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과학보다 경이롭지 않다는 다른 책의 리뷰를 썼는데 그야말로 이 책이 왜 과학으로 분류됐는지 의아해하며 읽었다. 작가는 훌륭한 이야기꾼이고 나는 마치 전기를 읽다가 추리소설을 읽고, 또 프랑스 영화를 보는 기분으로 독서를 마쳤다. 본인의 상실을 메우기 위해 쫓아가던 과학자의 삶을 마치 길고 긴 시리즈의 르포처럼 풀어놓고 여기서 본인이 필요한 부분만을 발췌하는 건 결국 누구나 같지 않았을까. 그래서, 결국, 이 사필귀정, 권선징악의 현상 또한 절대자의 존재를 믿고싶어지게 만들지 않는가. 캐롤 계숙 윤의 자연에 이름붙이기라는 책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최근 연속해 읽은 수많은 글의 중심에 있는 종의 기원은 또 어떤 글일까? 과연 나따위가 읽어낼 수 있는 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