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영어회화 : 디즈니 OST - 팝송으로 배우는 스크린 영어회화 시리즈
라이언 강 / 길벗이지톡 / 2016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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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디즈니를 좋아하게 됐을까. 곰곰히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런데 답이 없었다. 좋아한 계기랄 것도 없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내 삶 속에 녹아 있었기 때문이다. 내 기억 속 첫번째 애니메이션은 엄마가 보여준 <백설공주>였고 (무려 1930년 작품), <알라딘>, <인어공주>, <신데렐라> 등 공주들의 이야기는 물론이거니와, <라이온 킹>이나 <101마리 강아지>, 최근 <빅히어로>와 <주토피아>까지 디즈니에서 본 영화보다 안 본 영화들을 찾는 게 빠를 정도니까 말이다. 어린 여자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낭만적인 공주와 왕자의 사랑' 이야기에 끌려 좋아했던 시절을 지나, 영화 속에 숨겨진 1cm를 찾아내고 싶어하는 현재까지, 디즈니는 여전히 내게는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왕국'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디즈니의 특장점이라고 한다면 뭐니뭐니 해도 OST다. 최근에 와서는 뮤지컬적 느낌이 줄어드는 영화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대히트를 기록했던 <겨울왕국>만 해도 캐릭터들의 속마음이나 이야기들이 뮤지컬적 음악으로 표현되었다. <겨울왕국> 이전엔 <라푼젤>이 그랬고, <뮬란>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온 킹> 등이 그랬다. <백설공주>를 비롯한 초창기 영화들의 성악(소프라노들이 부르는 듯한 느낌의 곡) 스타일에서 현재의 뮤지컬 스타일로 변화해 나가면서 음악들이 세련돼졌고, 영화는 끝났지만 우리들 곁에는 주옥같은 노래들이 남았다.





그리고 여기, 디즈니의 OST를 통해 영어회화를 공부할 수 있는 책이 출간됐다. <팝송으로 배우는 스크린 영어회화>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사실 디즈니의 OST들 중 좋은 곡들을 손에 꼽으라고 한다면 열 명의 손가락이 필요해도 모자라겠지만, 이 책에는 우리에게 친숙하거나 영어공부에 도움이 될만한 OST 총 30곡이 소개되어 있다.

 

책의 목차를 살펴보니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무래도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Let it go' 열풍의 주인공 <겨울왕국>이다. 그 유명한 'Let it go'와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부터 올라프의 솔로곡 'In summer'까지 총 6곡이 소개되어 있다. <알라딘>의 'A whole new world'와 <라푼젤>의 'I see the light'과 'When will my life begin', <라이온 킹>의 'Hakuna matata'과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등 제목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한 OST들이 많이 담겼다. 여기에 <미녀와 야수>, <뮬란>, <헤라클레스>, <포카혼타스>, <노틀담의 꼽추>, <피노키오>, <백설공주>까지. 13개의 영화 속 30곡의 OST들이 담겨 있다. 



아쉽게도 이 책엔 OST들이 수록된 CD가 따로 포함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가사 해석이 되어 있는 '노래 듣기' 파트의 윗쪽에 보면 QR 코드가 담겨 있어 간단하게 들어볼 수 있다.(대체로 모든 링크들은 영화 속 한 장면들이었다. 또한 따로 검색을 하거나 찾아들어도 무방하다.) '노래 듣기'는 귀로 듣고 해석을 자막으로만 봤던 영화와는 달리 1곡을 여러번 들으며 그 의미들을 계속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깊숙하게 다가온다는 느낌이 들었다. 모르는 단어들이나 어휘들은 아래쪽 단어장에 따로 정리되어 있으니 궁금하면 찾아서 보면 될 것이고, 뒷페이지엔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회화들을 따로 추려 세세한 설명까지 덧붙이기 때문에 가사들이 실제로 쉽게 다가온다. 

나같은 경우엔 처음엔 노래를 1번 들을 땐 영화의 다른 부분들까지 회상하느라 책이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아 2~3번 들으면서 영어 문장들과 해석들을 번갈아보면서 봤다. 4번째부터는 해석들보다는 영어문장이 있는 쪽으로만 눈길을 두면서 속으로 따라불러봤고, 그렇게 여러번 따라 들으면서 문장이 입에 붙을 때 쯤엔 문장을 보지 않고 노래를 들어보기도 했다. 나는 책에 소개된 30곡 중 <노틀담의 꼽추>를 제외한 모든 곡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노래를 여러번 듣기가 더 수월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내가 디즈니를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사실이 이렇게 또 증명이 된다.)





책 속에서 내가 특별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가사 음미하기' 부분의 '발음' 부분이다. 중학교때 영어 선생님이 아이들의 발음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기 위해 우스개 소리로 '미역'이라고 발음하면 'milk'로 들린다는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있었다. 이런 것처럼 책에는 발음을 어떻게 해야 자연스러운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등장하는데, 다른 부분들보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재미있었던 부분이기도 하고 말이다.) 예를 들어보자면, 

steps in을 발음할 때는 '스텝스인'이 아닌 '스땝씬'이라고 해 주시고, sees you는 '씨스유'가 아닌 '씨-쥬'라고 해 주세요. (273쪽) 
mile, will, while을 발음할 때 혀를 윗니 쪽으로 밀면서 끝부분의 l 발음을 하면 '마일', '윌', '와일'이 아닌 '마열', '위얼', '와이얼' 이런 식으로 들릴 거예요. 그것이 좋은 발음이랍니다. (218쪽) 

이런 식이다. 굉장히 흥미로웠고, 글을 읽은 뒤 예문 mp3를 들었을 때 들리는 발음이 글과 비슷해서 더욱 흥미로웠고, 가르쳐 준대로 따라 발음했는데 mp3와 비슷한 소리가 나서 더 흥미로웠다. 읽으면서 이렇게 '모든' 단어들의 발음 소리를 코치해주는 책은 어디 없나 찾고 싶어졌다나 뭐라나.





30곡 중 내가 가장 흥미로웠던 곡은 <피노키오>의 'When you wish upon a star'였는데, 디즈니의 모든 영화 속 오프닝에 쓰이는 곡이기 때문이었다. 늘 들으면서 이 곡은 무슨 곡이었지? 어디서 나왔지? 생각하면서 들었던 그 곡이 바로 이 곡이었다니. 요즘에도 즐겨 하고 있는 디즈니 게임 속 배경 음악도 이 음악이라 발견하고 가장 기분 좋았던 곡이기도 하다. 해석된 내용이 활기차고 희망차서 더 좋았던 것도 있고. '당신의 마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지 이루어 질 거예요.'라는 곡의 주제가 디즈니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고, 이렇게나 희망찬 노래의 가사를 내가 이제 알게 됐다는 것도 기분이 좋아졌다.

위 이미지처럼 OST들은 어떤 장면에서 쓰였는지 간략하게 소개하고 넘어간다. OST의 뒷이야기 같은 소소한 이야기와 (어떤 상을 받았다거나 어떻게 쓰였다거나 등등) 영화의 여러 장면들과 함께. 영화를 봤다면 영화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킬 수 있을 듯 싶다.

책을 통해서 영어회화가 엄청나게 많이 늘었어요!라고 단번에 말하기는 힘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영어공부를 위한 많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는 길벗 시리즈임에는 틀림없다. 더불어서, 적어도 내게는 디즈니와의 많은 추억들을 꺼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된 책이라 많이 애정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이다. 꽤나 공들여서 찾은 트랙리스트들을 mp3에 넣으며 랜덤 플레이에서 자주 디즈니의 OST들이 들리길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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