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쿠로스 쾌락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7
에피쿠로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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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 쾌락

2024.9.15.() 15:00

에피쿠로스는 고대 그리스의 쾌락주의 철학자다. 쾌락으로 번역된 단어가 불편한 점이 있다. 역자는 쾌락을 즐거움으로 번역해도 된다고 밝힌다. ‘쾌락몸에 고통이 없고 마음에 괴로움이 없는 것이다.

 

그의 철학을 따르는 자가 많았듯이 비난하는 자도 많았다. 부모에 대한 감사, 형제에 대한 친절, 지반 노예와 함께 철학하는 태도와 유언에서 에피쿠로스의 철학을 파악할 수 있다. 에피쿠로스의 학교 안에 있던 정원은 토론의 장이자 숙소였다. 이곳에서 쾌락이 인생의 목적이라고 가르쳤다. 에피쿠로스 철학은 규범론, 자연학, 윤리학으로 구성한다. 규범론은 진리의 기준, 1원리, 철학 체계의 기본 요소를 다룬다. 진리의 기준은 감각’, ‘선개념’, ‘느낌인데 느낌은 본성에 따른 것으로 쾌락과 고통으로 나눈다. 자연학은 생성과 소멸, 자연을 다룬다. 윤리학은 선택과 회피, 인생의 목적을 다룬다.

 

책은 서신을 누구에게 보냈는가에 따라 구분하는 데, 헤로도토스에게 보낸 서신은 자연철학에 관하여 쓰고 있다. 우주는 물체와 허공이다. 우주는 물체들의 수와 크기에서 무한하다 등을 서술하고 원자를 말하는 유물론이다. 피토클레스에게 보낸 서신은 천체 현상에 대하여 논한다. 천체 현상을 다루는 목적은 오직 평정심과 확고한 신념에 있다고 말한다. 자연학을 탐구할 때는 현상들이 소리치는 것을 따라야 한다. 비이성적인 것과 근거 없는 생각을 비워야 신화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각주에서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지구는 구형이 아니라 육면체라고 생각했다(p.81) 공전, 자전과 같은 회전 운동, , 일식과 월식, , 천둥, 벼락, 번개, 태풍, 지진, 우박, , 이슬, 서리, 얼음, 무지개, 달무리, 혜성, 별의 움직임, 유성이 왜 생기는지 여러 가지를 나열한다. 알 수 없다고 하기도 한다.

 

현자론은 인간의 삶에 대하여 말한다. 스토아학파는 세계를 이루는 물질과 이성을 동일한 것으로 보고 정념과 감정에서 해방되어 신적 이성인 로고스를 따르는 삶인 아파테이아를 행복의 기준으로 삼음으로써 결과적으로 금욕적이고 이성적인 삶을 추구했다면, 쾌락주의에서는 자연학의 결과조차도 마음의 소란에서 벗어나 평정심에 도달하는 아타락시아를 수단으로 삼음으로써, 결과적으론 상반된 현자론을 제시 한다.(p. 99)

 

메노이케우스에게 보낸 서신에서 철학은 젊은이나 늙은이나 해야 한다고 말한다.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익숙해지라 한다. 우리가 존재하는 동안 주금은 우리에게 오지 않고, 죽음이 우리에게 왔을 때는 우리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며. 행복한 삶이란 몸과 마음의 평정심이고(p.111) 쾌락은 삶의 시작이자 끝이다. 쾌락은 몸의 고통이 없고 마음에 괴로움이 없는 것이다. 필연에 의해 일어나는 일은 우리에게 아무 책임이 없고, 우연에 의해 일어나는 일은 언제 일어날지 모르며, 자신 때문에 일어난 일은 비난과 칭찬이 k라 붙는 것은 당연하다(p.115).

 

주요 가르침은 쾌락을 추구하라는 것이다. 에피쿠로스 어록 메서 몇 가지를 옮긴다.

젊은이를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살았던 노인을 행복하다고 해야 한다. 욕망에 직면할 때마다 이렇게 질문하라. “이 욕망이 이루어진다면 나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평정심을 지난 사람은 자신에게나 다른 사람에게 괴로움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해제에 고대 그리스 철학을 시기별로 구분해 설명한다. B.C 585 밀레투스의 탈레스가 활동하던 시기부터 A.D 529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아카데미아를 폐쇄할 때까지를 고대 그리스 철학으로 본다. 1기는 이오니아 지방을 중심으로, 2기는 아테네를 중심으로, 3기는 헬레니즘 시대의 철학으로 시기를 구분하고 있다. 기원후 1~2세기에는 로마의 전통적 가치에 더 부합했던 스토아학파 철학에 밀려 쇠퇴하기 시작하였고, 3세기에는 기독교가 로마 전역에 확산하면서 급속히 쇠락했다가 5세기에는 거의 소멸되었다.

