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에 바로 쓰는 일잘러의 보고서 작성법 - 한눈에 읽히는 기획서, 제안서, 이메일 빠르게 쓰기 일잘러 시리즈
김마라 지음 / 제이펍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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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직장인들은 ' 일잘러'가 되는 것을 꿈꾸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몇날 몇일을 머리 싸매고 만든 보고서를 대차게 까이고 나면 직장생활에 자신감을 잃게 되고, 종국에는 나자신에 대한 자신감까지 잃게 만든다. 운이 좋아 좋은 사수를 만나거나 체계적인 내부 교육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 회사에 근무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보고서 작성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예전에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보고서를 활용하여 일종의 요행으로 보고서를 만들고 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항상 마음속에서는 불안이라는 작은 불꽃이 일렁이고 있다. '지금은 얼렁뚱땅 넘어가고 있는데 언젠가 내 진정한 실력이 드러나서 대차게 까일 것 같다.' '제대로 된 보고서 작성 방법을 배우고 싶다.'라는 작은 불꽃이 마음 속에 항상 일렁이고 있다. 

이런 마음 속 불안함을 잘 아는 저자가 '실무에 바로 쓰는 일잘러의 보고서 작성법'이라는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나 또한 직장인으로서 보고서 작성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채, 예전에 만들어 놓은 보고서와 계획서 등을 활용하여 각종 문서를 작성하고 있으나 일종의 요행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러다보니 정말 제대로 보고서를 잘 쓰는 사람에게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 책은 그러한 직장인들의 열망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이 책은 다른 책들과 달리 3C, 5W1H 등의 생각의 기법을 다루고 있지 않으며, 저자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실전에서 겪었던 노하우를 담은 책이었다. 이 책은 파워포인트를 활용하여 보고가 많은 직장인들에게 유용할만한 내용이 많이 담겨 있었다.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도움을 받았던 노하우를 소개를 하자면, 아래와 같다.


1. 문서의 작성을 시작하려면 반드시 듣는 사람에게 내가 전할 메시지를 먼저 생각하고


2. 메시지로부터 구성요소를 정하여 핵심메시지, 설명/근거, 시각자료를 문서에 담습니다.


3. 그러고는 첫장으로 돌아가 장을 넘기면서 혼잣말로 소근소근 내용을 훑으며 말을 해 보면서


4. 말이 꼬인다면 순서를 다듬거나 말이 어색하다면 자료를 더 채우거나 빼기도 하고, 말이 너무 길어진다 할 때는 그 앞에 목차를 넣고, 같은 키워드를 반복해서 말하게 되면 소제목을 붙여주기도 하며


5. 빠르게 읽히는 한장, 한장을 위해 상대방의 이해의 단계가 짧은 커뮤니케이션으로, 내말과 문서가 읽히는 시선이 같이 갈 수 있는지를 검토합니다.


6. 이 작업을 끊임없이 반복하여 문서의 첫 장부터 끝 장까지 말이 매끄럽게 들리고 내가 결론적으로 하려고 했던 메시지가 잘 전달된다면


7. 가독성을 위한 문서 디자인을 시작합니다.


8. 기본 기능으로 문서의 간격을 두고, 정렬을 맞춰 통일감 있게 다듬고


9. 직관적으로 이해시키기 위한 목적하에 색을 사용하고


10. '이것만 읽어도 이해가 가는 것'에 강조한다면


11. 누가 봐도 가독성 있고 깔끔한 보기 좋은 문서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실무에 바로 쓰는 일잘러의 보고서 작성법 p.247-248

