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는 감정이다 - 소통을 위한 감정 조절부터 표현 연습까지
노은혜 지음 / 유노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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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누군가가 떠올랐다.

남에게 아무렇지 않게 상처주는 말을 서슴치 않게 하는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은 앞에서는 쎄다. 뒤에서는 못됐다면서 피했지만, 그(녀)는 그것을 즐기는 것 같았다. "나는 솔직한 사람이라고.","나는 원래 쿨한 사람이야. 앞에서는 쎄게 말하지만 뒤끝은 없어.", "나는 원래 이렇다고! 나보고 뭐라고 하지말고 날 그냥 놔둬.", " 너희들이 나한테 적응해!" 라고 당당하게 이야기 하는 사람이었다.

나이도 많고 자녀도 있는 사람이 직장에서 유아적인 태도로 감정을 적나라게 표출하는 것이 보기 좋지 않았고, 불편하였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상관의 업무 지시는 무시하였고, 주변사람들의 조언에는 분노하였다. 그(녀)로 인하여 주변사람들은 마음 고생을 많이 하였다.

그(녀)의 말처럼 그(녀)는 쿨할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누구보다 유리멘탈이었다. 본인의 막되먹은 행동으로 인한 타인들의 비난과 회피에 속상해하며, 분노하는 유리멘탈이었다.

이 책을 통해서 그(녀)의 행동의 원인을 알 수 있다.

p. 69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

말로 상처를 주는 사람들에게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 상대의 의도와 마음보다 자기의 감정에 몰두된다.

둘, 자신의 말이 다른 사람에게 전해졌을 때 어떻게 들릴지 고려하지 않는다.

셋, 자신의 언어 습관이 원래 그런 것이라 다르게 말할 수 없다고 단정한다.

상처주는 말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이러한 상대의 본심을 고려하지 못한다.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견디는 일을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편한 마음이 들면 곧장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공격하며 자신의 불편감을 낮추려고 한다.

p. 75

<자신이 다 해결해야 직성이 풀리는 구원자의 말>

수지씨의 문제는 구원자 역할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상대방에게 조언하기 전에 멈추는 연습이 필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수지씨의 주변 사람들은 과도한 개입과 간섭, 통제로 고통받으며 관계가 나빠질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에는 감정을 무시하는 사람의 세가지 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1. 스스로를 동굴에 가두는 유형 :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한 사람과 관계를 끊거나 거리를 두며 자신을 방어한다. 표면적으로는 어차피 떠날 사람이었어. 라며 자신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가진 듯이 말하지만 실은 스스로를 동굴 속에집어 넣는 것과 같다.

2. 자아가 없는 유형 : 자기 의견은 말하지 않고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따른다.

3. 지나치게 자신을 검열하는 유형 : 상대가 잘못한 일에도 죄책감을 느끼며 미안해한다.

p. 130-131

적절하게 표현된 감정(주장적 : “당신이 늦는 것이 불편해. 제때 오지 못할 때 미리 연락을 주면 좋겠어.”/적응적) 그리고 부적절하게 표현된 감정(수동적:웃으면서 자신의 상한 마음을 감추고 기다리지만 마음은 혼란스러운 상태/비억제적 그리고 공격적 : 비난, 욕설, 격분 등)에 덧붙여 감정은 적절하게 억제될 수도 있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화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다. 불에 기름을 붓지 않고 적절한 강도로 표현할 수 있을 때 나의마음을 전하는 것이다.

p. 134-135

<마음을 적응적으로 표현하는 방법>

첫번째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0부터 10까지 강도를 매기는 것이다.

두번째는 감정적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살펴보는 것이다.

감정적 언어란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과장되게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감정적 언어는 자신의 감정을 과도하게 증폭시킨다. 인지 행동 치료에서는 이런 감정적 언어를 정신적 감옥으로 비유하며 수정해야 할 사고방식으로 본다.

예를 들어 상대방과 의견이 다를 때 ‘저 사람과 내 생각이 조금 다르네. 같을 수는 없지’라는 생각이 아닌 ‘꼭 저렇게 이겨 먹고 싶은가? 나만 말하면 쟤는 꼭 토를 달아서 무안을 주네’라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감정적 언어다.

감정적 언어를 사용하면 상황을 있는 그대로 지각하지 못하고 더 거침없이 말하며 감정을 조절하는 힘을 잃어버린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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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만나는 일본 문화 이야기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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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무더운 여름, 일본 오사카와 교토에 여행을 다녀왔다.

