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1
생 텍쥐페리 지음, 김민지 그림 / 인디고(글담)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인디고의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의 1번으로 출간되어 현재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인디고의 아름다고운 고전 시리즈의 시작이자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어린왕자>를 다시 읽어보게 됐다. 초판 발매가 2006년이고, 현재 26쇄를 찍어냈으니 명색이 스테디셀러라 이름 붙여도 될 듯하다. 9년이라는 시간이 새삼스럽다만, 내년이면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도 10년을 맞이하게 된다.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의 <어린왕자>를 처음 봤을 때, 당시 굉장히 새로운 시도라는 느낌이 들었다. 일러스트와 동화를 합쳐 '소장하고 싶은 동화책'을 만들어 내는 것 자체가 말이다. 동화책은 어린이들이 보는 책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었을 때, 그 타깃을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돌려서 어린이가 아니어도 동화책을 집어들게끔 만들었다. 또한 살면서 다 잊어버린 고전들을 다시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도 만들어 냈고 말이다. (지금까지 나온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는 총 23권이다.)


사실 올해 들어 어린왕자를 꽤 자주 만나게 되는 듯 하다. 인디고에서는 지난 4월, 불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새롭게 끝내 영문판 어린왕자 <The Little Prince>를 출간했었다. 그리고 이미 그때 <어린왕자>를 한 번 후루룩 살펴본 바 있다. (블로그에 리뷰도 썼다) 그리고 이제 곧 <어린왕자> 영화도 개봉한다. 프랑스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인데, 캐릭터의 목소리를 맡은 배우진이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OST는 한스짐머가 맡았다고 하는데, 어린왕자라는 컨텐츠에 애니메이션, 배우들, 그리고 음악까지. 영화를 보지 않아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어 이 영화는 보러 가기로 했다. 영화 속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조종사이자 화자인 '나'가 할아버지로 등장한다. 옆집에 살고 있는 소녀에게 자신이 젊었을 적 사막에서 추락했을 때 만난 어린왕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로- 조근조근하지만 마음을 울릴 것만 같아서 기대중이다.

 

외로움을 잘 타는 어린왕자는, 친구도 없이 홀로 자신의 행성 안에 갇혀 있다시피 한다. 그게 그 어린왕자의 존재 이유이지만 아직은 어린아이인 어린왕자에겐 버티기 힘든 외로움만이 남을 뿐이다. 늘 혼자 지내왔기에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는 것에 서툴다. 그리고 관계가 틀어질 때마다 상처 받는다. 어려서 모르는 것도 많고 깨닫는 것도 많지만 새삼 아픈 것도 많다. 게다가 처음 본 조종사에게 양을 그려달라고 대뜸 말하는 순수함을 지녔다. 그래서 그런지, 어린왕자의 아이같은 모습은 꼭 내 안에 웅크리고 있는 아이를 발견하게 되는 느낌이다. 어린왕자가 이해할 수 없어하는 다른 행성들의 어른들의 모습들을 모두 이해하는 어른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어린왕자가 되고 싶은 어른아이들.


영화의 티저에서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는 아이의 말에 늙은 조종사는 이렇게 말을 한다.

"어른들도 누구나 처음엔 아이였단다 그걸 잊지 않는 게 중요해"

누구나 아이였기에 아이들을 이해하기도 하고, 이제는 아이가 아니기에 이해할 수 없기도 한, 어른이 되었어도 놓고 싶지 않은 그 무엇.

어린왕자는 그것을 두드리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보면서.


이제는 어른이 되어버렸으나, 여전히 아이이기를 바라는 어른들에게-

이 책은 동심과 함께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아 전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야기 속 어린왕자의 죽음은 어른으로서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영원히 그 상태로의 기억으로 남아 아이이고 싶어하는 어른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마도 어른들 마음 속의 어린왕자는 영원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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