위 내용은 이 책에서 저자가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내용이다. 별거 아닐 수 있는 내용을 순서를 만들어 메커니즘으로 구축했다는 점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이 큰 흐름에 세부적인 사항을 팁으로 제시하고 있어, 보고서 작성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누군가를 평가할 때가 있다. "OO씨는 일을 잘 해.", "XX씨는 일머리가 없어서 답답해." 라고 말하는데, 도대체 여기서 말하는 '일' 또는 '일머리'가 뭘까? 커뮤니케이션 할 상대방을 미리 생각하고 배려하는 능력을 '일' 또는 '일머리'로 지칭하는 것 같다. 보고서 또한 글로 쓰는 커뮤니케이션이기에, 결국 잘 쓴 보고서란 보고를 받을 상대방에게 빠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상대방이 내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캐치할 수 있도록 배려한 보고서이다. 이 책의 저자는 단순히 보고서 잘만드는 스킬을 전수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부분을 짚어주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을 신입사원들뿐만 아니라 보고서 작성에 도움을 얻고 싶은 모든 직장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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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에디터스 컬렉션 12
다자이 오사무 지음, 오유리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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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유명한 일본소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언젠가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 좋은 기회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소설 분량이 154페이지 정도 밖에 되지 않고 얇아서 금방 몇시간안에 읽을 줄 알았으나, 책 내용이 너무 음울하고 우울해서 정신건강상 중간중간 쉬어가면서 읽느라 생각보다 빨리 읽지 못했다. 솔직히 평하자면 읽느라 며칠동안 고생했다. 정신과 치료가 매우매우 필요한 주인공의 자서전 같은 소설이다 보니, 사건이 진행되는 형식의 소설이라기 보다는 주인공의 생각이 생각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식의 소설이라서 읽느라 더 힘들었다.

네이버 책소개에서는 ‘오직 순수함만을 갈망하던 여린 심성의 한 젊은이가 인간들의 위선과 잔인함에 의해 파멸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오직 순수함만을 갈망했다에 의문이 들었다. 

이건 정말 매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주인공 '요조'가 어린시절 식모와 하인들에게 강간을 당하면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여 일종의 연극성 인격장애와 인간혐오 같은 어그러진 성격이 형성되어 여러 잘못된 판단으로 파멸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표출형 인간이었다면 남에게 피해끼치는 범죄형 인간이 되었겠지만, 주인공 '요조'가 지독하게 내향적인 인간이다보니 자기파괴 결말로 가게 된 것 같다. 어떤 의미에서 '인간실격'이라는 책 제목은 주제와 매우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자기파괴 결말이 오로지 주인공의 잘못인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시대적 상황으로 인한 비극이기도 하다. 여타 다른 일본소설과 달리 일본의 당시 사회상을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다자이 오사무가 이 책을 집필하고 한달만에 자살을 하였기 때문에 다자이 오사무의 자서전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뒷편의 작품 해설에서는 이 소설은 자서전이 아니라고 단언하였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을 보면서 자서전 느낌을 많이 받았다. 

주인공의 생각들이 너무 음울하다보니, 일종의 치료가 필요한 사람의 자서전을 보는 것 같아서 힘들었다. 워낙 우리나라에서도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 유명해서,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이 많을꺼라고 생각한다. 책표지의 일러스트는 한편의 민화와 같이 아름다우나, 내용은 좀 음울하다는 점 고려하고, 읽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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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많은 어른들을 위한 화학 이야기 - 엄마 과학자 윤정인의 생활 밀착 화학 탐구서
윤정인 지음 / 푸른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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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화학제품을 사용할 때마다 의심하거나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정보를 쉽게 서술하여 두려워하지 말고 좀 더 편안하게 화학제품을 접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집필한 책이다. 특히 저자인 윤정인님은 화학자로서 이 책의 내용이 조금 더 신뢰가 갔다.

이 책은 해열제, 방부제, 소독제, 구리필름과 은나노, 환기, 자외선 차단제, 면역, 독성, 중금속, 플라스틱, 슬라임, 불소, 테플론, 생분해 플라스틱, 천연물, 계면활성제, 화장품, 락스와 비누, 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 구연산 등 다양한 화학제품을 소재로 구성되어 있다.

순서대로 읽는 것보다 관심 소재를 위주로 먼저 읽기 시작하였다. 특히 '플라스틱' 관련 챕터가 가장 인상 깊었다. 플라스틱은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탄소로 이루어진 인공고무이다. 탄소는 원래 화학적으로 단단한 형태를 이루나 '가소제' 덕분에 말랑말랑한 재질로 변한다. 가소제 중에 한 종류가 프탈레이트 계열 물질이다. 이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현재 환경호르몬 추정 물질 중에 하나로서 용도별로 검출량을 규제를 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아이들이 사용하는 제품에 한해서는 프탈레이트 가소제를 절대로 쓰지 못하도록 규제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규제가 느슨한 다른 나라에서 생산하거나 또는 가격이 너무 저렴한 경우 기존의 저렴한 공정을 그대로 따르기 때문에 자꾸 프탈레이트가 검출되는 일이 발생하곤 한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플라스틱을 아예 안 쓸수 없는 노릇이고.

