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의 종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딜로이트 컨설팅 지음 / 원앤원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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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변화하는 미래에 발맞춰 대처해 나가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미래라는 것이 오늘이 쌓여서 생기는 것인데, 당장 오늘도 알기 힘든 세계가 아니던가. 그런데 또 공급을 하는, 그러니까 고객의 니즈를 미리 파악해 무언가를 한 발 먼저 만들어내야 하는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미래에 대한 예측은 무조건 필요하다. 앞으로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기 위해서도 그렇고, 좀 더 전망이 밝은 분야(블루오션)를 선점해 많은 이득을 보기 위해서도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자료들과 통계를 통해 조금이라도 미래를 예측해 보려는 것이고, 그 정보를 가지고 어떤 수를 둘 것인가에 대한 엄청난 고민을 필수적으로 할 수 밖에 없다.



많이 낯선 이름인 책의 저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과 '딜로이트 컨설팅'은 기업들에게 다양한 산업 및 공공부분에서 회계감사, 세무자문부터 (안진회계법인) 경영, 마케팅, 운영조직에 이르기까지 (컨설팅) 기업의 사업 전반을 기민하게 도우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딜로이트 글로벌'의 한국 회원사라고 보면 된다. <경계의 종말>이라는 책을 쓴 이 그룹은 현재 우리나라 대표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된 상태인데, 이 상태에서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중국의 가격과 기술력에 밀리고 또다시 일본의 엔저로 인해 밀리게 될 거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위아래로 두들겨 맞는 샌드백 상황에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21세기 산업 패러다미 전환의 테마인 글로벌 스마트 디지털 융합의 관점에서 정부의 개혁과 기업의 혁신이 병행되어야 한다'(13쪽) 고. 그러니까 한 마디로 이 책은 향후 5년간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예측해보고, 살펴보고, 기업들이 그에 따라 어떤 식으로 대처를 하는 것이 좋은 지에 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책이다. 딜로이트의 세계 최고 수준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그 속에서 대한민국 기업 특색에 맞게 책에 설명을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 책은 '사업'을 하는 이들에게 퍽 잘 어울리는 책이 아닌가 싶다.

오늘날의 변화는 빠른 속도에 국한되지 않고 각 부문 간의 경계 자체를 없애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지금까지 기업, 경제, 사회의 진화를 결정했던 기존의 경계와 제약이 희미해지고 심지어는 와해되고 있다. (19쪽)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으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도 흐려지고 있다. 각각이 가지고 있는 것들이 '너무' 달라서 만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대척점에 있던 것들이 생각보다 빠르게 경계를 허물었고, 명확하던 모든 것들이 흐려져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계기를 만들었다. 물론 새로운 가능성이 또 다른 경계를 만들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나, 딜로이트는 이를 기업들에게는 큰 기회로 봤다.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이후 제조업부터 금융, 보험, 유통, 소비재, 인지기술, 운송, 에너지, 의료, 공공분야에 이르기까지 총 10개의 분야에 걸쳐 앞으로의 발전 예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조업은 제품이라는 한정된 것을 생산해내는 것에서 벗어나 유기적인 서비스나 플랫폼을 함께 제공하는 쪽으로의 변화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하고, 큰 유통업체들에게는 소비자들이 필요한 대안을 대신 미리 찾아주는 퍼스널 쇼퍼 개념 도입을 권고한다. 조금은 낯선 '인지기술' 챕터에서는 '통상적으로 인간의 지각력과 인지력이 필요하다고 간주되는 많은 업무를 대신 수행할 수 있는 기술에 적용되는 일반적 용어'라는 설명과 더불어 디지털 발전에 따른 스마트한 온라인 쇼핑의 확산, 그를 위한 기업들의 디지털 기술 투자 등을 미루어 볼 때 '때가 왔다'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인지 기술에 대한 미래를 높게 평가했다. (물론 그를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의 고급화, 자동화가 전제되어 있어야만 한다)

이런 식으로 책 속에서는 굉장히 많은 사업들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하며, 그로 인해 필요한 것들을 주문한다. 그들의 분석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통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정확한데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미래는 치밀하다.​ 물론 단순히 책 몇 페이지로 실현 가능한 이야기는 절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딜로이트에서 그렇게나 많은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의 보고서는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신기한 세계를 경험하게 된 듯 하다.


디지털 기술은 기존의 안정된 환경을 뒤흔드는 ​위협이 되지만, 핵심 역량을 보유한 준비된 기업에게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접근 장벽을 낮춰주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준다. 새로운 트렌드와 기술 변화에 대한 끊임없는 탐색은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일 뿐만 아니라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가능성과 기회를 열어주는 열쇠가 되고 있다. (400쪽)

책을 닫는 위의 문장은 이 책의 존재 이유를 대변한다. 새로운 가능성은 준비된 기업에게는 퍽 쉽게 찾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길이라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산업들이 미래를 위해 내달리고 있는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딜로이트 그룹에서 내놓은 잘 차려진 보고서는 다시 한 번 비상을 꿈꾸는 기업들에게는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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