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은 이미 주름지고 시들고 있었다. "이건 대지와 그곳에 사는 이들의 서글픈모습이야!" 나는 외쳤다. "이 벌레는 자신을보호해주는 식물을 해치기 위해서만 사는구나. 이것은 왜 창조되었고, 인간은 왜 창조되었는가? 인간은 고통을 주고, 죽이고, 집어삼킨다. 또 고통받고, 죽고, 잡아먹힌다. 이것이인간 이야기의 전부다. 성인(聖人)을 위한 천국은 진실로 존재하지만, 성인은 신의 왕좌 앞에 서기도 전에 신을 슬프게 만들기에 충분한불행을 이 땅 위에 남겨두는구나."
나는 꽃을 땅바닥으로 던졌다. 바로 그 순간에 우주는 내게 오로지 악을 생산해내기 위해만들어진 거대한 기계처럼 느껴졌다. 인간이처음으로 죄를 저지른 날에 신이 인간을 모조리 말살시키지 않은 것을 두고 신의 선의를 의심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 세상은 진작 파괴되었어야만 했어." 나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