꽂히는 말, 팔리는 말
야마구치 다쿠로 지음, 장은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요즘따라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을 내놓는 책들이 많아졌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류의 책이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가 있다는 뜻일 테다. 그리고 당연히(?) 나도 어느정도는 관심이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허구 많은 책들 중 이 책이 눈에 띄었던 건 책에 담긴 내용이 '글'에 대한 것이 아니라 '한 문장'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글과 문장은 차이가 있다. 글은 흐름이 중요하지만 문장에는 흐름보다는 다른 것이 더 중요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선보이려 하는 것은 '심장에 각인되는 한 줄'에 대한 이야기다.


의외로 '한 줄'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사람들이 광고의 카피 한 줄에 위로를 받기도 하고, 무심코 적은 한 줄이 상품의 판매를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많은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 '한 줄'은 글 못지 않은 중요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부터 말했지만, 나는 책을 선택할 때 제목부터 먼저 보는 편이다.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그러할테지만 말이다.) 제목이 마음에 들면 책 소개를 보고 책을 선택할지 말지 고민한다. 그러니까 내게 선택되는 책들은 먼저 제목이 호기심을 자극했다거나 무언가가 좋게 와 닿았다거나, 어찌됐든 내 마음을 움직였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 책 <꽂히는 말, 팔리는 말> 또한 제목에 호기심이 일었고 책 소개를 보고 끌렸다. 이렇게 책의 제목을 정하거나 글의 제목들이 큰 역할을 해내기도 한다.


- 꽂히는 문장에서 핵심은 헤드라인이다. 헤드라인은 광고뿐 아니라 기획서나 메일을 쓸 때도 필요하다. 헤드라인의 힘만으로 물건이나 아이디어가 팔리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33쪽)

- 만약 헤드라인에서 흥미를 끌지 못한다면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할 기회 자체가 사라져버릴 수 있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헤드라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35쪽)


책에서는 일단 1장에서 헤드라인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한 뒤, 3장에 헤드라인을 만드는 방법을 자세히 따로 적어두었다. 작가가 생각하는 '한 줄'이라는 것은 헤드라인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내가 가장 흥미롭게 지켜본 것은 블로그와 SNS의 한 줄에 대해 설명한 4장이었지만, 가장 도움이 많이 될만한 것을 고르라면 3장을 고를 만큼 헤드라인을 만드는 여러가지 많은 방법들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들어있다. (무려 14가지의 법칙을 설명하며 헤드라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가 헤드라인만 강조한 것은 아니다.


책에는 간단하지만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법칙'들을 설명하고 있다. 1장부터 4장까지 총 61개의 법칙이 등장하는데, 그들을 읽어내려가면서 '어렵다'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쉽다. 마케팅과 광고 쪽에서 필요한 내용들일 거라 예상하고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오히려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저자의 말에 격한 동의를 하고 있는 내가 남았을 뿐이다. 2장에는 꽂히는 문장을 만들기 위한 법칙들이 구체적으로 주르륵 등장하는데, 저자는 그 법칙들을 설명함에 있어 여러가지 예시들을 들어 놓으면서 '당신이라면 어떤 것이 더 좋겠나?'라는 물음을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을 내어놓는다. 블렛, 시즐 등의 나름 전문적인 용어들(하지만 어렵지는 않은)이 등장하기도 하고, '상대방을 고려하면서, 가능한 단순하게, 중요한 것은 반복하는 것이 좋고, 최대한 구체적인 단어를 사용하라'는 현실적인 조언들도 줄을 잇는다.


하지만 기획서를 쓰거나 마케팅을 당장 할 일이 없는 내게 가장 필요한 이야기는 56번 법칙, '온라인에 필요한 보기 좋은 구성'이었다.

한 실험에 따르면 웹상에서의 시선은 'F자'를 그린다고 한다. 즉 모든 행을 좌측에서 우측 끝까지 읽는 것이 아니며 우측 끝부분까지 읽는 건 첫줄이나 둘째 줄 정도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첫 몇 행을 읽고 나서 웹상의 좌측 문자를 훑듯이 내려가고, 또한 시각적으로 눈을 끄는 소제목 등을 조금씩 읽으면서 좌측을 향해 따라 내려가는 식이다. (215-216쪽)

이 글은 블로그를 하고 있는 내게 꽤나 필요한 이야기였다. 문단을 나누고, 하나의 문단에는 하나의 이야기를 적는 내 본래의 포스팅 방식은 웹상에는 전혀 맞지 않는 방식이라는 깨달음을 주기도 했고 말이다. 앞으로 지금의 방식을 고수할 지 고치게 될 지는 알 수 없으나 도움이 되었던 부분이었다.


꽂히는 말, 팔리는 말의 핵심은 바로 상대 중심적인 사고이다. 상대의 마음을 읽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그들의 언어로 전달할 때 비로소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 (6쪽)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줬지만, 저자는 이 책을 읽기 시작하는 처음 '시작하며'부터 1장, 그리고 이야기를 하는 중간중간 '상대 중심으로 생각하라'는 이야기를 계속 해왔다.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그 상대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사람을 설득하는 일에는 사람이 우선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듯 하다. 사람의 마음을 빼앗는 문장을 쓰는 것도 사람을 마음을 빼앗는 것이 목적이니 말이다.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고 법칙들을 잘 활용한다면 누구든 그 상대방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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