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변곡점은 제 때 알아차리기 힘들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서 귀를 열고 듣고 불편한 토론과 논쟁을 기꺼이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회사와 나의 커리어의 변곡점에서 도태되지 않고 죽음의 계곡을 건널 수 있다. 피터드러커의 한 줄 서평 처럼, 이 책은 읽는 동안 계속 생각하게 만들었고, 불안감이 확신으로 접어들도록 했다.
딱딱한 경영지침서로 생각하고 열었다가 훌륭한 협상가의 재미있는 한편의 에세이를 읽는 느낌을 받으며 마지막 장을 닫았다. 이 책이 출간된지 세월이 삼십년은 훨씬 지난 지금에 봐서인지 약간의 고전적인 느낌은 들지만, 협상의 기본기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인생은 협상에 따라 달라지고 나는 다른 사람의 인생에 적잖히 영향을 미치는 사람임을 알고 그 무게감을 느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와 닿는다. 전체를 한 번 요약해서 다시 읽어 보려고 한다.
스티븐 킹의 책을 읽어본 독자라면, 스티븐 킹식의 동화는 분명 지독한 위트의 대사와 함께 핏방울이 솟구치고, 여기저기 살점이 흐트러져 있는 난장판과 뜬금없이 에로틱한 장면이 연출되는 그런 이야기를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그 상상이 대부분 맞다. 하지만, 동화는 원래 음울하고 기괴한 분위기 속에서, 무고한 사람들에게 잔혹한 짓을 저지르는 악인이 처참하게 고통받으며 단죄를 받게되는이야기이다. 다만 그런 통쾌한 권선징악의 이야기가 현실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동화일 뿐이다. 스티븐킹의 다른 작들에 비해 긴장감은 좀 떨어지긴 했지만, 새로운 시도에도 색깔을 잃지 않은 점이 좋다. 영화화 되고 있다는데, 제발 원작대로 만들어 주길. 잔혹함과 에로틱함도…
두 개의 서로 다른 세계에 사는 분리된 자아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되면서 독특한 구조를 만들어낸다. 서로 다른 세상에 있는 자아의 삶을 과거의 기억으로 단절시키며 그 때의 그리움을 간직한채 현재의 삶에서 위안을 삼는 두 자아. 그런데 한 소년의 출현으로 그 자아에 큰 변화가 오게 되고, 주인공은 중요한 결단을 내리게 된다. 마지막까지도 그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어 흥미진진했는데, (여러 해석이 분분하겠지만) 청년기에 겪었던 지독하게 아팠던 사랑 때문에, 중년이 되도록 과거에 머물던 한 남자가 현재의 삶으로 돌아오는 심플한 플롯으로 느꼈다. 그 플롯을 760페이지에 흥미롭게 녹여낸 필력이 대단하다.휴가 중 독파하려고 선택한 하루키의 소설, 그 첫 경험이 매우 만족 스럽다.
이동진이 23년 Best Book 중 하나로 손꼽았다 하여 읽었는데, 마지막 장 즈음에서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하며 공감했던 한 구절 : “끔찍한 순교”가 벌어지는 와중에도 “어떤 사람들은 음식을 먹고, 창문을 열고, 별 생각 없이 그 옆을 지나간다….가끔은 지루하고 가끔은 숨막히게 하는 아름다운 일상…우리는 삶을 살아가야 하고, 삶은 우리를 내버려 두지 않는다.PS. 중간중간 옮긴이의 주석이 이야기의 흐름을 너무 방해해서 집중하기 힘들었는데, 주석을 무시하고 읽기 시작하니 이야기에 몰입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책의 번역은 차라리 소설 번역가에게 맡기는게 감동적인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았다. 이 책은 인문예술 분야가 아닌 에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