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시민을 위한 동물지리와 환경 이야기
한준호 외 지음 / 롤러코스터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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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시민을 위한 동물 지리와 환경 이야기

2024.2.24.()

 

chatGPT가 책을 읽으면,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지적, 정서적, 사회적 발달에 이바지하면서 심오하고 다면적일 수 있다고 답한다. 생태 시민을 위한 동물 지리와 환경 이야기는 자연환경과 동물에 관한 지식을 얻을 수 있고, 감성을 일깨우며 문화적 이해를 깊고 넓게 한다. 읽는 시간 동안 스트레스가 없음은 덤이다.

 

서문과 목차를 보고 어떤 책인가를 쉽게 알 수 있다. ‘동물이 행위 주체로 생태환경을 만들어간다.’ ‘인간 문명 발달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하거나 희생된 동물이 있다.’ ‘인간과 동물이 함께 지구 생태계를 만들어갈 대안적 비전은 무엇일까?’ 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생태시민이란 키워드를 끌어낸다. 여섯 명의 지리 전공 선생님이 힘을 합쳐 낸 글이지만, 결이 달라 어색한 점은 눈에 띄지 않아 쉽게 소화할 수 있다. 윤문과 퇴고에 정성을 기울였음을 본다.

330쪽 분량의 본문에 텍스트, 사진, 지도, 그래프, 도표 등을 알맞게 배치해 지루하지 않다. 장마다 담은 내용이 자연환경과 동물을 배경으로 인간과의 관계를 다루니 형이상학적인 글이 아니다. 지리적 지식, 기후 환경의 변화와 함께 육지와 바다의 동물을 다루니 공간 범위가 좁지 않다. 다른 나라에 살아 보기 어려운 여러 동물과 왜가리, 돼지, 반달가슴곰 같은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보는 동물이 등장한다.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청어가 조선 시대 국민 생선이었고, 과메기가 청어라는 토막상식도 있다. 어떻게 조선 시대 청어는 국민 생선이 될 수 있었는지? ‘사막의 배로 불리는 낙타는 기원이 북아메리카였음을 알고 있었는지? 사자를 동물의 왕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유럽인은 사자를 보지 못했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 배설물이 항문 주변이 묻어 구더기가 끼는 것을 막으려고 새끼 양의 항문 주위 피부를 도려낸다(뮬싱)고요? 알래스카에서 뉴질랜드까지 쉬지 않고 날아가는 것은 비행기가 아니고 큰뒷부리도요라는 새가 있다니! 캥거루 고기 먹어 보셨나요? 마지막으로 가축화한 동물은 무엇일까? 어떤 애완견보다 라쿤의 눈동자와 얼굴이 귀엽더라. 등 여러 선생님이 18가지 동물의 다루며 질문하고 답하니 재미있다.

 

생태 시민을 위한 동물 지리와 환경 이야기가 재미만 주지 않고, 홍학 보전과 리튬 개발을 통한 이윤확보라는 딜레마를 던진다. 고기를 많이 먹는 식문화는 인류의 지속 가능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니 채식주의자에게 식습관을 옹호하는 근거를 준다.

 

학자의 탐구력를 만나고 세상을 바르게 해석하는 방법도 생각하게 한다. 유럽인의 아메리카 이주에서 소빙기의 매커니즘을 찾아낸다. 에드워드 사이드는 오리엔탈리즘외에도 상상의 지리 imagned geograpies’로 세상을 해석한다. 어떤 장소가 텍스트나 사진, 그림 등에 의해 특정한 형태의 공간으로 생산되는 것을 상상의 지리라 한다. 케냐나 탄자니아 지역이 초원이고 야생 동물의 낙원이라는 인식은 유럽인이 재현해 상상의 지리가 만든 공간이다.

 

소빙기에 경신대기근(1670~1671)이 발생했고, 강릉 앞바다는 얼어붙었다니 기록을 찾아보게 한다. 다큐멘터리 <산호초를 따라서 Chasing Coral>를 보게 하니 생태 시민을 위한 동물 지리와 환경 이야기독자를 행동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책을 읽은 덕분에 두루미, 황새, 왜가리, 백로를 견줄 사진을 보았으니 세종시 천변 산책길에서 만나는 왜가리를 보고 백로라 말하지 않을 수 있다.

 

생태 시민을 위한 동물 지리와 환경 이야기는 재미있고, 딜레마를 겪게 하며, 세상을 해석하는 눈을 뜨게 하고,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알게 하고 행동하게 한다. 독자의 행동은 생태 시민이 되려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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