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읽고 책장에 꽂아 두는 책으로는 부족한 주식서적. 평생 옆구리에 끼고 닳도록 보고 또 보고싶다. 오랜 증권시장에서 되풀이 되는 패턴이 잘 설명되어 있어 유익하다. 특히 저자가 말하는 성장주에 대한 가치와 이를 대하는 분위기는 흡사 지금 시장의 흐름과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있어 읽어볼 가치가 크다. 기술적 분석 외에도 성공하는 주식을 고르는 방법과 투자를 대하는 기본적인 마음자세 등 투자에 대한 다방면의 가치를 전달하는 책으로. 주식 초보자 보다는 주식투자를 좀 해보고 실수로 손해도 생겨본 경험을 통해 구루의 조언을 가슴깊이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된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단, 기술적 분석도구에(컵 패턴)대한 글은 미국 주식시장이 이론의 근간이라 한국시장에 얼마나 잘 적용될 수 있는지 본인도 궁금하다. 딱 맞는 패턴을 가진 한국 종목을 찾아 정찰병으로 테스트 해 보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경영이나 비즈니스 전략과 관련된 책들은 장르에 어울리게 20:80의 법칙을 충실하게 지켜 내용의 20%에 핵심이 있고 나머지 80%는 저자의 풍부한 경험이나 성공담 그리고 작가의 지성을 뽐내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일터의 회의가 그렇듯이. 그러나 샤피 바칼의 룬샷은 책을 읽으면서 어렴풋이 이어가는 독자의 의문에 대해 대충대충 넘기지 않고, 마치 독자의 의식의 흐름을 함께 따라가듯이 그 대답을 찾을 수 있는 주제와 소재를 다음 장에 이어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저자가 정말 몸소 느끼고 체득한 사실이라는 진실이 느껴진다. 반박하기 힘든 논리나 경험으로 무장되어 쉬이 반박하기 힘들지만 그렇다고 공감하기도 힘든 영웅의 무용담이 아니라, 지금 당장이라도 이 주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상전이’라는 물리적 현상과 법칙을 혁신이 발생했던 역사적 순간에 대입하여 미친 아이디어로 치부 받았던 생각들이 어떻게 인류의 역사를 바꿀만큼 거대한 혁신으로 이어졌는지 그 원인을 설득력 있고 명쾌하게 제시한다. ‘혁신’이라는 책을 내려고 생각하는 기업체 출신의 임원이나 경영학자가 있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내가 정말 혁신에 대해 논할 자격이 있는가를...
뭐든지 알면 알수록 어렵고,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엄두가 안나는 순간이 온다. 그때 포기하면 그 분야는 “나도 예전에 해봤어”로 표현될 뿐이고 정작 실체는 없다. 나도 그렇게 못 이룬 것들이 내 마음 속에 가득 쌓여있다. 그러나 투자는 평생을 두고 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무기력하게 그만 둘 수 없고, “예전에 좀 해본”걸로 입방정 떨고 싶지도 않은 대상이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평생의 동반자가 되어줄 교훈을 준다. 백년전 사람이 지금의 우리와 같은 오류를 범하고 거기에서 배운 것을 자기의 본능으로 체득하는 과정이 있었던 것을 보면, 분명 시간을 초월한 무언가가 시장에 공통적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느낀다.
넘버크런처와 스토리텔러의 조화로 더욱 완벽해지는 기업의 가치평가를 주제로 삼은 이 책은, 비단 투자자 뿐만 아니라 창업을 앞둔 미래 사업가나 사업을 하고 있는 경영인에게 자신의 사업체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따져보고 경영의 방향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내러티브를 가치평가로 전환하고 가치평가를 내러티브로 보완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다. 특히 내러티브에 따라 가치평가의 변화를 통계적 분포로 산출해 내는 부분은 인상적이다. 특히 기업의 라이프싸이클에 따라 경영인에게 요구되는 능력이 각각 틀리다는 부분과, 창업 초기 내러티브 대로 일관되게 기업을 경영하여 투자자(주주)의 신뢰를 얻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부분은 투자자 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인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이유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다니는 회사의 기업가치, 회사가 라이프싸이클의 어느 지점에 있고 경영진은 제대로 경영의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큰 재미였다.
추리소설 읽는 묘미는 작가가 고안한 트릭이 풀릴 때,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이 빈틈없이 맞춰지는 그 쾌감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마술처럼 트릭도 진화하지 않으면 트릭만으로 독자들을 오래동안 사로잡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치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들에게도 용의자 X의 헌신 같은 초절정의 트릭을 맛 본 다음에야 어지간한 트릭은 놀랍지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도 그의 책이 매 작품마다 매력을, 아니 마력을 잃지 않는 이유는 인간의 내면에 감싸져 있는 살인의 동기에 대한 탐구 때문일 것이다. 매 작품 마다 종장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범행의 동기와 그 이면의 심리적 배경이 마음을 울리며, 다음 작품을 읽고 싶은 강렬한 충동을 준다. 이러한 점이 그의 후반부 작품들을 단지 추리소설 작가의 작품으로만 구분지을 수 없게 만드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숙명은 그의 필력이 한창이던 시절의 작품인데, 이후 쓰여진 라플라스의 마녀나 악의에서 엿볼 수 있는 과학적 소재와 심리묘사로 유명한 명작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추리소설의 대가인 그에게 끊임없이 진화하는건 트릭이 아니라 소재의 폭과 더욱 진해지는 인간내면에 대한 탐구가 아닐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