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후 & 문화 산책 - 생활 속 기후 여행
이승호 지음 / 푸른길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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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승호는 제주도 중산간 마을에서 태어나 건국대 지리교육과 교수로 기후학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한국의 기후 문화 산책>은 일반인을 위한 교양서라 중고등학교 교과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용어로 썼다. 제목처럼 산책하는 마음으로 읽어도 좋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기후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가 느끼는 날씨와 기후는 사는 곳을 중심으로 인식한다. 저자의 답사 덕분에 제주도, 전라도, 강원도, 경상도, 경기도의 날씨와 기후가 조금씩 다르다는 걸 알게 되는 것이 책을 읽는 기쁨이다. 기후 요소와 기후 인자라는 용어만 이해한다면 누구나 쉽게 다가설 수 있다. 우리나라는 왜 계절이 바뀌는가? 산과 바다가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왔다가 돌아가는 공기 덩어리가 어떤 영향을 주는가? , 여름, 가을, 겨울과 장마철의 기후를 살펴보는 데 교과서의 느낌은 나지 않고 에세이를 만나는 느낌이다. 200여 장에 가까운 사진이 주는 넉넉함도 한 몫을 한다.

 

기후를 만드는 기온, 강수량, 바람을 기후요소라고 한다. 세 가지에 왜라는 물음을 던지고 쉽게 풀어쓴다. 이 땅에 살아온 우리 조상들은 추위와 더위를 어떻게 막아내고 피했는지 지혜로운 생활상을 만날 수 있다.

 

글을 읽으면서 저자가 안개로 학위를 받았음을 알게 됐다.

오래전에 지리교육을 배우고 가르쳤기에 일반 교양서일지라도 새로운 것이 있을까라는 호기심이 있었다. ‘바다효과가 있었다. 호남지방 눈이 형성되는 과정을 바다효과로 풀어 놓았다. 안개일수가 가장 많은 곳이 승주란다. “해안의 안개는 내륙의 안개와 종류가 다르다. 내륙의 안개는 바람이 있으면 끼지 않지만, 해안에서는 바람 때문에 안개가 낀다. 육지를 덮고 있는 공기가 데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바다에서 더운 공기가 들어오면 두 공기의 온도 차이에 의해서 안개가 발생한다. 이런 안개를 해무라고하며 영국이나 북아메리카 동부 해안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구름과 안개는 수증기가 응결한 것으로, 거의 같은 현상이다. 그것이 땅바닥에 닿아 있으면 안개라 하고, 떨어져 있으면 구름이라고 한다.” “서리는 찬 공기가 오랫동안 고여 있는 곳에 내리기 쉽다.”

해남은 월동 배추 산지. 제주도를 비롯한 섬 지방 지붕은 우진각 지붕이다. 제주도의 풍채’, 울릉도의 우데기’, 전라도의 까대기는 기능이 비슷하다. 찬바람을 막는다. 울릉도 할머니의 사투리로 우딸은 울타리. 영동지방의 뜨럭은 충청도의 뜰팡과 같다.

 

지리 관련 책을 도맡다시피 내주는 푸른길에서 초판을 20093월에 본문 294쪽 분량으로 내놓았다. 책꽂이에 10년이 넘게 꽂혀 있었어도 지질이나 사진의 색은 그대로. 새 책과 다름없다. 푸른길 출판사에서 얼마나 정성을 들이고, 이익보다 책을 얼마나 아끼는지를 느낄 수 있다. 내 책은 한해가 넘어가자 누렇게 변해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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