저자에 의하면 프탈레이트류는 분해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공기 중에서 프탈레이트가 저절로 분해된다. 그러므로 새 제품은 씻어서 베란다에 일주일만 말리면 안심할 정도로 줄어든다고 한다. 또한 너무 저렴한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플라스틱 뿐만 아니라 손소독제와 손세정제를 구별하는 방법도 소개되어 있다. 손소독제는 말그대로 손소독을 위한 제품이고, 손세정제는 손을 씻기 위한 제품이므로, 손소독제는 의약외품이므로 꼭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또한 손소독제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유효 성분인 에탄올, 이소프로판올, 염화벤잘코늄 중 하나가 꼭 있어야 하며, 인체용인지 무생물용인지 꼭 확인하고 구입해야 한다고 한다. 특히 분무 소독제의 경우 미세한 소독제 분자들이 호흡기에 들어올 수 있으므로 공중에 뿌리는 것으로 충분히 소독이 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천에 분무를 한 뒤 물건을 닦아 내야 하며, 환기를 꼭 해야 한다고 한다.

화학 1도 모르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어본 바, 쉽게 술술 읽히는 반면에 생활 속에 도움이 되는 알찬 정보들로 가득 차 있어서 재밌게 읽었다. 위에서 잠깐 서술한 플라스틱과 같이 너무 전문적인 화학 이야기가 아닌, 학생들도 충분히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유익한 책이다. 남녀노소 구별 없이 읽어 볼만한 유익한 교양서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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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의 심리 - 박병창의 돈을 부르는
박병창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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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코스피 지수는 저점을 찍고 고공횡진을 하게 되면서 신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려왔다. 그때 '벼락거지'라는 용어가 유행을 하였다. '벼락거지', 자신의 소득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음에도 부동산과 주식 등의 자산 가격이 급격히 올라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사람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월급만 모으고 재테크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거지로 전락하고, 나만 뒤처진 것 같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어 주식시장에 대거 등장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주식 괜찮은 거 아무거나 사도 은행이율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어, 젊은 세대들이 특히 주식이나 코인을 투자하였다. 하지만 현재 주식시장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식투자를 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저자는 원인을 '마음'의 문제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투자 성공을 위해 가치 투자와 기술적 매매 타이밍에서의 심리적 요인을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와닿았던 부분이 몇가지 있었다. 손실이 있어도 주식을 매도를 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저자는 그런한 행동에 대하여 주식시장에서 보유주식을 계속 들고 있으면 손해가 커질 것이라는 판단에도 매도하지 못하는 것은 '손실의 혐오'와 이미 지불된 비용에 대한 미련' 때문이라고 한다. "결정하지 않겠다는 결정도 하나의 결정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 결정이 늦어지면 기회비용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결정을 잘하기 위해서는 그떄그때 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원칙을 세워두어야 한다." 라는 말에 굉장히 와닿았다.

 

 

또한 분산투자에 대하여 저자는 어설픈 분산 투자보다는 경제적 해자를 보유한 주도주에 집중하는 것이 안전한 수익과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 준다라든지 손절매는 소폭으로 신속하게 하고, 익절은 충분히 기다려 이익을 극대화해야한다 등 도움이 되는 조언들이 많았다.