평정심을 스토아학파에서는 아파테이아’, 에피쿠로스학파에서는 아타락시아란 용어를 구분해서 쓰나 현재는 평정심을 학파별로 구분하기보다는 아타락시아를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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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쓰인 한국사의 결정적 순간들 - 당신이 몰랐던 반쪽짜리 한국사
최중경 지음 / 믹스커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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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쓰인 한국사의 결정적 순간들

2024.9.14.() 22:17

책은 전략적으로 사고하지 못해 한국 역사에 헛발질을 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때로는 전술에서 승리가 전략적 승리로 연결되지 못했다고 판단하기도 한다. 삼국 시대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15개 사례에 문제를 제기하고 아쉬운 점을 드러내며 전략적 사고를 통한 발전을 기대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은 교실에서 역사 수업을 사실 암기보다 문제 의식을 가질 소재를 찾아 토론하자고 한다. 특히 역사 속에서 실패한 사례를 분석하고 토론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15가지 사례를 저자가 가진 문제의식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백제가 나당연합군의 협공을 받을 때 고구려는 백제를 돕지 않았는데 왜 그랬을까?

신라의 배반을 눈치채지 못했다

원나라가 망하고 명나라가 일어서는 중국 대륙혼란기에 요동지역을 정복할 수 없었는가? 위화도에서 회군한 이성계를 벗겨버린다.

명나라가 청나라로 교체될 때 조선의 외교력은 왜 정세 판단에 미숙했는가?

인조의 무책임함이 병자호란을 만들었고, 정예를 남한산성에 가둔 것은 실수였다.

4. 조선은 왜 해금정책을 실시해 해외 정세에 눈을 감았는가?

그정 명나라를 따라한 것이다. 후과가 크다

5. 성리학적 질서가 고려와 조선 초기 과학기술을 어떻게 말아 먹었는가?

농자천하지대본은 한나라 때의 케케묵은 사상이다.

6. 재조지은의 망령이 현대에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재조지은은 근대화까지 막았다.

7. 신립 장군이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친 것은 틀렸다고 하지 마라

8. 이순신은 과연 민족 성웅인가? 저자는 이순신 살아서 한양을 뒤집었다는 가정에서 논한다.

9. 계백 장군 이야기는 진실인가?

10. 명은 조선에 왜군을 막아준 것에 고마워 야 하지 않는가?

11. 19세기 조선이 미국, 영국과 우호적 관계를 설정할 수 있었다면 달라지지 않을까?

12. 군주의 배신으로 방관자에서 조선은 희생양이 되었지 않은가?

13. 일본이 조선을 넘어섰음을 알고 있는가?

14. 상해 임시 정부는 성공했는가 실패했는가?

15. 식민지 근대화론은 왜 틀렸는가?

 

13장 내용에 논리적 모순이 보인다. “세종대왕 때 있었던 3차 정벌에서 조선 조정에 항복한 대마도주 소 사다모리가 대마도를 조선 땅에 편입시켜주길 요청한 사실은”(p.250)과 각주 조선 조정은 원래 대마도가 경상도 땅이었으니 경상도에 편입시키겠다라고 했고 대마도주 사다모리는 경상도에 편입되어 있었던 적은 없다라는 입장을 취했다.”가 배치되는 입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편입된 적은 없다는 사실과 편입시켜달라는 요청이 편입된 적이 없으나 편입시켜달라는 요청으로 볼 수도 있다.

 

15장에 식민지근대화론을 잠재우는 종결자로 민족 분단과 몇 가지 논리적 근거와 사실을 열거하고 있지만, 책을 읽어가며 행간에는 저자가 친일학자의 논리, 뉴라이트 계열의 논리와 관점을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저자의 문제의식이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나 조금 찜찜한 구석이 있다.

첫째, “정한론은 학습의 대상이다”(p.225) “삼국간섭은 일본이 조선을 취하는 데 있어서 아직 갈 길이 멀다”(p.233)는 기술, 빈번하게 등장하는 식민지였다는 서술, 일본이 천황제를 토대로 막부와 다이묘가 조화를 이루며 발전할 수 있었다는 일본의 봉건제도가 근대화의 기초였다는 일본 학자의 주장과 같다.

