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스타일링 100가지 법칙 - 좋아요를 부르는 사진 연출법
구보타 치히로 지음, 문희언 옮김 / 터닝포인트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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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길어서 제목을 따로 달지 않았다. 본격 '제곧내' 책이 아닐수 없다.(제곧내 = 제목이 곧 내용..!)

 

핸드폰에 카메라가 달린 게 얼마 전부터였을까. 언제부터였는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뭐 길어봐야 10년 안팎일 테지만), 디지털 카메라의 시장은 핸드폰에 카메라가 달린 후부터 급속도로 커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핸드폰 카메라의 화질이 좋아질수록 디지털 카메라의 화질 또한 좋아졌으니까. 처음부터 따라올 수 없는 화질을 가진 DSLR은 논외로 두고 말이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어디서든지 핸드폰만 꺼내들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쉽게 찍고 쉽게 지운다. 어디에 초점을 줄 지, 배경을 흐리게 할지 아닐지, 일단은 찍어본다. 마음에 들 때까지 찍을 수 있기 때문에 일단은 찍고 보자는 생각을 갖고서. 마음에 안 들면 수 백, 수 천 컷을 다시 찍으면 되니까 망설이거나 주저할 필요가 없다. 핸드폰에 카메라가 달려있기 때문에 카메라는 늘 함께 생활하고 있고, 사진을 찍는 것이 더이상 연례행사가 아니게 되었다. 연예인들이 '온 국민이 파파라치다'라며 볼 멘 소리를 하는 것도 과언은 아닌 시대다.


그런만큼 좀 더 제대로 된 사진을 찍고 싶은 욕망을 가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그러다보니 전문카메라 DSLR 카메라 시장이나 그에 준하는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들이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밖에 나가보면 핸드폰 카메라 외에도 카메라를 지니고 다니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출사를 다니는 전문적인 사진가들 뿐만 아니라, 핸드폰 카메라로 인해 사진이 취미가 된 사람들의 카메라 구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예전보다 많이 컴팩트한 크기와 무게가 대중화에도 큰 힘을 보탰겠지만 말이다. 카메라는 더이상 누군가가 찍어줘야만 하는 전문적인 기기가 아닌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전문가들처럼 사진을 잘 찍기를 원했고, 그들의 필요에 따라 책들도 많이 출간되었다.


사진관련 책들은 시중에 많이 있기 때문에 이 책이 새삼스럽거나 새롭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좋아요를 부르는 사진 연출법 포토스타일링 100가지 법칙>이라는 긴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스타일링과 관련된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이다. DSLR 카메라 조작법같은 어려운 내용이 담기지 않으면서도 굉장히 많은 것들을 알려주는 책. 구보타 치히로라는 일본 포토스타일링협회 회장이 쓴 책인데, 여기서 일단 알아두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포토스타일링'이라는 단어. 이 단어는 책의 저자인 (방금 위에서 말했던) 구보타 치히로가 2007년에 제안한 사진기법이다. 일종의 신조어인 셈이다. 사진촬영을 할 때 물건의 배치와 선택 방법 등 여러가지 오리지널 기법들을 일컫는 말인데, 현재 일본의 등록상표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기존에는 카메라를 통해 피사체를 어떻게 찍는 것만이 중요하게 생각됐던 것이라면, 이제는 피사체를 놓는 배경 배치 카메라 위치 등의 여러 기법들까지도 카메라 촬영 기술 안에 포함됐다는 말이다.

단순해 보이는 컵을 매력적이게 보이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당신은 그 방법을 알고 있습니까?

포토스타일링은 그 답을 알려주는 사진의 매력을 빛나게 하는 기술입니다.

