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마지막 습관 -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것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다산의 마지막 습관

2023.6.5.()

 

독서, 책을 읽어 얻은 이로움은 크고도 많다. 다시 확인하거니와 좋은 책을 읽으니 흩어진 마음을 붙잡을 수 있다. 희노애락애오욕 중에서 노()가 참고 억누르기 어렵다.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니 세상사를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음에도 자기의 관점으로만 판단하기가 쉽다. 특히 타인이 나를 부정하거나 모욕을 줄 때는 노()를 통제하기 어렵다. 성인마저도 그렇다고 고백하고 있으나, 나의 분노함은 나를 가장 부끄럽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럴 때 좋은 책은 흩어진 마음을 다시 추스르고 성찰할 기회를 가지라 한다. 6월 초 읽은 다산의 마지막 습관이 그렇다.

 

정민 교수가 쓴 다산 선생 지식 경영법에서 학문하는 방법론을 배우고 유용하게 활용한 추억이 있다. 조윤제가 지은 다산의 마지막 공부는 마음 다스림이 중요함을 이야기하고 있어 근원이 되는 심경근사록을 찾아 읽어 삶에 대해 생각한다. 근사록의 교육 부분은 현대 교육심리학, 교육철학과 견주며 배운 점이 많다. 다산의 마지막 습관을 읽는 것은 다산 정약용의 삶을 배우고 조윤제의 글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18년이란 세월을 유배지에서 살아가며 저술에 몰두했던 다산의 삶은 진정한 학자의 본보기이다. 다산의 삶은 그에게 닥쳐온 불행이 그 자체로 인생의 비극인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임을 나에게 보여 준다. 한 사람의 생이 얼마나 고귀하냐는 잣대로 보면, 다산의 삶이 정조의 삶보다 가볍다고 할 수 없다.

 

언급한 책들과 마찬가지로 다산의 마지막 습관은 공자, 맹자, 주자 등의 언행을 토대로 기본에 충실하라 말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주변을 청소하라는 당부는 소학의 첫 가르침이다. 마쓰다 마쓰히로의 청소력, 맥레이븐 제독의 텍사스 대학 졸업 연설의 첫 부분도 침대부터 정리하라. 별로 좋은 책은 아니라는 평가가 있지만, 12가지 인생의 법칙도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정리 하라를 중요한 인생 법칙으로 꼽는다. 예기모든 안팎의 사람들은 첫닭이 울면 세수하고 양치질하고 옷을 입는다. 베개와 대자리를 걷고 방과 마루, 뜰에 물을 뿌리고 청소한 다음 자리를 펴놓는다. 그런 다음에 각자가 맡은 일을 한다.

 

()를 통제하지 못한 탓에 신중하라, 한겨울에 내를 건너듯이. 두려워하라, 사방에서 에워싸인 듯이”(여혜 약동섭천 유혜 약외사린 與兮 若冬涉川 猶兮 若畏四隣)를 심장에 담아두려 한다.

굳이 베풀지 않아도 되는 사람에게 은혜를 베푼다면 차라리 베풀지 않음만 못할 수도 있다. 베풂에 진정성이 없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나 자신의 만족을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p.103)라는 문장은 나에게 반성하라 한다.

보고 듣는 것은 외부의 자극과 영향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외부에 나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네 가지를 모두 예에 맞게 하라 한다. 보고 듣는 것은 내가 통제하기가 말하고 행동하기보다 어렵다. 그렇다고 말하고 행동을 예에 맞게 하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다. 우선은 말과 행동을 삼가는 일이 중요하다. 날마다 긍정하는 말, 칭찬하는 말, 북돋는 말, 격려하는 말을 해야 한다. 매일 매일 그렇게 하여 이 되게 해야 한다. 총알은 삶의 신체를 상하게 하듯이 말은 상대의 영혼을 상하게 할 수 있다. “흰 구슬의 흠집은 갈아서 고치면 되지만 말의 잘못은 어찌할 수 없다. 가볍게 말하지 말고 함부로 지껄이면 안 된다. 누구도 혀를 붙잡지 못하니 해버린 말 쫓아가 잡을 수 없다.”(p.243)

 

인생이란 오디세이 서사시가 아닌가. 장 예모 감독의 영화 人生처럼. 흩어짐 마음을 붙잡게 하는 다산의 마지막 습관은 사두고 두 해가 지나 읽었다.

 

https://blog.naver.com/grhill/22312110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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