 

내용이 앞뒤 혹은 중간에 반복적으로 언급된다. 이미 발표한 별도의 글을 엮다 보니 그러리라 여긴다. 일부 불편한 점도 보인다. 상해 임시정부가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거나 이순산 장군이 살아서 한양으로 가 혁명을 했다면 어떨까라고 가정하며 내용을 전개하는 부분은 편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역사에서 문제 의식을 갖고 전략적으로 사고하고 학교에서 토론을 통해 문제의식을 인식해 보자는 제안은 높이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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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령국지 -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일본 인문지리학 규장각 대우 새로 읽는 우리 고전 14
이덕무 지음, 박상휘.박희수 옮김 / 아카넷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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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령국지(蜻蛉國志)

2024.9.8.()

부제,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일본 인문지리학은 당시에 일본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느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지금이야 서민도 책은 물론 인터넷과 일본 방문이란 직간접 방법으로 일본을 이해하지만, 조선 지식인은 서적에 의존해 일본을 이해하고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일본 관련 지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찾아본다.

 

청령국지의 저본은 청정관 전서이며 흥미로운 곳을 뽑아 번역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덕무는 일본 의사(데라지마 료안)가 쓴 화한삼재도회와 조선 문인이자 이덕무의 친구인 원중거가 통신사로 일본에 다녀와 쓴 화국지를 토대로 신숙주의 해동제국기, 강항의 간양록, 에도 학자 가이바라 에키켄이 쓴 화한명수를 참고하고 내용을 취사선택하였다. 여기에 자신의 의견인 안설을 붙이는 방식으로 청령국지를 지었다.

 

새로운 것은 책 제목인 청령국지다. 나라의 지형이 잠자리를 닮아 잠자리국이라 칭한다. 이는 일본인의 시각이다. 욕실 문화와 용변 본 후 반드시 손을 씻는 일상 습관을 높게 사는데 덥고 습한 기후 조건이 만든 습관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조선 사절에게 일본 요리는 너무 달고 싱거웠고, 일본인에게 조선 요리는 너무 짜고 매웠다.

 

원중거는 임진왜란 당시 명군이 조선을 도운 것은 조선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명나라의 안전을 고해해서였다는 시각을 보인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관한 인물평은 승자를 과도하게 미화한 것일지 모른다고 본다. 이런 맥락에서 히데요시가 일본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정복한 지역의 성과 재물을 수하에게 나누어 주었음을 소개한다.

 

육식을 제한하는 구체적인 묘사가 보인다.

집짐승(, , 돼지, , , )을 먹지 않으니, 풍속에서 도살을 꺼려서 개와 말이 죽으면 모두 매장하고 혹 병자를 위해 약으로 쓰려하면 소를 절벽에 세워두고 밧줄로 끌어내려 떨어뜨려 죽인 뒤 고기만 가져다 쓰고서 나머지 부분을 묻어준다. 그러므로 육축을 기르는 경우가 적다.”(p.143)

 

청령국지를 읽으며 이덕무가 이서구와 유득공에게 서문을 부탁했다는 점이다. 친구에게 서문을 부탁하는 당시 관례와 서문을 쓸 만한 능력을 지닌 친구가 주변에 있음이 부럽다. 요즘은 분야의 권위자나 교수 등 유명 인사에게 서문을 의탁한다. 두 가지 조건이 안 되는 사람에겐 더욱 부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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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되다 - 인간의 코딩 오류, 경이로운 문명을 만들다
루이스 다트넬 지음, 이충호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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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얼음장을 깨는 도끼여야 한다는 클리셰다. 독자에게 이미 형성된 지식(스키마)이 있을 때 이를 부정하거나 보완하는 역할을 해내는 일이 책이 줄 수 있는 선물이다. 루이스 다트넬이 지은 인간이 되다는 그 역할을 다한다. 흐름 출판사가 제공한 요약집으로 저자의 논리와 주장을 들어 본다.

 

머리말에서 에드워드 월슨의 지구의 정복자에서 선택한 문장이 선사 시대를 모르면 역사를 이해할 수 없고, 생물학을 모르면 선사 시대를 이해할 수 없다이다. 인간이 지구를 정복의 대상으로 보는가? 공존의 터전으로 보는가? 라는 다른 관점 중 인간이 되다는 환경을 인간의 필요에 따라 정복할 수 있다는 관점을 암시한다. 프랜시스 베이컨이 신기관에서 밝힌 관점을 따르고 있다고 본다. 이런 관점이 물질적 풍요와 환경 파괴를 함께 낳았다. 인간이 21세기의 모습으로 진화하기까지 인간이라는 존재는 우리의 모든 능력과 제약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결과라는 가설을 증명한다. 이를 위해 인류의 역사를 깊이 파고들면서 문화와 사회와 문명에서 기본적인 인간성이 어떻게 표출되었는가를 탐구함이 책의 방향이자 주요 내용이다.

