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밥상머리 교육 - 500년 조선의 역사를 만든 위대한 교육, 2019년 6월 국립중앙도서관사서추천도서
김미라 지음 / 보아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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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조선에서 배울 게 뭐가 있느냐!?” 말할 수 있다. 조선의 교육에서는 더욱 무얼 배운단 말인가라고 폄훼하기가 쉽다. 대한제국부터 일제 강점기, 해방과 미국식 민주주의의 도입과 독재를 거치며 우리의 전통교육은 철저하게 무시되고 무가치한 것으로 판단해버렸다. 과거로부터 좋은 것과 나쁜 것을 제대로 구분하는 기회도 갖지 못하고 외래의 기준과 현재의 기준으로 판단해 버렸다. 오늘날 세대의 단절이 학교교육과 사회질서에 끼친 무질서와 부작용을 생각할 때 전통 교육의 장점을 이어가려는 노력은 가치를 가진다. <조선의 밥상머리 교육>은 우리가 무가치하다고 버린 것 중에서 되살려야할 전통교육의 모습을 그렸다. 물론, 구체적으로 살펴 현대의 가치와 크게 갈등을 빚을 내용이라면 공론을 거쳐 내려놓아도 늦지 않을까. 진즉에 전통교육을 망라한 책이 나왔더라면 좋았을 것을...... 낱권으로 사 읽었던 것을 총정리하는 셈이다.

 

읽어가며 메모한 내용을 기록해 둔다, 머리말에서 : 종가의 교육철학은 자식은 부모의 등을 보고 배운다.”이며, 지식의 습득보다 인성공부(예절 있고 품위 있는 사람)를 우선시한다. 이는 선비정신과 맞닿아 있다. 선비의 가치관은 물질이 아니라 정신에 있다. 우리의 현실은 아동학대, 가정폭력, 학교폭력, 교사폭행, 여성혐오, 자살, 갑질이 드물지 않다. 우리교육의 서구화로 민족의 정신적 가치가 사라진 탓이다. 공부의 목적을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로 보아야 한다. <조선의 밥상머리 교육>은 조선시대 아이들은 무엇을 배웠나에 주목하고 연구한 결과를 담았다.

 

1: 사람다운 사람을 만든 조선의 교육법 공부는 자기가 목적이 되고 대상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이어야 한다. 교육이란 우리 안에 존재하는 선함을 끌어내는 것이다. 공자의 인간관을 논어 <양화>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成相近也(성상근야) 習相遠也(습상원야)’ 인간의 본성은 서로 비슷하지만, 후천적인 습관(후천적 노력과 습관, 외부적 환경이나 노력의 정도)에 따라 서로 달라진다. 이런 사고가 성선설로 체계화되고 인의예지라는 마음의 요소를 수신으로 기르는 것, 기르도록 돕는 것이 교육이다. 미래는 남을 이기는 것이 경쟁력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이 경쟁력이다. <동몽선습>하늘과 땅 사이의 만물의 무리 중에서 오직 사람만이 가장 귀한데, 그 이유는 오륜이 있기 때문이다.” 이 문장은 현대적 변용이 필요하지 무가치한 것은 아니다.


2: 먼저 사람 공부를 하고 나서 글공부를 하라고 가르쳤던 전통교육

우리의 교육은 해방이후 서양에서 계발된 교육이론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고 의존해왔다.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간의 소통(교학상장)이 사라진 채 주입식, 따라가기 교육이 공교육의 전부가 되었다. <중용>학문이란 먼저 널리 배우며, 자세히 따져 묻고 신중하게 생각하며 명확하게 분별하며 독실하게 실천하는 것이다.”는 기준이 비추어 반성해야할 때다. 초등교육 수준의 단계에서 인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전통사호에서는 어렸을 때 무엇을 읽고 배웠을까? 전통교육에서는 지식보다는 생활습관과 예절을 먼저 가르쳤다. “하학이상달(수신, 언어예절, 응대예절, 효도, 공경교육 등의 기본예절)” 아래로부터 배워 위로 통달하는 교육이다. 절대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쳤다. 하학공부를 게을리하고 천리 공부를 하면 결국 성공할 수 없다고 가르쳤다. 어릴 때 가르쳐야 한다. 선인성 후지식교육이 공자가 중시한 교육철학이다. 아이의 연령에 따라 예절교육의 내용이 달랐다. <예기> ‘내칙편은 아기가 밥을 먹을 수 있게 되면서부터 열 세 살에 이를 때까지 연령별 가르치는 내용이 달랐다. 8살부터 형식 교육을 했다. <소학> ‘입교편도 같은 내용이다.

 

3: 조선의 아이들은 무슨 책을 배웠을까? 전통교육의 순서와 방법은 <천자문>, <유합(類合)>으로 기초 문자를 익히고, <계몽편>, <동몽선습>, <격몽요결>, <명심보감(또는 효경)>을 읽게 했다. <사자소학>, <계몽편>, <동몽선습>은 교훈적 교재였다. 어린이 생활예절 교과서로 <사자소학>, 어린이에게 좋은 정서를 길러주는 <추구(推句)>는 오언절구의 시다. <계몽편>은 어린이 산문 입문서로 문장을 익히게 하는 교재였다. <동몽선습>은 박세무가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아동교과서다. 오륜과 중국, 한국의 역사를 동등하게 다룬다. 저자는 인간관계에서 예의가 사라져버린 노늘날 아이들에게 반드시 가르쳐야하는 인성을 기러주는 교재라고 말한다. 아동교육 지침서로 율곡이 지은 <소아수지小兒須知>164개 글자로 17개의 예절과 몸가짐에 대한 조목을 열거한다. 율곡의 아동 교육의 핵심은 기본생활습관교육이다. <격몽요결>1577년 율곡이 삶의 목표를 세우는 법과 실천을 가르쳤던 교육서다. 서문에 사람이 이 세상을 살라가면서 학문을 하지 않으면 바른 사람이 될 수 없다.”며 입지 교육을 강조한다. 이덕무가 1775년에 지은 <사소절>은 품격 있는 사람으로 길러주는 인성교육서다. 이덕무는 사람의 도리와 예절을 가르치는 방법으로 시가, 즉 시와 노래를 강조 했다. 이는 오늘날 흥미유발을 강조하는 것과 같다.

