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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평점 :
완벽하지 못했던 여성들의 연대, 앞장서지 못한 가책과 부끄러움, 이해할 수 없었던 무례의 의미를 뒤늦게 깨닫는 것, 앞서 풍파를 마주하며 걸었던 불완전한 모델들. 혈연, 학연, 지연을 통한 단단하지 못한 연대와 자기혐오가 수려한 언어로 펼쳐진다. 조용하고 보잘것없고 약한 사람들이 누군가를 응원하며 살아간다. 여러 편의 소설은 다 다른 이야기지만 묘하게 닮아있다. 나이 차가 큰 형제,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한 부모, 젊고 어리석은 엄마, 적당히만 깨어있던 주인공, 세상의 부조리함을 직시하는 지성, 그리고 그들의 반복되는 실패. 작가가 느끼는 것이 과연 지금, 우리 여성들과 다르지 않음에 안도한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