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본 (양장)
토마 피케티 지음, 장경덕 외 옮김, 이강국 감수 / 글항아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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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점일 지도 모르지만 읽다가, 한 번, 두번 세번 읽어도 살짝 이상해서 아마존에 들어가서 영역본을 찾아봤더니 역시나.

 

52쪽 맨 밑에

"산업혁명은 자본-노동 간의 갈등을 악화시켰다. 그 이유는 과거에 비해 생산방식이 훨씬 더 자본집약적으로 변했고, ... 좀더 공정한 소득분배와 민주적인 사회질서에 대한 기대감이 껶여버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

 

라고 돼 있는데

 

논리적이지 않다. 노자간의 갈등 악화가 결과다.

그리고나서 그 원인으로 두 가지를 들었는데 하나는 생산방식의 자본집약화이고

다른 하나는  공정한 소득분배와 민주화에 대한 기대감이 꺾여버린 까닭이라고 한다.

 

문제는 두 번째인데 이게 말이 되는가? 혹시 반대가 아닐까? 그래서 찾아봤더니, 원문은, .... 아니고, 영역본의 문장은 이렇다.

 

The Industrial Revolution exacebated the conflict between capital and labor, perhaps because production became more capital intensive than in the past (making use of machinery and exploiting natural resources more than ever before) and perhaps, too, because hopes for a more equitable distribution of income and a more democratic social order were dashed. I will come back to this point.

 

기대감이 꺾여버렸다기보다는, 차라리... 정반대로...

were dashed.

기대감이 더 커졌던게 아닌가? 기대감이 더 커졌기 때문에 노자간의 갈등이 더 악화됐겠지.

이건 논리적으로도 이렇게 되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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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2014-09-15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글항아리 편집부입니다. 『21세기 자본』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옥탑방 님께서 지적하신 대목을 다시 검토한 결과 번역에는 문제가 없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영어의 dash는 (무엇을) 깨트리다, 내던지다라는 뜻과 더불어 (희망을) 꺾어버리다, 분쇄하다 라는 의미로 쓰이며 hopes were dashed는 희망이 꺾여버렸다. 산산조각이 나버렸다는 뜻으로 옮기는 것이 적절합니다. 영어의 dash가 ‘돌진하다’ ‘매진하다’의 뜻도 있지만 타동사로 ‘실망시키다’의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대감이 꺾이다’라는 해석이 맞습니다. 물론 불어본에도 "été déçus"(원형 décevoir: 실망시키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주의깊은 지적에 감사드립니다.

옥탑방 2014-09-15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네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