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라면 흔들리는 순간조차 사랑이겠지
신기루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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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속삭이는 일러스트 에세이입니다. 저자가 글도 쓰고 그림도 그렸습니다. 그래서 글과 그림이 참 잘 어울립니다. 저자의 경험을 담은 짧은 글과 예쁜 그림이 나와서 읽기도 좋고 생각할 거리도 많습니다.

너와 함께라면 흔들리는 순간조차 사랑이겠지

비에이블

저자의 예명은 신기루입니다. 엄마의 성을 따르고 싶다는 생각에 '신'을 결정했고, 그에 맞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저자가 경험한 사랑과 제일 닮은 말이었다는 신기루, 잡고 싶어도 마음대로 잡을 수 없고 멀어지려 해도 쉽지 않은 불가항력이었다고 하네요. 이런 저자의 사랑이 책 속에 절절하게 그려집니다.



일러스트 에세이답게 일러스트가 한가득 공간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짧은 글이 함께 합니다. 그래서 읽기도 좋고, 그림을 더 자세히 살피게 되네요. 연인이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 손을 잡거나 안고 있는 모습, 다소 사실적인 19금 장면들까지 현실적인 연애 스토리를 그림으로도 보여 줍니다. 그래서 더 글과 그림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이 책에 나오는 그림에는 주인공의 표정이 나오지 않습니다. 눈썹 정도는 있지만 눈, 코, 입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글과 어울리는 표정을 상상하면서 보게 되네요. 가끔씩 표정이 나오는 그림이 있긴 합니다. 책장을 처음 넘겼을 때는 인물 표정이 없어서 당황했는데 책을 계속 읽다 보니 표정이 나오니까 더 이상한 걸 보니 적응이 됐나 봅니다. 사실 눈코입이 없는 연인들의 표정을 상상하면서 보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거든요.

 

저자가 경험한 사랑은 이런 것이었을까요. 상대방을 향한 애절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사랑을 시작하기 전 설레는 마음, 사랑을 하면서는 무엇이든 다 해 주고 싶은 헌신적이고 따스한 마음, 헤어진 후에는 아련하게 그리워하는 마음 등 사랑의 단계에 따라 절절한 마음이 전해집니다. 저자의 글에 따르면 이런 사랑들이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렸다니 안타깝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신기루가 아닌 영원한 사랑을 만날 수 있겠죠. 사실 그런 사랑을 만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시행착오가 필요한 것이니까요. 사랑을 하면서 '나'를 더 정확하게 알 수 있고, 내게 맞는 사람을 찾을 수 있는 눈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런 과정까지도 다 아름다운 사랑으로 기억할 수 있고, 헤어진 연인을 따뜻하게 추억할 수 있다면 진정한 위너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참 달달한 사랑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여자들이 원하는 말, 원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책이라 재미있게 읽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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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부모를 위한 SNS 심리학 - 소셜 미디어는 아이들의 마음과 인간관계,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케이트 아이크혼 지음, 이종민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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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부모를 위한 SNS 심리학이라니, Z세대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란 세상은 그전 세대와는 분명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Z세대를 낳은 부모들이 따로 알아야 할 점도 많을 텐데요. 부모가 모르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 기대됩니다.

Z세대 부모를 위한 SNS 심리학

현대지성

'소셜 미디어는 아이들의 마음과 인간관계,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오네요. 어릴 때부터 SNS에 노출된 아이들은 우리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겠지요. 아이들의 생각과 가치관은 부모 세대가 자랄 때와는 아주 많이 다를 겁니다. 이런 아이들을 우리가 살아온 가치관으로 보려 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겠네요. 이 책으로 차근차근 배워보고 싶습니다.




제목만 봐서는 Z세대 아이들의 심리를 들여다보고, SNS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장을 넘겨보니 지금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알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이 책에는 TV의 출현으로 바뀐 삶부터 인터넷의 등장으로 인한 혼란에 이어 스마트폰의 SNS의 역사가 짧게 요약되어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이런 변화된 상황들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했고,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알아보면서 앞으로 올 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것이죠.