아름다운 야경과 시원한 밤바람으로 해방감을 느꼈던 오사카의 공중정원과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에 아름다운 은각사와 아기자기한 교토 거리들

그리고 저렴하고 맛난 음식들과 시원한 생맥주까지.

맛집을 찾아간 것도 아닌데, 어떻게 들어가는 가게마다 음식이 맛있었는지!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꼭 다시 한 번 더 오사카에 가서 가보지 못한 곳도 가고, 못 먹은 음식들도 다 먹을꺼라고 호언장담을 했건만, 이놈의 코로나 때문에....

기약없는 기다림 중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 책을 받았을 때 너무 얇고 작아서 당황했다. 게다가 흑백이라니...

보통 이런 계열의 책은 컬러풀 해야하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부담없이 가볍게 읽기 좋겠네.' 라는 생각으로 읽었다.

이 책은 저자가 일본에서 겪은 경험에 대한 단상과 일본의 독특한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생각지도 못한 '데파치카'에서의 식사를 추천한다든지, 신주쿠 규동집 타츠야, 편의점 도시락, 오미야게 문화, 츠타야 서점, 료칸 이야기 등 가벼운 이야기 부터, 일본 도쿄대 출신 엄마들의 교육관 이야기, 나이가 든 의사와 택시기사 일화 등 한 번 쯤 생각을 해 볼만한 이야기들도 담겨져 있다.

* 데파치카(백화점+지하): 백화점 지하매장으로 주로 식품이나 식품재료를 취급하는 곳


인상 깊었던 키워드를 몇가지 이야기 해보자면,


시니세와 모노즈쿠리 그리고 장인정신 파트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 시니세 : 오랜 전통을 가진 기업이나 상점

* 모노즈쿠리 : 직역으로는 '물건을 만드는 것',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한 일본의 독특한 제조 문화를 일컫는 대명사

일본의 작지만 전통과 개성을 갖춘 가게들로 채워진 거리들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어느 순간 프랜차이즈 가게로 가득찬 우리나라의 거리를 생각하니 슬펐다.

우리나라도 다양성과 장인정신을 존중해야해! 라고 외치기에는

나조차도 작은 가게보다 '그래도 대기업, 그래도 프랜차이즈 식당이 안전하고 맛도 중간은 하니깐.'이라는 생각으로 프랜차이즈 가게를 선택하는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p. 47

일본에서는 이미 17세기 초인 에도시대부터 기술직을 존중하는 의식이 정착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조선왕조 광해군 시대가 막 시작되었던 시기입니다. 그 떄문에 칼을 들고 백성들을 수탈하고 서민들을 괴롭히던 지배층인 사무라이보다는 땀 흘려 일하는 부지런한 장인과 장인의 물건을 서민들에게 제대로 공급시켜주는 시니세(오랜 전통을 가진 기업이나 상점)의 상인들을 존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더구나 아들, 손자로 기술을 계승시키는 데서 이른바, '장인정신'을 기리는 풍조가 싹트게 되었습니다.


p. 48~49

일본은 '모노즈쿠리' 등 한 분야에서 탁월함을 보이는 장인정신을 높이 평가하는 나라입니다. 일본의 제조업은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력"이라며 연구개발(R&D)에 목숨을 거는 일본 특유의 풍토가 있습니다.

...

"돈이 되는 제품보다 남이 안 만드는 제품을 만들여는 기업 풍토"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세계 최초나 일본 최초의 제품을 만들려면 응용 기술만 가지고는 안된다. '기초기술'이 튼튼해야한다. "라고 말합니다.


모던보이 이상과 도쿄 / 김영하 여행자 도쿄

15년전 도쿄여행에서 오다이바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 축소판을 보고 느꼈던 괴랄함을 아마 이상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일본이 제창해온 탈아입구의 쇼핑몰 버전인 오다이바.

간 사람들은 다 환상적이었다고 하는데, 왜 나는 그 때 환상보다 피곤함을 느꼈을까?

개인적으로 오다이바 보다 오히려 오다이바를 가기 위해서 탔던 유리카모메(무인전차)를 탔던 기억이 더 강렬하고 즐거웠는데, 그 이유를 단순히 취향의 차이로 넘겨버렸는데, 이 책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p. 97~98

실제의 동양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서양인들이 제멋대로 만들어내는 동양을 에드워드 사이트는 '오리엔탈리즘'이라 정의했고 반대로 도양인들이 제멋대로 만들어내는 서양이 바로 '옥시덴탈리즘'입니다.