당신이 만든 작품이나 당신이 알리고 싶은 상품을 매력적으로 빛나게 만드는 방법을 100가지 법칙으로 정리해서 알려드립니다. (1쪽)

책을 열자마자 보이는 문장들이다. 신뢰감이 확 가는 문장이기도 하거니와 1쪽에 위의 문장과 함께 찍혀 있는 하얀 컵의 다양한 스타일링을 몇 쪽에 걸쳐서 직접 보여준다. 그냥 하얀 컵일 뿐이었던 밋밋한 사진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를 말이다. 그러면서 이야기한다. 포토스타일링은 어렵지 않다고. 두근두근거리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일단 책은 카메라에 대한 언급부터 한다. 포토스타일링을 하기 위해서는 DSLR을 추천한다고. 아무래도 DSLR은 교환할 수 있는 렌즈가 다양해서 조리개와 셔터 속도 등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으면서도 밝기, 아웃포커스 등을 그대로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13쪽) 화질 또한 충분하므로 아무래도 전문가 입장에서는 DSLR을 추천한다고. 그렇기에 책은 DSLR을 기본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DSLR이 없다해도 상관은 없다. 이 책은 사진 찍는 센스를 키우는 데 중점을 둔 책이 아니던가. 내가 생각하기엔 미러리스나 디지털 카메라, 스마트폰 카메라로 구현해 낼 수 있는 것들만 우선적으로 사용하면 된다. 고급기술은 아쉽지만 다음으로 미뤄두면 그만. 장비가 없다고 슬퍼만 하지 말고 책을 계속 살펴본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포토스타일링의 기본 10가지 법칙을 설명한다. 기본컷은 세로컷으로 찍고, 자연광에서 촬영하며, 주인공을 클로즈업하고, 밑바닥과 배경을 신경써서 배치하는 등 아주 기본적이지만 뼈와 살이 되는 10가지 법칙. (실상은 9가지 법칙이다. 10번 법칙은 9가지 원칙을 완벽하게 하기!니까 말이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장소세팅 하는 법과 빛과 그림자, 배경과 바닥 세팅 등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아무래도 포토스타일링을 눈으로 보여줘야 하는 책이다 보니 전후 사진이 분명히 차이가 나는, 한 눈에 봐도 어떤 점이 다르구나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사진들이 책에 담겨 있다. 아주 사진으로 꽉꽉 눌러 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사진들이 쓰인 책이다. 거기에 작은 글씨로 깨알같은 팁들이 들어가 있는데, 한 글자도 허투루 볼 수 없는 것이 1페이지당 1개의 룰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책의 모든 페이지 속의 글들 중 쓸데없는 이야기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제목에서 언급한 100가지 법칙 중 기본적인 것을 설명하는 데 18번까지 사용됐다. (책으로 직접 확인해라.) 그리고 19번부터는 본격 실전 훈련이다. 70번까지 여러가지 사물, 혹은 사람, 동물에 대한 촬영 이야기들을 통해 어떤 식으로 센스를 찾아야 하는지 아주 잘 설명이 되어 있다. 어떻게 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인지 세세하게 가르쳐 주기 때문에 하나씩 따라하다보면 사진 센스는 바로 늘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마지막으로 71번부터는 카메라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와 있다. 아무래도 DSLR의 사용법을 이야기하지 않고는 심화과정으로 나아갈 수 없을 테니까. 이렇게 총 100가지의 팁이 담겨 있다. 카메라에 대한 조언을 제외한다면 70가지의 팁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예쁜 사진을 찍는 것은 매우 간단합니다. 방법만 알면 순식간에 예쁘게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거기서부터 '어느 수준'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느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좀 더 예쁘게'는 한 순간에 만들 수 있지만, '항상 예쁘게', '사람을 매료시키는 사진'이 될 수 있게 지속적인 매력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116쪽)

저자는 포토스타일링을 통해 만들어 낼 수 있는 순간적인 예쁨에 취하지 말고 좀 더 계속 노력하기를 주문한다. 방법만 알면 예쁘게 찍을 수 있기에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면서 말이다. 붓글씨로 예를 들어보면 붓글씨를 막 배운 사람과 오랫동안 글을 쓴 사람의 결과물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이 책을 통해 센스를 얻었다면 이제는 그 센스를 발전시킬 차례이다. 조금만 사진에 관심을 두면 더 예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저자의 노하우를 나의 노하우로 탈바꿈할 차례. 좋아요를 부르는 사진, 절대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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