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임신과 출산, 육아로 괴로울 때 자주 찾던 인터넷 카페가 있습니다. 꽤 유명한 카페여서 회원 수도 많았고, 궁금한 것을 검색만 해도 정보가 쏟아져 나왔는데요. 이 카페 카테고리에도 난임부부를 위한 공간이 있습니다. 인공수정, 체외수정 등을 진행하면서 질문과 답변을 통해 정보를 공유합니다. 처음에는 이런 카테고리가 있는 줄 몰랐는데 우연히 들어가 봤다가 너무나 힘들게 아이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놀랐습니다. 몸도 고생, 마음도 고생스럽지만 아기를 갖기 위해 노력하며 서로의 임신을 축하해 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는데요. 주변에도 말을 하지 않을 뿐이지 난임병원에 다니면서 아기를 가졌다는 지인이 제법 있었고, 난임병원을 다니면서 임신을 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런 걸 보면 난임이 예전처럼 숨길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직장여성의 경우 병원에 정기적으로 가야 해서 반차, 연차를 써야 하는데 회사에 밝히지 않을 수는 없겠지요. 이런 난임부부를 회사에서도 지지해 주고 적극적으로 휴가를 권장해 주면 좋겠습니다.
저자는 결혼 후 피임 없이 2년 반을 생활했는데 아기가 생기지 않아 난임 병원에 가게 된 케이스입니다. 기본 검사부터 인공 수정, 체외 수정을 거치면서 1년 동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도 임신은 어려웠고, 부부는 더 이상 병원에 가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아마도 병원 스케줄에 맞춰서 생활하고 의무적인 관계를 맺고, 증상 하나하나에 피가 말리는 생활을 그만두기로 한 것이지요. 그렇다고 임신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자연임신을 하기로 한 것이죠. 아기가 생기면 생기는 대로, 안 생기면 그런대로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남편과의 돈독한 관계와 협력하는 태도가 서로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이 책에는 주인공과 두 친구 부부가 나오는데요. 혼전 임신으로 결혼해 육아 중인 유빛나와 난임으로 고생하며 결국 임신에 성공하는 강한이가 나옵니다. 저자의 진짜 친구들인가 했는데 가상의 친구들이네요. 쉽게 임신한 사람들은 알 수 없는 난임부부의 일상이 나옵니다. 강한이는 아마도 저자가 활동하는 카페나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만든 캐릭터인 것 같은데요. 난임으로 지내는 것에 대한 슬픔, 시댁의 압박, 회사에서 당하는 차별, 병원에 다니면서 시술하는 과정 등을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그렇게 어려움을 이겨내고 임신을 했기에 이름을 강한이로 지은 것 같아요.
이 책에는 난임부부라면 관심 있을 내용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보여줍니다. 난임의 원인,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의 과정, 비용 등 다들 궁금해할 내용들을 잘 정리해서 설명해 주니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2세 계획을 묻거나 사생활을 아무렇지도 않게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그래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지요. 결혼도 선택인 요즘, 아이가 없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아니지요. 딩크족으로 살기로 결정하든, 아이를 낳기로 결정하든 그건 개인의 결정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그런 민감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저자는 난임 부부에게 상처가 될 말들을 하지 않기를 당부합니다. 난임 부부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난임이 아니더라도 주변에 난임인 지인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난임 부부의 심정과 힘든 과정들을 담담하면서 유머스럽게 그린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