  

인간의 장점(특성만 강조하는 시대에)과 결함을 함께 이야기한다. 진화 과정에서 직립보행의 결과 손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 언어를 사용하여 공동체 구성원과 이견을 조율하고 문화를 만들었다. 뛰어난 지능과 복잡한 뇌는 진화의 산물이다. 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인간의 장점에 관한 언급은 요약집에서 찾을 수 없지만, 본문에서 언급하리라 여긴다. 장점에 견줄 때, 목의 구조가 질식사의 위험성이 높다거나 직립보행 탓에 무릎에 부담을 준다거나 뇌는 인지적 결함과 버그가 넘쳐나며, 중독에 취약하고 척추가 부실하다는 결점도 서술해 흥미를 갖게 한다. 결함은 진화 과정에서 일어난 타협의 산물로 본다.

 

생물학 전공자인 루이스 다트넬이 인류학과 사회학의 연구를 빌어 인간의 한계를 서술한다. 인간은 특정 온도에서만 살 수 있고, 폐는 살 수 있는 고도를 제한하고 물과 영양분을 계속 섭취해야 한다. 바닷물을 마실 수 없고 미생물과 기생충의 침입에 취약하며 근육의 힘이 부족해 축력을 이용하거나 기술 발전에 의존한다. 잠을 자야 할 필요성은 사회의 활동 주기를 좌우한다.

또한, 우리 몸의 특징은 인간 문화의 발달에 영향을 미쳤음을 전문적으로 설명한다. 모든 구어가 복잡한 소리를 낼 수 있는데 정교한 발성 능력은 우리 종을 정의하는 특징 중 하나로 본다. 인간의 말에서 가장 흔한 자음이 ‘m’인데, 사람의 해부학적 제약에 따른 것이라 한다. 손가락이 10개인 것에서 고대 십진법과 오늘날 미터법으로 발전했다. 1초는 쉬고 있을 때 심장 박동 주기와 대략 비슷하고 1인치는 전통적으로 엄지의 두께였다고 한다.

이외에도, 우리에게서 진화한 심리학적 메커니즘과 소질도 인간 문화에 특별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첫째, 무리 행동을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유행, 문화 규범이나 종교적 견해, 정치적 선호를 채택할 때 무리를 따르는 편향된 행동을 한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튤립 파동2000년 초 버블로 주식 시장이 급락한 사례가 있다.

 

인간이 되다는 인간의 장점과 결함, 신체적 심리적 특성을 바탕으로 생물학의 관점에서 인류에 관해 이야기한다.

- 진화가 낭만적 사랑과 가족을 탄생시켰으며, 지배 왕조들이 결혼을 어떻게 정치적 도구로 활용했는가?

- 감염병이 세계사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가?

- 인구 증가 속도, 남녀 성비 균형과 같은 인구학적 힘들의 효과는 무엇인가?

- 알코올, 커피, , 담배, 양귀비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 유전 부호의 오류, 돌연변이 등이 범선시대와 범죄 조직의 탄생과 연관이 있는가?

- 정신적 소프트웨어에 존재하는 버그가 일으킨 영향은 무엇인가? 등을 다룬다.

각각의 문제의식은 한 영역만으로도 연구하기에 벅찬 대주제이다. 루이스 다트넬은 여러 문제의식을 아우르는 연구의 결과를 통섭하고 있어서 연구자들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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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의 끝과 시작 - 책읽기가 지식이 되기까지
강유원 지음 / 라티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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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 놓고 읽는 순서에 밀려나는 책이 있다. 하나는 원체 재미가 없어 읽어가는 것이 고역인 책 - 마르셀 프로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그렇다 - 이 있다.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야 하기 때문인데 우리의 삶과 접점이 적다. 다른 하나는 책이 담고 있는 내용 수준의 차원이 높아 엄두가 나지 않는 - 강유원의 책 읽기의 끝과 시작이 그러하다 - 책도 있다. 강유원의 강의를 들었기에 초판을 사서 발췌해 읽었다. 발췌독은 꿰지 않은 구슬 같다는 생각에 정독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시간을 보냈다. 와중에 지인에게 추천까지 했으니 더 미룰 수 없다. 책 읽기에 관한 책이 많이 나와 있지만, “책 읽기가 지식이 되려면 책을 읽고 나나 후 어떤 형식으로든 책에 관한 후기를 써야 한다. 그게 서평이다. 서평은 나를 위해 내가 읽은 책을 갈무리해 놓는다는 점에서 책 읽기의 끝이지만, 그 서평을 내가 다시 읽거나 타인이 공유함으로써 또 다른 책 읽기로 이어 간다는 점에서는 책 읽기의 시작이다.”라는 생각에 깊이 공감한다.