 

 

이 책에서는 요즘 유행하는 MBTI를 활용하여 'MBTI로 알아보는 나에게 맞는 투자법'을 제시하고 일반적인 투자서적들보다 젊은 세대들에게 흥미를 끌만한 요소들이 많았다. 젊은 세대들 뿐만 아니라 현재 주식시장에 목돈이 물려있어 고통을 받고 있거나 매도 타이밍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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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디로 가니 - 식민지 교실에 울려퍼지던 풍금 소리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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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어령 선생님의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중 하나로 '너 어디로가니? : 식민지 교실에 울려퍼지던 풍금소리'이다. 부제처럼 이 책은 이어령 선생님의 어린시절 에세이 또는 자서전의 색깔이 강한 책이었다.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중 가장 이어령 선생님의 어린 시절을 유추해볼 수 있는 일화들이 많이 담겨 있어서 재밌었다. 이어령 선생님은 1933년생으로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서 소학교까지 다녔기 때문에 식민지 교실에서 있었던 여러 부당하고 서글픈 일화들과 여러 소재들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읽으면서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가 많이 생각이 났다. 할머니는 1928년생으로 이어령 선생님처럼 일제강점기에 태어나서 여자지만 외증조부의 교육열로 소학교까지 다니시고, 평생을 촌부로 살다가 돌아가셨지만,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시고 일본 동요를 곧 잘 부르셨다. 팔십이 넘으셔서까지 어린 시절에 배운 외국 동요가 어떻게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 있을까 매번 궁금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어령 선생님이 책을 집필하시는 과정에서 물론 자료 조사를 하셨겠지만, 아마도 이 책에 실린 일본 동요 대부분은 이어령 선생님이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처럼 줄줄 외우고 계셨을 것이라 확신이 들었다. 

일제강점기, 625전쟁과 거리가 먼 세대다 보니, 학창시절 역사시간과 다양한 매체들을 통하여 그 시대를 짐작할뿐이다. 하지만 어떠한 매체보다 이 책이 진정성이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할머니와 함께 잠들던 어린 시절, 할머니는 본인의 어린 시절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곧잘 해주셨고, 우리나라 전래동화뿐만 아니라 일본 민담들도 즐겨 이야기해주셨다. 

(나이가 들어서 우리나라 전래동화, 민담 책들을 많이 찾아 읽어봤지만, 할머니가 이야기 해주셨던 기이한 이야기들은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본민담 또는 괴담 쪽에 가깝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

자기 연민보다는 담백하게 그 당시에 본인이 겪었던 일화와 그 소재를 통하여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어, 오히려 그게 더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단순히 식민지 시대의 일화만을 담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이어령 선생님 특유의 확장되는 글쓰기를 통해서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유용한 책이다. 

예를 들어 '학교'란 말이 옛날 맹자에 나오는 말이며, 영어의 학교 '스쿨'(School)은 고대 희랍어의 '스콜레'에서 나온말이며 그 뜻은 '여가' 즉 '논다'는 뜻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또한 태초의 인간들이 무얼 보관하거나 옮길 때 나뭇잎으로 싸거나 나뭇등걸안에 넣는데, 싸는 쪽이 아시아형 보자기 문화고, 나뭇등걸을 파고 넣는 것이 서양형 가방문화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일본 게타는 한국의 짚신처럼 오른발 왼발을 가리지 않고 어느 발에나 신을 수 있도록 한가운데 구멍을 뚤ㅀ어 좌우 개념을 하나로 어우른 것이다.

바로 이것이다. 서양의 구두와 달리 한국인들은 좌우가 없는 융통성과 신축성이 있는 신발을 만들어냈다. 이것이 반도적 특성이다. 이 정신은 일본 문화의 구석구석에 배어 있다. 이웃나라인 한국과 일본은 지정학적으로 보면 이해가 충돌하는 적국이지만 지리문화적 소통관계를 통해서 보면 이 지상에서 가장 가까운 '보자기형 짚신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사제(篩弟)요 친구다. 그러고 보면 한국과 일본의 보자기 문화, 짚신 문화를 죽인 것은 다름이 아닌 일본의 군국주의 군화였다.

너 어디로 가니 p.183

이어령 선생님의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중 가장 배운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알찬 구성은 '젓가락 문화유전자 : 너누구니?'였고, 안읽혀서 겨우 읽은 책은 '인공지능에 그리는 인간의 무늬 : 너 어떻게 살래?'였다. 이 책은 내가 읽어본 이어령 선생님의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중 가장 수월하게 읽히면서 가장 마음이 가는 책이었다. 성인 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꼭 한 번 읽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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