초창기 카메라, 필름 카메라, 디지털카메라, 휴대폰 카메라 등은 우리의 삶을 많이 바꿔놓았습니다. 필름 카메라는 누군가에게 현상을 맡겨야 하기 때문에 검열을 피할 수 없었다는 점도 공감이 됩니다. 저도 어릴 때 우스꽝스러운 사진을 찍을 때 사진관에서 다 볼 것 같아 걱정했던 기억이 나니까요. 하지만 이런 사진은 없애버리고 필름을 잘라버리면 굴욕 사진에서 해방될 수 있습니다. 그뿐입니다. 지금과는 다르지요. 지금은 굴욕 사진을 자의든 타의든 간에 SNS에 올리고 나면 그 이후는 책임질 수 없습니다. 이 사진을 불특정 다수가 얼마나 많이 볼지, 누가 캡처할지, 얼마나 많이 공유될지, 이 사진이 미래에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짐작조차 할 수 없지요. 그래서 미성년자들이 SNS에 사진을 올리거나 글을 쓸 때 특히 더 조심해야 합니다. 성인에 비해서 미성년자들은 SNS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확률도 높기 때문이지요.

언젠가부터 TV 예능 프로그램에 아이들이 나옵니다.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아이들을 보면서 즐겁기도 하지만 걱정도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부모와 방송사의 계약에 아이는 빠져있기 때문이죠. 아이들이 '아기'라는 이유로 옷도 제대로 안 입은 상태에서 TV에 나오는 걸 보면 마음이 불편합니다. 저 아이들이 자라서 부모에게 항의한들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봤고, SNS에 공유됐고, 방송사에는 자료화면으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의 아이들도 SNS로 노출이 되어 있습니다. 카카오톡 프로필에는 아기 사진이 넘쳐나고 클릭해보면 이전 사진들도 주르륵 나옵니다. 그 밖의 SNS에도 아이들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죠. 아이들에게 동의를 구했다 하더라도 아직은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부모가 마음대로 사진을 올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봅니다. 아이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불특정 다수가 그 사진을 보게 되고, 부모가 지우더라도 누군가 공유하면 여전히 인터넷에 남아 있습니다.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을 올리다 보면 극단적으로는 각종 범죄에 노출될 수도 있지요.

몰래 찍은 사진이나 헤어진 연인의 노출 사진을 올린다거나 상업적인 용도로 포르노를 찍는다거나 하는 범죄에서는 대부분 여성이 피해자입니다. 이런 일들이 미성년자에게서 벌어진다면 끔찍하지요. 학교에서 모든 아이들이 알게 되고, 전학을 간다 해도 누군가가 공유한 영상으로 인해 과거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지요. 성인이 되어서도 이 사진이 돌아다닌다고 생각하면 생활이 엉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어린아이들을 '어리고 순진하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SNS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SNS는 장점도 있지만 분명히 폐해도 있지요. 지금의 성인과는 다르게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SNS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이런 SNS를 법적 테두리 안에서 다루고, 다른 사람에게 절대 피해를 주지 않도록 철저하게 교육하는 것이 좋겠지요. 관련 영화, 책, 학교 토론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법으로도 '잊힐 권리'를 세부적으로 적용해 아이들을 보호해 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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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여성, 아무튼 잘 살고 있습니다 - 같이는 아니지만 가치 있게 사는
권미주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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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비혼'이라는 단어가 미혼, 기혼처럼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사실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질문 공세나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 "저는 결혼에 관심 없어요. 결혼 안 해요."라고 말하는 경우도 많죠. 그런 맥락에서 비혼을 선언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 이제는 '비혼'도 하나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요. 비혼이든 미혼이든 기혼이든 각자의 선택이고, 그 선택은 존중받아 마땅하니까요.

비혼 여성, 아무튼 잘 살고 있습니다

이담북스

'같이는 아니지만 가치 있게 사는'이라는 문구가 마음에 드네요.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면 결혼 유무는 중요하지 않지요. 한 손에 빵을 사들고 한 손에는 강아지 목줄을 잡고 걷는 표지 그림이 제목과 잘 어울리네요. '아무튼' 잘 살고 있다니까 비혼 여성의 삶이 어떤지 궁금해집니다. 