 

책 읽기의 끝과 시작은 첫째, 어떻게 읽을 것이냐는 주제로 책에 접근하는 방식에 관한 논이다. 둘째, 서평의 여러 형식을 소개하며 어떻게 쓸까 하는 고민에 모델을 제공한다. 셋째, 근대와 정치, 그리고 인간이란 관점에서 시대를 읽은 23개 서평을 싣고 있다.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주제 정하기, 저자 파악하기, 표지와 차례 분석하기, 서론 및 헌정사 일기, 단면 자르기, 전체적으로 조망하기, 입장 연관성 갖기, 다시 읽기에 관해 논하고 있다.

 ‘어떻게  것인가 관해  권의 책에서 특정한 내용을 뽑아서 쓰는 주제 서평여러 권의 책들을 하나의 문제의식으로 엮는 주제 서평역자 후기논고를 주된 내용으로 삼고 있다. (신문에 공개된 졸고 ‘투키디데스의 함정’ http://www.daej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381046 

 특정한 내용을 뽑아서 쓰는 주제 서평이었고, ‘타임머신을 타고 떠나는 여행 하나의 문제의식으로 엮는 주제 서평 http://www.daej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370629 

이다)

시대를 읽는 주세 서평들은 31권의 책에서 23개의 주제를 뽑아 쓴 서평이다. 이 부분은 지적인 책 읽기의 전형을 보여준다. 내용이 쉽지 않은 만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부담이 될 듯하다. 저자가 말하는 다른 관점에서 다시 읽기를 위해 지적 호기심을 갖게 한 핵심을 요약한다.

코스모폴리스, 홉즈의 이해, 신학-정치론, 지나간 미래를 읽고 이를 통해 서구 근대의 기원에 관한 핵심을 서평으로 공개하고 있다. 분량이 14p에 달하니, 독자는 서평만 읽어도 서구 근대의 기원에 관한 논의가 학창시절에 배운 - 산업혁명과 함께 근대사회가 성립했다는 식의 내용이 완벽하지 않음을 파악할 수 있다. 그중 1430년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채택했던 시점, 164830년 전쟁의 종결, 1895년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및 회화와 문학에서의 모더니즘의 발흥을 서구 근대의 시작점으로 보는 견해(170. p)를 만난다.

약속된 장소에서이상과 현실에 관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한 발만 물러나서 생각해 보면 순수한 세계라는 이상주의는 시초부터가 어긋난 것임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현실이란 본래 혼란과 모순을 내포하고 성립되는 것이며, 혼란이나 모순을 배제해 버리면 그것은 이미 현실이 아니다.”(204. p)를 보면, 내 생각과 그의 생각이 다르지 않음을 안다.

파테이 마토스(pathei mathos!)고통에서 배운다로 기억할 문장이다.

열정과 이해관계의 서평은 탐욕으로 간주 되던 금전 추구 행위가 도덕적 사회적 정당화를 어떤 방식으로 획득했는지에 관한 내용이다. 서평을 읽은 후 책을 주문하게 한다.

파르티잔서평은 파르티잔의 역사와 정규군을 비교하며 파르티잔이 정규군을 이길 수밖에 없다는 주장과 사례를 담고 있다

노비에서 양반으로, 그 머나먼 여정서평에서 경제력은 신분 상승의 핵심적 계기였으나 이제는 교육과 지식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등장하였음을 보여준다.

이단의 민중 반란서평은 동학이 대두된 내외적 상황과 이론화과정, 친일 논란, 시천교로의 분파 등을 다룬다. 인내천이 교주 최제우가 아닌 3대 교주 손병희의 이론화에 터 한 것임을 배운다.

 

부록(344p부터 491p까지)에는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서평을 실어두었다. 멋지다.

지적인 책 읽기를 시작하려면 읽어보라 권할 책이다.

책 읽기의 끝과 시작정독은 퇴근 후, 세이노의 가르침두 번째 다시 읽기는 e-book으로 근무 중 짬을 내, 존 케리가 엮은 역사의 원전도 점심시간에 읽는다. 요즘 세 권을 동시에 읽기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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