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개인심리상담가인 40대 비혼 여성입니다. 책에는 비혼으로 사는 것의 장점과 단점이 잘 나와 있습니다. 결혼한 여성들이 겪는 힘든 부분을 패스할 수 있는 점들이 장점이고, 단점은 정부 정책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든지 아파트 청약 순위가 저 아래에 있다든지, 주변 사람들에게 듣기 싫은 말을 듣는다든지 하는 것이겠지요. 이 부분은 굳이 비혼이 아니더라도 일반 미혼인 사람들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1인 결혼식을 소개하며 시작합니다. 흔히 비혼 파티라고 하는데요. 예전에 방송에서 한 연예인이 나중에 비혼 파티를 해서 그동안 낸 축의금을 다 돌려받을 거라고 했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물론 비혼 파티가 축의금을 돌려받기 위함만은 아니겠지만 그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2000년대 초에 봤던 유명 미드에서 여주인공이 결혼하지 않아 억울하다고 했던 장면도 기억납니다. 그녀는 친구의 결혼식 선물, 아이 출산선물도 빠짐없이 챙겼지요. 하루는 친구 집에서 하는 파티에 갔다가 자신의 고급 구두를 잃어버렸는데 친구가 '나는 너의 허영심에 돈을 쓸 수 없다'라며 약간의 돈만 쥐여주는 것이 격분합니다. 여차여차해서 친구가 결국 구두를 새로 사줬지만 그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 둘의 우정에는 금이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의무적인 축의금 문화가 없는 미국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나온 장면이니 우리나라의 비혼 여성은 그런 억울함이 더 클 수밖에 없지요. 특히 회사 생활을 하면서 그런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혼을 선언하는 것은 자신의 선택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것이죠. 사실 비혼을 선언했다가 결혼하기도 하지만 그건 별문제가 되지 않지요. 사람의 마음은 충분히 바뀔 수 있으니까요.
저자는 꼭 비혼을 선언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혼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이나 심경 등을 담담하게 적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나이가 들어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는데요. 사실 결혼을 했다고 다 행복한 것은 아니고, 결혼을 했다고 꼭 아이를 낳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미혼인 사람들에게 결혼을 하라는 충고를 늘어놓거나, 출산율을 떨어뜨린다고 비난하는 것은 교양이 부족한 것이겠죠. 누구든 혼자 사는 것이 행복하다면 그렇게 살아야 하고, 출산율이 걱정된다면 출산장려정책을 강화해서 아이를 키우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 더 필요하지요.
혼자 살든, 같이 살든 간에 책에는 배울 점들이 많네요. 미래에 대한 불안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가계부를 써서 자신의 수입과 지출, 재산을 정확하게 알고 관리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특히 기억에 남은 내용은 '유서 쓰기'인데요. 이 부분은 기존의 유서와 조금 다른 점이 있습니다. 내가 24시간 후에 죽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그 하루 동안의 행적을 쓰는 내용인데요. 내게 남은 삶이 24시간밖에 없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거창한 일을 하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연락하고 사랑하는 가족과 마지막 시간을 보내겠지요. 그리고 내 재산이나 유품, 장례를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도 할 것 같습니다. 저자는 이런 유서를 일 년에 한 번씩 쓰고 있다니 참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정기적으로 유서를 작성해보면 내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깨닫게 되고,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한 중요도도 정리할 수 있겠죠. 더불어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현재에 충실하는 삶의 가치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