4: 떡잎부터 좋은 인성을 만들어주는 지침서1800년 사주당 이씨가 지은 <태교신기 胎敎新記>는 우리나라 최초의 태교 단행본이다. 임산부의 모든 것(보고 듣고 먹고 마시고 생각하고 느끼는)이 태아에게 크게 영향을 미침을 일깨운다. 태교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함께해야 한다며 사람의 성품은 하늘을 근본으로 하고, 기질은 부모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기질이 치우치게 되면 점점 성품을 가리게 되니 부모가 낳고 기르는 문제를 어찌 깊이 생각하고 조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고 적었다.

 

5: 평생을 좌우할 바른 생활습관을 기러주는 <사자소학> <사자소학>은 조선의 아이들에게 체계적인 인성 갖추기를 가르쳤던 책이다.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아이들에게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상대는 기계가 아닌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식시키는 교육이어야 한다. 어려서부터 타인과의 관계를 위한 훈련이 뒷받침 돼야 한다. 조선시대에는 예절, 효도,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이란 8대 덕목을 체계적으로 가르쳤다. 예절이란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올바로 하는 것이다. 무리지어 사는 사람들이 약속해 놓은 생활 방식, 살아가면서 지켜야할 도리가 예절이다. 9용과 9사로 설명할 수 있다. 모든 교육은 효도로부터 가르쳐야한다. 생활 속에서 부모, 어른의 말에 응하고 대답하기’, ‘경청의 예절을 지키는 것이다. 바른 마음가짐은 정직에서 나온다. 분필사난忿必思難. 화가 날 때는 반드시 뒤에 어려워질 것을 생각한다. 정직은 삶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다.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려면 선한 영향력을 주고받도록 좋은 환경을 선택해야 한다. 원만한 인간관계는 상대의 존중에서 비롯된다. 지식 교육만 받다보니 인간관계가 어려워진다. 상대를 존중하고 자신이 존중받는 법을 안다면 삶의 많은 부분이 달라질 것이다. 내 마음을 비추어 타인을 살피는 것이 배려다. ‘기소불욕 물시어인하라. 인간관계에서 성공은 소통에 달려있다. 배려와 존중을 알고 실천해야 한다. 마음과 힘을 보태주는 것이 협동이다. 오늘날 향약과 같은 미풍양속이 사라지고 있다.

 

6: 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입문서 <추구推句> 꽃은 다시 필 날이 있지만, 사람은 다시 소년이 될 수 없다네. 젊은 날을 헛되이 보내지 말게. 청춘은 다시 오지 아니한다네. 이외에도 여러 오언절구는 오늘날에도 암송하고 싶다. 7: 사물의 원리를 가르치는 아동 산문입문서 <계몽편> 8: 평생의 처세법을 가르쳤던 <동몽선습> 조선의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인간관계의 질서를 배웠다. 윗사람이 먼저 예의를 알고 지켜야 아랫사람과의 소통이 가능하다. 9: 품격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예절 학습서 <동자례> <예기>에는 예는 사람의 근본이며 사회생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이다. 조선중기 학자 김성일이 편집한 책이다. <동자례>의 내용은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예절, 부모와 스승을 섬기는 예절, 서당에서 행해야 할 예절을 다룬다.

10: 어떻게 살 것인가를 배우는 삶의 지침서 <격몽요결>1577년 율곡의 작품이다. 학문하는 이유를 사람이 살면서 학문을 하지 않으면 올바른 사람이 될 수 없다. 일상생활 속에서 일에 따라 마땅하게 해야 할 따름이다.” 평생 해야 할 공부다. 11: 사회생활을 위한 사소한 예절 지침서 <사소절>은 이덕무가 1775년 지은 것이다. 저자는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미래 사회에서는 인간 고유의 인성이 경쟁력이다. 지식을 습득하기 이전에 사람이 되는 교육을 먼저 배웠던 전통 교육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고 말한다. 어릴 때의 몸가짐이 바른 사람을 만드는 길이다. 아이를 가르치는 것은 부모의 의무다. 시와 노래로 마음을 북돋아 예절을 익히게 하고 글을 가르칠 때 많이 읽기보다 정독하여 잘 익히게 하고 자질과 성품을 헤아려 역량에 맞게 가르쳐야하고 반복하여 학습하게 해야 한다. 학습역량보다 여유 있게 교육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부록 : 중국 전통사회의 어린이 학습서 3종은 어린이 명상 교재인 <명심보감>, 예절교과서인 <소학>, 기본 동봉서인 <삼자경>이 있다. <삼자경>1990년 유네스코 아동 도덕 총서에 선정되었단다.

 

<조선의 밥상머리 교육>201812보아스에서 본문 298쪽 분량으로 초판을 내놓았고 김미라가 지었다. 저자의 인식과 저술 취지에 공감한다. 나는 이를 세대의 단절이라고 부른다. 이어야할 책임은 기성세대에게 있다. 전통교육에서 되살릴 부분을 찾아내야 한다. 가르치는 자, 부모가 읽어 볼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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