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첨단 기술이 적용되는 곳에서도 옷을 세탁할 수단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옷을 물에 적신 뒤 잠시 실험실 냉동고에 넣어두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렇게 하면 모든 세균이 죽는다. 냄새가 나는 이유가 바로 그 세균 때문이고. 산뜻하지만 깨끗하진 않은 옷이랄까.

"그렇죠, 지구온난화가 거의 역전됐다는 얘기 들으셨어요?"
로켄 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환경을 다루는 인간의 부주의가 이행성을 미리 데워준 덕분에 우리에게 한 달이라는 시간이 생겼네요."
"똥구덩이에 떨어졌는데 장미 향기를 풍기며 나오게 된 셈이죠." 내가 말했다.

"우리 모두가 희생해야 해요. 인류가확실히 구원되도록 내가 온 세상의 죄를 뒤집어써야 한다면, 그게 내가 치러야 할 희생인 셈이죠."
"이상한 논리를 가지고 계시네요." 내가 말했다.
"별로 안 이상해요. 대안이 내가 속한 종 전체의 죽음이라면, 답은꽤 쉽거든요. 도덕적 딜레마도 없고, 뭐가 누구에게 최선인지 저울질할 일도 없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