그리고 저는
그래도 예전보다는 평범한 얼굴에 속해가고 있다...서서히 그런 느낌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사이 제가 예뻐진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여자들이 함께, 나이를 먹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다 함께 늙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정말이지 그래서 서로가 비슷해져 간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습니다. 더 세월이 흐르고... 노인이 된다면 세상의 모든 얼굴은 비슷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네, 이렇게 저도 서서히 늙어가고 있습니다. 늙어가는 만큼...
또 그만큼, 당신과 저의 거리도 점점 좁혀져 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살아갈수록, 그래서 이 삶이 제게는 하나의 길처럼 느껴질 따름입니다. 걸으면 걸을수록... 우리는 점점 비슷해지고, 또 결국엔 같아질 거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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