...

이상은 도쿄에서 옥시덴탈리즘의 결과물을 보았지만 무척이나 실망을 한 듯합니다.


저자는 일본에서 01년에 1년간 도쿄에서 어학연수를 받은 경험이 있다보니, 도쿄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도쿄는 15년전 추운 겨울날에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추위에 덜떨 떨어서 그랬는지, 기대가 커서 그랬는지..

넉넉하지 않은 시절에 무리해서 간 여행이다보니 빡빡한 여행일정으로 힘든 경험만 잔뜩 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과거는 미화되기마련인데,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감정들과 실망감이 잔상처럼 남아 도쿄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이야기한 와세다 대학, 오다이바, 긴자 그 때 다 가봤는데... 라고 생각하니 아련한 감정을 처음으로 느꼈다.

문득, 와세다 대학 옆 로얄 리갈 호텔에 하룻밤 묵고, 오쿠마 정원에 아침 산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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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검사생활
뚝검 지음 / 처음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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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슬기로운 검사생활

○ 저 자 : 뚝검

○ 출판사 : 처음북스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검사도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판검사는 저 세상 사람이라고 해야하나. 가끔은 외국인보다 더 멀게 느껴지는 사람들이었다.

사실 관심도 없거니와 뉴스나 기사에 다뤄지는 범죄사건이나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직업으로 멀게 느껴졌다.

다른 세상 사람 같았던 그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직장생활하면서 내가 고민했던 부분들이나 겪었던 이야기들이 있어서 공감이 많이 되었다.

P.62

그 시절 나는 분명 내가 듣고 싶지 않은 말을 하는 상대를 꼰대로 치부하며 귀를 닫고 있었다.

분명 귀담아들으면 유익한 말들이었을텐데도 잔소리쯤으로 여겼다.

요즘 후배 검사들에게 하나둘씩 경험을 말해 주는 입장이 되어 보니, 그 날 수석님이 얼마나 커다란 결심을 하고 말을 꺼냈는지 알겠더라.

P.63

경험을 나눈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 후배에게 연장자로서 무슨 말을 꺼내려고만 하면 라떼는 말이야로 통용되는 꼰대 취급을 받기 십상인 요즘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 경험의 전달이 내가 왕년에로 시작하는 자기 자랑이 아니고, 타인을 깎아 내리면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치사한 화법도 아니라면 귀를 열어도 되지 않을까. 상대방이 나를 위하는 진심 위에다가 경험을 실어 보낸다면, 그것은 진짜 조언일테니 말이다.

이 책에서처럼

직장에서 선배가 되어 보니, 누군가에게 선뜻 경험을 나누기에는 주저하게 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가는데, 라떼충으로 오해받는 거 아닐까. 쓸데없는 오지랖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예전에 조언을 해주셨던 분들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여기에 나오는 사례들이 신문기사나 뉴스에 나오는 흔한 음주운전, 살인죄, 사기죄 사건들이지만, 우리가 모르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는 것 같아서 재밌었다.

특히 성범죄 전과자가 새벽에 여성을 뒤쫓았고 집 주변을 배회한 사건의 죄명을 ‘주거침입죄’로 기소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편협한 사고로 일방적으로 욕을 했던 부분에 대하여 조금 반성을 하게 되었다.

예전에 뉴스나 신문기사에서 해당 사건을 보고 비상식적이고 소극행정을 넘어 검사 자질미달로 의심된다고 욕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면서 ‘주거침입죄’로 기소하기까지 담당검사가 검토한 법리적인 내용들을 보니 어느정도 납득이 가면서 국민과 검사들 사이에 소통이 필요한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제목처럼 ‘슬기로운 검사생활’은 뭘까?

책을 다 읽었지만 같은 직업이 아니다보니,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고 사건 해결을 위하여 고민하고, 완료된 사건도 복기하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면서 자신의 직업의 무게감을 느끼고 있는 뚝검이 슬기롭게 검사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슬기롭게 검사생활을 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뚝검들을 응원해주고 싶다.

책을 잡자마자 바로 뚝딱 읽을 정도로 재밌고 쉽게 쓰여져 있다.

사설이지만 검찰청에서 제작한 어떠한 홍보물들 보다 이 책이 더 긍정적인 홍보효과가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이야기해본다. ㅎㅎㅎ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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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상처받은 기억은 사라지지 않을까 - 불편한 기억 뒤에 숨겨진 진짜 나를 만나다
강현식 지음 / 풀빛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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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저마다 상처받은 기억들을 마음 속에 품고 살아간다.