 

 

저자는 개인심리상담가인 40대 비혼 여성입니다. 책에는 비혼으로 사는 것의 장점과 단점이 잘 나와 있습니다. 결혼한 여성들이 겪는 힘든 부분을 패스할 수 있는 점들이 장점이고, 단점은 정부 정책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든지 아파트 청약 순위가 저 아래에 있다든지, 주변 사람들에게 듣기 싫은 말을 듣는다든지 하는 것이겠지요. 이 부분은 굳이 비혼이 아니더라도 일반 미혼인 사람들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1인 결혼식을 소개하며 시작합니다. 흔히 비혼 파티라고 하는데요. 예전에 방송에서 한 연예인이 나중에 비혼 파티를 해서 그동안 낸 축의금을 다 돌려받을 거라고 했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물론 비혼 파티가 축의금을 돌려받기 위함만은 아니겠지만 그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2000년대 초에 봤던 유명 미드에서 여주인공이 결혼하지 않아 억울하다고 했던 장면도 기억납니다. 그녀는 친구의 결혼식 선물, 아이 출산선물도 빠짐없이 챙겼지요. 하루는 친구 집에서 하는 파티에 갔다가 자신의 고급 구두를 잃어버렸는데 친구가 '나는 너의 허영심에 돈을 쓸 수 없다'라며 약간의 돈만 쥐여주는 것이 격분합니다. 여차여차해서 친구가 결국 구두를 새로 사줬지만 그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 둘의 우정에는 금이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의무적인 축의금 문화가 없는 미국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나온 장면이니 우리나라의 비혼 여성은 그런 억울함이 더 클 수밖에 없지요. 특히 회사 생활을 하면서 그런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혼을 선언하는 것은 자신의 선택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것이죠. 사실 비혼을 선언했다가 결혼하기도 하지만 그건 별문제가 되지 않지요. 사람의 마음은 충분히 바뀔 수 있으니까요.

저자는 꼭 비혼을 선언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혼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이나 심경 등을 담담하게 적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나이가 들어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는데요. 사실 결혼을 했다고 다 행복한 것은 아니고, 결혼을 했다고 꼭 아이를 낳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미혼인 사람들에게 결혼을 하라는 충고를 늘어놓거나, 출산율을 떨어뜨린다고 비난하는 것은 교양이 부족한 것이겠죠. 누구든 혼자 사는 것이 행복하다면 그렇게 살아야 하고, 출산율이 걱정된다면 출산장려정책을 강화해서 아이를 키우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 더 필요하지요.

혼자 살든, 같이 살든 간에 책에는 배울 점들이 많네요. 미래에 대한 불안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가계부를 써서 자신의 수입과 지출, 재산을 정확하게 알고 관리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특히 기억에 남은 내용은 '유서 쓰기'인데요. 이 부분은 기존의 유서와 조금 다른 점이 있습니다. 내가 24시간 후에 죽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그 하루 동안의 행적을 쓰는 내용인데요. 내게 남은 삶이 24시간밖에 없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거창한 일을 하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연락하고 사랑하는 가족과 마지막 시간을 보내겠지요. 그리고 내 재산이나 유품, 장례를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도 할 것 같습니다. 저자는 이런 유서를 일 년에 한 번씩 쓰고 있다니 참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정기적으로 유서를 작성해보면 내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깨닫게 되고,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한 중요도도 정리할 수 있겠죠. 더불어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현재에 충실하는 삶의 가치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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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도 휴가가 필요해서
아리(임현경) 지음 / 북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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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도 휴가가 필요해서'라는 제목이 참 좋죠. 우리의 삶에는 휴식이 필요합니다. 결혼도 마찬가지죠. 저자는 그 휴식을 위해 여행을 합니다. 혼자 가기도 하고 아이와 둘이서 가기도 합니다. 낯선 곳에서 오래 머물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합니다. 그렇게 방전된 마음을 충전합니다. 발리 우붓에서 생활한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결혼에도 휴가가 필요해서

북튼

책표지 하단에 이런 글이 보이네요.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도 괜찮습니다'라는 글이 참 좋습니다. 한국에서 기혼여성으로 살다 보면 억울할 때도 있고 속상할 때도 있지요. 저자는 진보적인 성향이라 이런 틀을 답답해합니다. 그래서 자신을 위한 휴가를 선택합니다.

