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R & 미러리스 사진촬영 길라잡이
김근봉(봉조아) 지음 / 정보문화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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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제목을 가지고 있는 책들의 대부분은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기본서' 혹은 '입문서' 같은 책일 경우가 많다. 제목에서부터 '책 속에 많은 것을 담고 있다'고 홍보해야 타겟으로 한 사람들이 들춰볼 것이니까. 이들은 대개 타겟이 정해져 있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되도록이면 많이 눌러 담으려 노력한다. 최대한 쉽게 풀어쓰여 있는 이 책 <혼자서도 잘찍는 DSLR & 미러리스 사진촬영 길라잡이>도 마찬가지다.

 

요즘 <응답하라 1988>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한 20년 전까지만 해도 잃어버리면 식욕을 잃어버릴 정도로 그 몸값도 대우도 귀중했던 물건이 카메라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핸드폰에도 굉장히 좋은 카메라가 달려 있을 정도로 카메라는 '귀한 몸'에서 '친근한 몸'으로 대중화되었다. 예전에는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무슨 일이 있을 때 (졸업식 입학식 결혼식 등 연례행사) 뿐이었는데, 이제는 '셀카'라는 말이 자연스러워질 정도로 시도 때도 없이 자기 자신을 찍어대기도 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좋은 사람을 만나거나 즐거운 상황이 발생해도 다들 카메라부터 꺼내든다. 필름 카메라도 세월이 지남에 따라 디지털 카메라로 변화했고, 필름이 모자랄까 바들바들 떨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왔다. 얼마든지 찍고 지울 수 있는 시대-

 

카메라 성능이 디지털화 된 만큼, 사진을 직접적으로 찍을 때 신경써야 하는 부분들은 상대적으로 줄었다. 설정만 해 놓으면 알아서 손떨림 보정도 해주고, 화면 색상을 바꿔 주기도 하며, 가장 좋은 사진 찍는 환경을 만들어주기도 하니까. 하지만 카메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알기에도 카메라가 공장에서 만들어진 첫 설정 그대로 사진을 잘 찍는 사람들이 많으니 말이다. 사진은 카메라 성능을 아는 것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그래도 더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서 카메라 성능과 조작 방법을 아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혼자서도 잘찍는 DSLR & 미러리스 사진촬영 길라잡이>에는 처음 카메라를 샀을 때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제일 먼저 카메라를 사고 나서 해야 할 일은 손목 스트랩을 다는 것이라는 이야기부터 말이다. 팬시점에 많이 있는 예쁜 손목 스트랩들을 보면서 이런건 멋으로 다는 거 아닌가,란 생각을 했던 내가 조금 부끄러워질 정도. 카메라를 잘 모르는 사람이 카메라를 덜컥 샀을 때라는 상황을 대비, 책은 차분히 하나하나씩 설명한다. DSLR과 미러리스의 차이점, 조리개가 하는 일과 사용방법, 렌즈를 마운트 하는 방법, ISO를 조절하는 방법, 구도를 잡는 방법, 더 좋은 사진을 찍는 방법, 하다 못해 자신의 사진에 자신만의 각인을 달아놓는 방법까지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많은 사진들이 경우의 수에 따라 나열되어 있고, 사진들에 설명이 붙어 있다. 그래서 지금 당장 카메라를 들고 있지 않아도 보는데 큰 지장이 없으며, 설명들은 최대한 자세하게 아주 디테일한 부분 하나까지 짚어준다. 직접 카메라를 들고 있다면 책을 펼쳐놓고 하나씩 따라해보며 어떤 것이 좋은지 나쁜지를 확인해 볼 수도 있고 말이다.

 

말하자면 <혼자서도 잘찍는 DSLR & 미러리스 사진촬영 길라잡이>는 일종의 해설서라고 봐도 무방하다. 카메라를 혼자서 배우는 이들을 위한 고급 해설서. 카메라 문외한이 본다고 해도 따라할 수 있을만큼 쉬운, 하지만 전문성도 놓치지 않는 아주 좋은 책. 생각보다 책의 퀄리티가 좋아 초보자인 나는 엄청나게 만족스럽다. 이제 막 미러리스 카메라에 발을 내딛으려 하는 나에게는 말이다.

 

좋은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잘 가르쳐 주는 이 책은, 아마도 미러리스 카메라가 손에 완전히 익고 나서도 내 곁에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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