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경영하라 - 밤을 바꾸면 낮이 바뀐다
이동철 외 지음 / 아우름(Aurum)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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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때는 '졸린 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다. 친구들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잠을 줄여가며 공부하는 것이 당연했기 때문이다. 잠을 줄여가며 공부를 하든 하지 않든 '잠'에 대해서는 늘 냉정했던 게 사실이다. 잠을 못자면 '못 자서 어떡하지'라는 생각보다는 '자지 않고 공부했다'는 뿌듯함으로 귀결되던 시절. (그 시간에 딴짓을 했더라 해도 말이다.) 그 시절을 지나 대학생이 되었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었다. 알바에 학업에, 시간은 한정되어 있지만 세상에 내던져 졌으므로. 공부만 해도 됐던 고등학교까지와의 생활과는 또 다른 패턴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 패턴을 알아가기 위해선 잠을 줄여야 했다.


시간이 돈인 현대인들에게 어쩌면 '잠을 줄인다'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남들보다 더 좋은 것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일찍 일어나는 것 뿐만 아니라 더 늦게 잠들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시간은 늘 부족하니까. 나조차도 그렇게 생활해 왔었다. 하지만 이 책 <밤을 경영하라>는 그런 생각들을 싹 뒤엎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잠이 보약'이라는 아주 단순한 이야기가 진실이고, 잠을 등한시 하는 지금의 태도는 버려야 하는 것이라면서.


"잠을 못 잤다고 자랑하는 사람을 보면 가여운 생각이 들어요. 수면부족이야말로 엉터리 결정을 내리게 하는 주범인데 말이죠." (39쪽)

분명 밤잠을 아껴가며 노력하는 것은 성공의 필요조건이다. 하지만 자을 아끼는 것이 충분조건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길고 질긴 인생과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려면 sleep smart 슬립 스마트, 즉 똑똑하고 현명하게 잘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43쪽)

앞에서 이야기했던 '잠의 부족'에 대해 책은 이렇게 정리해 놓았다. 잠을 자지 않는 사람들과 잠을 충분히 자는 사람들의 비교를 통해 어떤 것이 더 나은 것인지를 독자들에게 선택해 보게끔 한 뒤 내린 결론이다. (43쪽의 문장은 '모든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의 결론이라고 볼 수 있다.) 잠이란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누군가에게 존경을 받거나 위대한 인물로 평가받는 사람들의 비즈니스 비결이 '잘 자는 것'이라는 대답으로 되돌아 올 때는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확실히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잠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다.



사람에게 잠이 필요한 것은 인간에게 '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몸에 비해 지나치게 큰 마이크로칩을 가진 경우'이기 때문인데, 정보의 과잉으로 하루종일 시각정보, 청각정보 등 잠들때까지 너무 많은 정보가 밀려들어 몸 뿐 아니라 뇌도 파김치가 될 수 밖에 없으니, 그 과부하를 이기기 위해서는 수면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한다. 게다가 뇌는 몸의 어떤 기관보다 에너지를 많이 쓰니 (같은 무게의 근육에 비해 뇌는 30배 가량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함) 그에 합당한 휴식시간은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잠=휴식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과언이 아니란 소리. 잠을 자는 것이 다음날의 컨디션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주고, 길게는 인생 전체의 큰그림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영향력이 세니 잠을 하찮게 대하면 인생이 피곤해질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책에서는 잠에 대한 속설들과 진실들을 알아보기도 하고, 잠을 자는 동안 벌어지는 일들 (예를 들면 뇌와 호르몬)과 자는 환경 등에 대한 여러 가지들을 이야기 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마지막엔 '어떻게 자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꽤나 포괄적인 범위의 이야기를 하며 마무리한다. 그러니까 이 책을 한 마디로 이야기해 보자면 '잠을 잘 자기 위한 방법을 함께 고민해 보는 책'인 것이다.

 


사람마다 자는 방법이나 필요한 수면 시간이 다르다.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의 수면 방법과 시간은 서로 달라야 하는 것이 맞고, 각자의 수면 환경에 따라 '충분한 수면을 취하기 위한' 방법을 각자 강구해야 한다. 그러니 책에서는 침실에 감놔라 배놔라를 하는 대신, 이러이러한 상황도 있고 이러이러한 상황도 있는데, 당신은 어떤 상황에 가까운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 뒤 가장 노멀하고 베이직한 틀만을 이야기한다. 그것을 지키고 아니고는 책을 읽는 독자의 선택일 뿐. 하지만 잠을 많이 자는 것이 중요하다고는 하지 않았다. 과유불급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니, 수면 또한 양보다는 질이라고.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잠이 보약이라는 것은 책을 통해 충분히 알았다. 그러니 이제는 잘 잘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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