지우개가 있다면, 상처받은 그 기억들을 모조리 지워버리고 싶을 정도로 저마다 각자의 아픔을 마음 속에 품고 살아간다. 고통스러운 기억을 잊어갈 무렵에는 그 기억을 연상시키는 장소, 물건, 사람들을 접하게 되면 그 상처받은 기억들이 다시금 떠올라 고통을 받곤 한다.

왜 상처받은 기억은 사라지지 않을까?

이 책은 그 답을 7개의 사례로 이야기 해주고 있다.

제1장 : 성폭행

제2장 : 학대

제3장 : 첫사랑

제4장 : 펫로스 증후군

제5장 : 교통사고

제6장 : 오염강박

제7장 : 가스라이팅

< 제1장 >

성폭행 피해자들은 과거를 회상하며 자기비난, 자책을 한다.

그러나 그 때의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상태, 즉 무력했음을 인정해야한다. 내가 뭘 할 수 있었던 게 아니므로, 당장 자기 비난을 멈추고, 무력감을 받아들여야 한다. 더 나아가 내가 입은 피해를 이야기 하여 나혼자만의 경험이 아니라 '보통의 경험'임을 확인하여 이 사건을 숨겨야 할 사람은 가해자이지 피해자인 내가 아님을 기억하여여 한다는 것을 이 책의 저자는 밝히고 있다.

p.35

그때로 돌아가면 달라질까?

통제할 수 없었던 과거의 상황을 마치 통제할 수 있었을 거라고 착각하는 걸 ‘통제력 착각’이라고 한다.

사람이 착각에 빠지면서까지 통제감을 갖고자 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 상황에서 자신이 너무나 무기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후로 통제감을 가지려 하지만, 결국 스스로를 비난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책과 자기 비난은 심한 경우엔 반복적인 자해와 자살 시도로 발전할 수 있다.

그렇기에 통제력 착각은 당장 멈춰야 한다.

p. 41

실제로 미투운동을 통해 그동안 가려져 있던 성폭력이 많이 드러났고,

실제 처벌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그러나 미투운동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피해자들의 심리적 고통을 상당 부분 덜어주었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이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고통은 경감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가리켜 ‘보편성’이라고 한다.

< 제2장 학대 >

최근의 읽은 오은영 박사의 '화해'와 거의 동일한 주제(용서)를 이야기하고 있다.

오은영박사의 '화해'는 면담사례를 위주로 풀어 나갔다면, 이 책은 심리학 이론을 조금 더 담고 있다.

소제목들이 절묘하다.

맞은 사람만 있고 때린 사람은 없다.

나를 위해 시작해보는 용서

굳이 관계를 회복하지 않아도

p. 59

부모의 체벌을 학대라고 여기는 지금의 분위기와 다르게, 예전엔 체벌과 학대가 당연시되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부모를 찾아가서 과거의 일을 따져도 진심으로 사과받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가 느끼는 억울함은 과거의 기억을 더욱 선명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우리가 용서를 하고 싶어도 두가지의 장애물이 있다고 한다.

첫번째는 '외부의 압력'이다. 가족이나 친척이 연루된 폭력과 학대 사건에서 피해자들이 더 크게 상처받는 이유는 용서를 강요받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가족주의적인 성향이 크기 때문에 가정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넘어가기를, 참기를 직접적으로 또는 은연중에 강요당한다.

두번째는 용서와 관계의 회복을 동일시하는 생각이다. 용서를 하면 부모와 가까이 지내야하고 친밀하게 지내야 한다고 은연중에 생각하지만, 용서와 관계의 회복은 별개라고 봐야한다. 나자신을 위해 용서는 하되, 관계회복을 할 필요는 없다.

p.79

용서했다고 반드시 그 사람과 잘 지낼 필요도 없다.

학수처럼 부모를 용서하고자 마음먹은 상황일 때, 앞으로 잘 지내야 한다는 문화적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내 마음을 다치면서까지 부모와 굳이 잘 지내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다시 말해, 용서한다고 관계를 예전처럼 좋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

책을 읽기전에는 시중에 팔리고 있는 가벼운 자기계발 도서일꺼라고 생각했는데,

심리학적인 부분, 뇌과학적인 부분 등 전문적인 부분도 있고, 저자가 공들여서 만들었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최근에 읽은 용서, 화해 이런 주제를 담고 있는 책 중에서 가장 괜찮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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