 

 

저자는 짧은 가족여행으로 머물렀던 발리 우붓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 꿈을 실행으로 옮기지요. 처음에는 가족 모두 우붓에서 생활하려고 했지만 남편은 한국에 남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와 둘이서 우붓으로 떠납니다. 우붓에 머무는 4년 동안 아이는 쁠랑이 스쿨 유치원 과정, 초등과정을 다니고 저자는 번역을 해서 돈을 법니다. 그 외의 시간에는 요가를 하고, 춤을 추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닙니다. 우붓에서 많이 들었던 말, '쉬세요'는 저자의 마음에 평온함을 가져다주고 오로지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며 힐링할 수 있게 해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그렇다고 어떻게 갑자기 떠날 수 있나'하고 생각할 텐데 저자가 살아온 과정을 보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저자는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 다녀왔는데 그때 영어 공부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언어가 자유로우니 여행에도 불편함이 없겠죠. 언어에 재능이 있는 듯한 저자는 4년간의 생활 중에 인도네시아어도 제법 익힙니다. 저자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 아이에게 영어책을 꾸준히 읽어줍니다. 아이를 위한 일이면서 저자를 위한 일이기도 했을 겁니다. 아이는 영어에 익숙해졌을 테고 저자는 영어를 잊지 않고 계속 말하는 기회가 됐을 테니까요. 이런 교육으로 아이는 영어를 제법 알아듣지만 실제로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마도 영어로 말을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겠지요. 아이는 쁠랑이 스쿨에서 영어를 다 알아듣고 능숙하게 사용하게 됐고 지금은 한국어보다 영어를 더 잘한다고 하니 우붓에서 살면서 얻은 큰 수확 중 하나겠지요. 단순히 영어를 잘해서 한국에서 성공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영어를 잘하면 한국뿐 아니라 어디서나 사는데 지장이 없다'라는 큰 틀에서 보면 잘한 것 같습니다. 저도 예전에 발리 여행을 가고 싶어서 이것저것 검색해볼 때 쁠랑이 스쿨에 대해 알게 됐는데요. 학비는 제법 들지만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학교라고 해서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요. 책을 보니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로 나와서 부럽기도 합니다.

저자는 번역 일을 하기 때문에 디지털노마드의 삶이 가능한데요. 그래서 해외에서 사는 것에 더 유연할 수 있겠죠. 아이와 둘이서 4년 동안 우붓에서 생활하면서 저자는 행복해합니다. 현지인들도 많이 사귀고 우붓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됩니다.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편안한 마음을 가지며 살아갑니다. 도중에 아이스크림 가게를 인수해 운영하기도 하지만 고생만 하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번역'임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제 저자의 남편도 우붓에 들어와 함께 살다가 말레이시아 조호바루로 떠나서 온 가족이 함께 살기로 합니다. 한국에서 밤늦게까지 일하며 힘겹게 살기보다는 힐링과 여유에 더 집중하는 삶을 선택한 것이죠. 부부 모두 말레이시아에서도 꾸준히 일할 수 있고, 아이도 잘 적응한 것 같아 다행입니다. 저도 코로나가 끝나면 발리로 떠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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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난임일기
김정옥 지음 / 유노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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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부부의 리얼 라이프'라는 주제로 나온 '분노의 난임일기'입니다. 웹툰에서 인기를 얻어 책으로 출간된 케이스인데요. 100만 뷰 인기작이라고 하니 내용이 재미있을 것 같더라고요. 난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어떻게 풀었을지 궁금하기도 했고, 주변에 난임인 지인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기에 읽어보게 됐습니다.

