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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방정식 ㅣ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6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4년 3월
평점 :
어마어마한 두께를 자랑하는 책. 사고 나서도
놀라고, 읽겠다고 들었을 때도 놀랄 만큼 두껍다. 그런데도 이틀만에 다 읽었다. 페이지에 글자수가 별로 없어서 읽기 쉽다. 두께에 비해 가벼워서
손목에 무리도 없고. 튼튼한 양장본이라 마구 굴려도 책의 손상도 없고. 이래저래 참으로 편하게 읽은 책.
과한 묘사 없고, 중요한 포인트만 짚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을 상상하면서 보면 재미가 더 좋다. 내가 좋아하는 우츠미 형사와 쿠사나기 형사가 나와서
반가웠다.
두꺼운 만큼 등장인물들이 많은데, 처음에는
감이 잘 안 잡히다가 우츠미와 쿠사나기의 수사를 보면서 나도 조금씩 범인을 추측하게 된다. 내 추측이 맞는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는데 결론은 어찌보면 뻔하게 흘러간다. 마지막은 기운이
빠지는 부분도 분명 있지만 이 책의 핵심은 가장 마지막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본다.
어떤 문제라도 반드시 해답은 있어. 하지만 해답을
바로 찾아낼 수 있다는 보장은 없어. 인생도 그래. 금세 답을 찾지 못하는 문제가 앞으로도 많이 생겨날 거야. 그때마다 고민한다는 건 의미 있고
가치도 있는 일이지. 하지만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어. 해답을 찾아내려면 너 자신이 성숙해져야 해. 그래서 인간은 배우고 노력하고 자신을
연마해야 하는 거지. 네가
이번 일에 대한 해답을 찾아낼 때까지 나는 너와 함께 같은 문제를 껴안고 계속 고민할 거야. 잊지 마, 너는 절대 혼자가
아니야.
P. 548~549
유카와가 꼬마 교헤이에게 해 준 말이다.
어린 아이들을 체질적으로 싫어하는 그가 처음으로(내 기억으로는) 제 곁에 붙여 놓고 같이 실험하고 실험의 결과를 공유하던 꼬마다. 그는 이미
사건의 결과를 알고 있었기에 처음부터 그렇게 교헤이를 곁에 두고 계속 무언가를 가르쳐 주었던 건 아닐까. 그의 다짐처럼 그는 교헤이가 그 문제의
해답을 찾을 때까지 계속 같이 고민해 줄 것 같다. 유카와의 시선을 빌린 작가의 시선이 참 따뜻하게 느껴지던
대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