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에서 배우는 경영 - 위대한 실패 vs. 위험한 실패, 성공한 기업들만 아는 말할 수 없는 비밀 실패에서 배우는 경영 1
윤경훈 지음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실패에서 배우는 경영>이라고 적힌 표지를 펼치면 제일 먼저 보이는 프롤로그. 프롤로그에 이 책이 나오게 된 이유가 등장한다.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면서 저마다의 실패담을 자랑하는 기업가들의 모임 failcon. 저자는 이 모임에서 자신의 실패담을 당당하게 발표하는 벤처기업가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는 투자자들과 후배 벤처기업가들에게서 이 책의 존재 이유를 발견한 듯 했다. 저자는 이 모임의 가치를 Pay it forward 라고 정의했다. '어떤 사람으로부터 받은 혜택을 준 사람에게 돌려주지 않고 오히려 더 힘든 사람에게 돌려준다는 뜻'으로, 알기 쉽게 말하면 기업가들이 실패를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실패를 사전에 예방하고 피해갈 수 있다는 것이다. (9쪽)


우리가 잘 아는 명언으로 하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사자성어로 한다면 타산지석, 반면교사 정도일 내용을 담고 있는 <실패에서 배우는 경영>은 저자의 말마따나 '실패를 피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누군가의 실패를 통해서 내가 실패할 가능성을 줄여나가는 것. 비슷한 이유로 당할 수도 있었을 실패를 당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 누군가의 실패를 보면서 그런 예방이 가능하냐 묻고 싶겠지만, 가능하다. 비슷한 직종이라면, 아니 비슷한 직종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선두로 나서는 그룹이 있다면 후발로 좇는 그룹도 존재한다. 선두하는 그룹이 무조건 옳은 길로 가고 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들이 놓친 부분에서 그리고 그들의 실패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패에서 배우는 경영>에 등장하는 기업들은 모두 세계적인 기업들이다. 하지만 사실 대한민국 밖을 나가본 적이 없는 나는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기업들이 많아 '이 기업은 뭐지?'라는 생각이 들때가 많았다. 하지만 저자가 덧붙인 그 기업들의 전성기 시절 위상을 알고보니 절로 혀를 내두를 정도의 그룹들이었다. '아니 이렇게나 대단한 그룹들이 어떻게 위기를 맞고 실패를 맞게 된 건지?'란 의문이 너무도 당연하게 피어올랐고, 그들이 실패를 맞게 된 이유는 <실패에서 배우는 경영>에 소개된 그룹의 수 만큼이나 다양했다. (저자가 카테고리별로 묶기는 했지만, 실패의 '이유'가 제각각이라 읽는 재미도 있었다.) 코닥, 샤프, 스타벅스, 도시바, 트위터, 코치, 레고, 아베크롬비, BBC 등등 내가 알고 있는 그룹만 벌써 10개 가까이 된다. 이 그룹들이 모두 경영난을 겪고 있거나 겪었던 그룹들이라는 게 새삼 놀라웠다.


코닥은 2012년 파산했는데, 그 이유는 기존 카메라 시장의 틀을 지키고 그러한 틀 안에서 기술 혁신을 이루는 것이 자신의 회사에게 최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09쪽) 샤프는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큰 액정기술을 가지고 있었으나 적자 경영난에 빠졌다. 저자는 코닥과 샤프의 상황을 통해 시장을 이끌며 혁신적인 기술로 시장의 판을 새로 짰던 기업들이 '혁신의 딜레마'에 빠지는 것을 주의해야 하고, 혁신에 내제된 실패의 위험성을 인식하지 않은 채 기술에 대한 자만과 과신은 멀리해야 한다고 못 박는다.

아베크롬비는 '뚱보는 우리 옷 입지마'라는 발언, 장애를 가진 직원의 보직 이동, 아프리카계 미국 남자직원의 해고 등 브랜드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최고경영자와 그룹의 행동에서. 우리에게 굉장히 친숙한 스타벅스는 눈앞의 단기이익을 위해서 장기적으로 자신들에게 도움이 될 베이커리 브랜드 라블랑제와의 협업에서 손을 놓은 행동에서. 두 그룹의 최고 경영자들의 순간의 선택이 바꿔놓은 리스크에 대해 이야기도 한다.

또한 트위터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없는 수익구조나, 코치의 '저렴한 사치품'이라는 전략에서 필수적인 생산량 절감을 위한 중국으로의 공장 이전 등의 선택, BBC의 방만한 경영과 등돌린 여론 등으로 볼 때 결국 실패의 원인은 제각각이다. (BBC의 경우를 보면 우리나라의 K모 방송국이 생각나기도 한다만..)


"실패한 상태에서 그만두면 실패가 된다. 하지만 성공할 때까지 계속하면 성공이 된다." 즉,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것이다.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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