분노의 난임일기

유노북스

그냥 난임일기가 아니라 '분노의'난임일기라니, 제목만 봐도 저자의 심정이 이해가 됩니다. 표지 그림에 퀭한 눈을 한 저자가 안타까워 보이네요. '아이는 바라지 않을수록 생길 것이요, 바랄수록 생기지 않는 것인가?'라는 문구에 공감이 갑니다. 결혼한 사람에게 2세 계획을 묻는 것은 실례이지요. 가족계획은 부부만의 사생활이고, 의외로 난임인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마음을 편하게 가져야 아기가 생긴다'든지, '아기를 가지려고 노력하다가 포기하니 아기를 가졌다는 주변 사람'의 일화를 이야기하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기 안 생긴대'라는 터무니없는 말을 늘어놓으면 안 되겠지요. 난임은 현대의학으로도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임신과 출산, 육아로 괴로울 때 자주 찾던 인터넷 카페가 있습니다. 꽤 유명한 카페여서 회원 수도 많았고, 궁금한 것을 검색만 해도 정보가 쏟아져 나왔는데요. 이 카페 카테고리에도 난임부부를 위한 공간이 있습니다. 인공수정, 체외수정 등을 진행하면서 질문과 답변을 통해 정보를 공유합니다. 처음에는 이런 카테고리가 있는 줄 몰랐는데 우연히 들어가 봤다가 너무나 힘들게 아이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놀랐습니다. 몸도 고생, 마음도 고생스럽지만 아기를 갖기 위해 노력하며 서로의 임신을 축하해 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는데요. 주변에도 말을 하지 않을 뿐이지 난임병원에 다니면서 아기를 가졌다는 지인이 제법 있었고, 난임병원을 다니면서 임신을 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런 걸 보면 난임이 예전처럼 숨길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직장여성의 경우 병원에 정기적으로 가야 해서 반차, 연차를 써야 하는데 회사에 밝히지 않을 수는 없겠지요. 이런 난임부부를 회사에서도 지지해 주고 적극적으로 휴가를 권장해 주면 좋겠습니다.

저자는 결혼 후 피임 없이 2년 반을 생활했는데 아기가 생기지 않아 난임 병원에 가게 된 케이스입니다. 기본 검사부터 인공 수정, 체외 수정을 거치면서 1년 동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도 임신은 어려웠고, 부부는 더 이상 병원에 가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아마도 병원 스케줄에 맞춰서 생활하고 의무적인 관계를 맺고, 증상 하나하나에 피가 말리는 생활을 그만두기로 한 것이지요. 그렇다고 임신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자연임신을 하기로 한 것이죠. 아기가 생기면 생기는 대로, 안 생기면 그런대로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남편과의 돈독한 관계와 협력하는 태도가 서로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이 책에는 주인공과 두 친구 부부가 나오는데요. 혼전 임신으로 결혼해 육아 중인 유빛나와 난임으로 고생하며 결국 임신에 성공하는 강한이가 나옵니다. 저자의 진짜 친구들인가 했는데 가상의 친구들이네요. 쉽게 임신한 사람들은 알 수 없는 난임부부의 일상이 나옵니다. 강한이는 아마도 저자가 활동하는 카페나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만든 캐릭터인 것 같은데요. 난임으로 지내는 것에 대한 슬픔, 시댁의 압박, 회사에서 당하는 차별, 병원에 다니면서 시술하는 과정 등을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그렇게 어려움을 이겨내고 임신을 했기에 이름을 강한이로 지은 것 같아요.

이 책에는 난임부부라면 관심 있을 내용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보여줍니다. 난임의 원인,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의 과정, 비용 등 다들 궁금해할 내용들을 잘 정리해서 설명해 주니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2세 계획을 묻거나 사생활을 아무렇지도 않게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그래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지요. 결혼도 선택인 요즘, 아이가 없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아니지요. 딩크족으로 살기로 결정하든, 아이를 낳기로 결정하든 그건 개인의 결정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그런 민감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저자는 난임 부부에게 상처가 될 말들을 하지 않기를 당부합니다. 난임 부부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난임이 아니더라도 주변에 난임인 지인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난임 부부의 심정과 힘든 과정들을 담담하면서 유머스럽게 그린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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